4월 5일 울산광역시교육감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가운데 울산교육감실의 자리가 비어 있다. 반웅규 기자 26만6647표, 55.03%.
고(故) 노옥희 울산광역시교육감은 지난 2022년 6월 1일 제8회 전국지방선거에서 위 득표(률)로 당선됐다.
당선 기쁨도 잠시, 12월 8일 점심 기관장 모임 중 갑자기 쓰러진 노 교육감은 다시 교육청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4·5 울산교육감 보궐선거는 그렇게 노 교육감의 갑작스런 별세로 치러지게 됐다.
그가 취임한 지 6개월 만에 다시 치르는 선거. 과연 26만6647표는 어디로 갈까?
노옥희 뜻과 정책을 이을 진정한 후보는 누구?
진보 진영에서는 노 교육감 지지율이 그대로 반영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보궐선거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그 근거로 아이러니하게도 노 교육감과 보궐선거에서 찾고 있다.
2018년 제7회 지방선거에 당선된 노 교육감은 4년간 울산교육 청렴도와 신뢰 회복, 교육복지 면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그 결과가 지난해 재선 성공으로 이어졌지만 노 교육감은 취임 6개월 만에 별세했다.
이른 바, 한국사회 정서상 고인에 대한 안타까움과 동정론 그리고 그의 정책이 계속 이어지길 바라는 지지층 표가 그대로 반영될 것으로 진보 진영은 분석하고 있다.
故노옥희 울산교육감. 울산광역시교육청 제공중도라고 소개한 한 유권자는 "지난해 선거에서 노 교육감에게 표를 준 이유는 그동안 부패와 비리를 저지른 보수 교육감들과 달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당인과 달리 교육감 후보는 품성, 인격과 같은 인물 됨됨이를 우선적으로 보게 된다"며 "이번 보궐선거에서도 바뀌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구광렬 울산교육감 예비후보. 반웅규 기자노 교육감의 뜻을 잇겠다고 출마한 진보 진영 후보는 구광렬·천창수 예비후보다.
구 후보는 2022년 지방선거 당시 노옥희 후보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다.
구 후보는 "노 후보가 공동선대위원장 직과 유세 지지 발언을 부탁했다"며 노 후보와의 개인적인 친분을 과시하고 있다.
이어 "노 교육감의 뜻을 말로만 잇는 것이 아닌 실천으로 옮기기 위해 '학부모 부담경비 0원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구 후보는 2018년 지방선거 울산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경험, 여러 방송과 집필 활동을 바탕으로 인지도를 내세우고 있다.
구 후보는 울산 전체 유권자를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하면 천 후보 보다 높게 나올 것이라면서 선거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노 교육감의 남편이자 평생 동지인 천창수 후보는 자신을 노옥희재단 공동추진위원장으로 소개하고 있다.
그만큼 노 교육감의 뜻과 철학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교육정책을 이을 사람이 자신 뿐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천 후보는 중·고교 교사 등 20년 교육운동가, 노동운동 활동을 강조하며 울산대학교 명예교수인 구 후보와 거리를 두고 있다.
천 후보는 "노 교육감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봤다"며 "청렴도와 교육복지, 미래교육 등 노 교육감의 정책을 중단없이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천 후보는 "교육을 보수와 진보로 가르는 이념적 대립을 하지 않겠다. 단일화 논의에 참여할 생각이 없다"며 중도층 표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천창수 울산교육감 예비후보. 반웅규 기자'포스트 노옥희' 아닌 새로운 보수 교육감 탄생 예고
보수 진영 후보들은 노옥희 교육감을 뛰어 넘을 후보가 자신이라며 4·5 보궐선거에서 당선을 기대하고 있다.
김주홍 · 이성걸 예비후보 측은 동시지방선거 보다 상대적으로 전체 투표율이 낮은 보궐선거에서 보수가 유리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보수층 표 결집에 이어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노 교육감에게 표를 준 중도층들이 넘어올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보수 진영에서는 진보의 천창수 후보는 노 교육감과 가족이라 '세습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인지도가 낮은 상황에서 뒤늦게 선거 경쟁에 뛰어들어 중도층 표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꼽았다.
구광렬 후보는 2018년 지방선거 울산교육감선거에 출마, 득표율 11.38%을 받고 3위로 낙선했다.
4·5위 후보들이 각각 11.17%, 11%인 점과 주요 진보 단체들로부터 공식 지지를 받고 있지 못하고 있어 4년이 지난 지금도 경쟁력이 낮다고 평가했다.
보수 후보들은 무엇보다 원활한 교육정책 추진과 예산 반영에 있어서 김두겸 울산시장과 성향이 맞는 교육감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한다.
김주홍 울산교육감 예비후보. 반웅규 기자김주홍·이성걸 후보는 이전 보수 교육감들과 구별된 청렴성, 교육 경험과 경력을 내세우며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주홍 후보는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노옥희 교육감과 일대일로 맞서 경쟁한 유일한 후보 임을 내세우고 있다.
당시 그는 21만7863, 44.96%로 노 교육감(26만6647, 55.03%)에게 패했다.
김 후보는 지난 선거에서 받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한 인지도를 강조하며 이번 보궐선거에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울산대학교 명예교수인 김 후보는 "노 교육감과 대등하게 선전한 만큼 자신이 있다"면서 "시민사회단체들의 지지 속에서 다시 한 번 실력으로 증명해 보이겠다"고 말했다.
이성걸 후보 측은 김 후보 측과 판을 다르게 분석하고 있다.
이성걸 울산교육감 예비후보. 반웅규 기자앞선 선거를 통해 김 후보가 노 교육감을 상대할 대항마가 되지 못했고 그의 경쟁력과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이 후보는 김 후보가 초·중·고 교육행정 현장 경험이 없는 교수 출신의 한계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보궐선거 당선자는 곧바로 업무에 들어가기 때문에 학교 현장과 교육 행정에 밝은 후보가 당선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사와 교장, 교육청 장학관, 울산교총 회장 등 38년 동안 교육 행정을 맡아온 자신이 교육감 적임자"라고 힘주어 말했다.
진보 둘 대 보수 둘, 4파전 양상인 4·5 울산교육감 보궐선거.
후보들 모두가 당선을 자신하고 있는 가운데 중간 여론조사를 거칠 경우, 단일화 논의와 셈법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