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신민기 (카이스트 졸업생, 녹색정의당 대전시당 대변인)
지난 금요일, 카이스트의 학사 수료생들 학위 수여식, 즉 졸업식이 열렸는데요. 행사 중에 예상치 못한 일이 있었죠. 유튜브나 레인보우 앱으로 보실 수 있는 분들 함께 영상부터 보시겠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축사를 하는 중에 한 졸업생이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서 R&D 예산 삭감에 대해 항의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대통령 경호원들이 입을 막고 사지를 잡아서 행사장에서 끌고 나가는 장면. 이것을 두고 입틀막 경호다, 과잉 경호다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고요. 반면에 대통령 경호 매뉴얼상 맞는 대응이었다, 옹호하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주말 사이 뜨겁게 부딪혔는데요. 글쎄요. 그토록 하고 싶었던 얘기는 뭔지 그리고 지금 비판에 대해서 당사자는 어떻게 답변을 할지 오늘 화제의 인터뷰 직접 만나보겠습니다. 카이스트 졸업생이자 녹색정의당 대전시당 대변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분이세요. 신민기 씨 연결이 돼 있습니다. 신민기 씨 나와 계십니까?
◆ 신민기>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우선 졸업 축하드립니다.
◆ 신민기> 감사합니다.
◇ 김현정> 그런데 행복해야 할 졸업식이 사실은 별로 그렇지 않았던 것 같아요. 이 항의는 미리 계획을 하신 건가요? 아니면 즉흥적인 행동이셨던 건가요?
◆ 신민기> 처음부터 이렇게 계획을 한 것은 전혀 아니었고요. 계획을 하게 된 것은 처음에는 졸업식에 국무총리가 참석한다라는 안내가 졸업식 이틀 전에 나왔고 그때 처음 피케팅을 하겠다라는 생각을 해서 평소에 갖고 있던 생각을 바탕으로 부자감세 기조를 철회하고 R&D 예산 삭감을 복원하라라는 내용으로 피켓을 제작을 해서 당일에 들게 되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총리가 아니라 대통령이 방문해서 축사를 했고. 그럼 총리가 대통령으로 바뀐 것뿐이니까 계획했던 대로 피케팅을 하신 거군요.
◆ 신민기> 네, 사실은 행사장에 도착해서 알았고요. 그래서 거기에 맞춰서 최대한 알리기 위해서 진행을 했습니다.
◇ 김현정> 자리에 일어나서 항의를 하자, 구호를 외치자 경호원들에 의해서 바로 제지가 됐습니다.
◆ 신민기> 네.
◇ 김현정> 그 신체적 제압을 하기 전에 조용히 해달라라든지 뒤로 나가달라라든지 이런 구두 경고가 있었습니까? 없었습니까?
◆ 신민기> 아니요. 그런 구두 경고 같은 건 전혀 들은 게 없었고요. 제가 일어나는 거랑 거의 동시에 피켓을 빼앗기고 입을 막으려고 시도를 하는 그런 과정들이 있었습니다.
◇ 김현정> 구두 경고 전혀 없었습니까?
◆ 신민기> 네, 전혀 저는 들은 게 없었습니다.
출처: 연합뉴스 ◇ 김현정> 일단 상황에 대해서 지금 좀 당사자의 이야기를 들어봤는데 결국은 사지를 들려서 행사장에서 밖으로 나가셨어요. 어떤 입장이십니까?
◆ 신민기> 우선은 그렇게 제가 피켓을 들고 항의를 한 것에 대해서 행사장에서 분리 조치를 할 만큼의 그런 제가 위해를 가하거나 그런 거에 사실은 아예 불가능한 상황이었고요. 그 상황에서 그렇게까지 했어야 되는가. 그리고 그 이후에 또 저를 행사장 근처에 있는 별실로 이동을 시켜서 거기에 대기를 시켰는데 못 나가게 했기 때문에 사실상 감금이나 다름없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부분에도 문제가 있다라고 생각을 저는 하고 있고요.
◇ 김현정> 그 말씀은 나가려고 했는데 졸업식 끝날 때까지 못 나갔다, 이렇게 됐단 말씀이세요?
◆ 신민기> 그때가 제 경호원 분들이 경찰에 인계를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방에서 대기해 달라라고 하고 앞에서 지키는 사람이 있고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그렇게 계속 대기를 했습니다.
◇ 김현정> 사실상 감금이다, 이렇게 느끼셨다는 말씀.
◆ 신민기> 네.
◇ 김현정> 그런데 대통령실에서는 말합니다. 대통령 경호처는 경호구역 내에서의 경호 안전 확보 및 행사장 질서 확립을 위해서 소란 행위자를 분리 조치한 거다. 법과 규정, 경호 원칙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였다. 즉 매뉴얼대로 행동한 거라는 건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신민기> 우선은 그런 경우 안전 확보라는 말이 저는 납득이 되지가 않는 게 우선 졸업생들 전원이 먼저 일찍 오라는 공지를 보내면서까지 입장 대기할 때부터 금속 탐지를 받고 또 소지품 검사까지 받았고요. 그리고 또 졸업식장이 실내 체육관인데 농구코트 2개 이상의 크기입니다. 저는 거기서 중간줄 맨 구석에 앉아 있었고 그 사이에 또 사람들이 꽉 들어차 있었기 때문에 어떤 위해를 가하거나 행사를 중단시키거나 이런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습니다.
◇ 김현정> 물론 너무 과한 대응이었다라는 의견도 꽤 많았습니다마는 한편에서는 과거 행사장에서 연설 도중에 피격당한 전직 대통령 케이스도 있기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이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이었어도 경호는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이런 의견도 나오더라고요. 그거는 어떻게 보세요?
◆ 신민기> 우선은 제가 들어 올린 게 피켓이었고 그거를 경호원 분도 분명히 인지를 하고 피켓을 노려서 잡아챘던 그런 상황들이 있었고 그리고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제가 그 상황에서 실질적인 위해를 가하는 게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조금 납득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아까 말씀하신 대로 이미 들어올 때 이 사람이 위해할 만한 물건을 가지고 있는지는 다 체크가 된 상황이었다. 그런 말씀이신 거예요. 그러니까 말로 하는 항의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는 걸 알고 있었을 것이다. 경호원들도.
◆ 신민기> 네, 그리고 또 한 가지 첨언을 하고 싶은 거는 그런 식으로 폭력이나 힘을 사용해서 어떤 표현을 막는 것들이 오히려 조금 더 극단적인 정치 행위들을 아까 얘기하셨던 것처럼 공격이라든지 그런 것들을 부추기는 역할도 하고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을 또 갖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녹색정의당 대전시당 대변인이시더라고요.
◆ 신민기>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졸업식장에서 정치적 행동을 한 것 자체에 대한 비판도 좀 나옵니다. 즉 졸업생들 모두의 동의를 구해서 대표로 한 게 아닌 이상 어떤 졸업생들에게는 불쾌감을 주는, 즉 피해를 준 게 아니냐라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서 어떻게 답하실까요?
◆ 신민기> 네, 우선은 이제 많은 분들이 얘기하시는 것 중에 분명히 하고 싶은 게 피케팅은 제가 있는 녹색정의당이나 다른 단체랑 전혀 계획한 바가 없고요.
◇ 김현정> 상의하신 거 전혀 아니에요? 개별 행동이에요?
◆ 신민기> 네, 그렇습니다. 저 개인적인 행동이었고요. 우선은 졸업생의 입장에서 그 장소에서밖에 말할 수 없는, 꼭 말해야 한다고 생각한 평소의 생각을 외쳤을 뿐이고요. 또 아무리 졸업식이라고 해도 정치적 행동을 할 수 있는 것은 헌법이나 법에서 정한 시민의 권리이지 않겠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장내 질서를 위한 거라도 그런 권리를 뛰어넘어서까지 제가 제지를 받아야 된다라는 거는 인정할 수 없을 것 같고요. 또 카이스트가 예산 삭감의 피해자라서 카이스트에 굉장히 항의하고 싶으신 분들이 많습니다.
◇ 김현정> 카이스트 학생 중에.
◆ 신민기> 그런데 저희는 계속해서 R&D 예산 삭감에 대해서 반대를 했고 또 제가 피켓을 들었던 부자 감세에 대해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있었는데 저희는 또 항의할 기회는 전혀 얻지 못하고 졸업식에서까지 일방적으로 그런 윤석열 대통령의 자화자찬을 듣는 입장이어야 했다. 그렇기 때문에 졸업식이 축하받을 수 있는 자리가 되려면 목소리를 내는 과정도 사실은 필요했다.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럼 이 일이 있고 나서 주변에 친구들, 카이스트 학생들, 졸업생들도 다 상황을 알았을 텐데 어떤 이야기들 들으셨어요?
◆ 신민기> 용기 내줘서 고맙다라는 말을 제일 많이 들었던 것 같고요. 카이스트 내에서도 사실은 대통령 선거 당시에는 굉장히 의견이 분분하고 또 윤석열 대통령 쪽으로 쏠리는 경향도 있었긴 한데.
◇ 김현정> 지지자도 많았다는 얘기죠.
◆ 신민기> 네, 지지자도 많았는데 지금은 비판적인 분들이 많아졌기 때문에 지지를 많이 받았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제가 신민기 씨 행동에 대해서 비판하는 분들 이야기를 먼저 소개해 드렸는데 지지하는 분 중에 이런 의견도 있더라고요. 미국 오바마 대통령 사례와 비교해서 오바마는 항의하는 대학생한테 경호원들이 말리려고 하자 제지하면서 끝까지 그 이야기를 들었다. 뭐, 이런 사례도 생각하고 그럼 혹시 그날 피케팅을 하신 걸까요?
◆ 신민기> 그렇게 됐으면 참 좋았을 거라고 생각을 하고 그게 아니더라도 또 말로 제지를 했으면 더 좋았을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 사실은 큰 기대가 있지는 않았고요. 큰 기대가 있지는 않았는데 그래도 사지를 붙들려서 그런 방식으로 나가게 끌어내린 것은 전혀 예상을 못했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강성희 의원인가요? 전주에서 있었던 그 상황을 보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대충 예측하셨을 것 같기도 한데.
◆ 신민기> 사실은 전혀 예상을 하지 못했고요. 또 졸업식 마치면 저도 다른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사진 찍고 저녁 먹고 할 약속까지 잡아놓은 상태였는데 그렇게 해서 경찰 조사, 경찰에까지 끌려가면서 예상한 거랑은 전혀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지금도 저희들 문자 창에 여러 가지 이야기들, 의견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제가 한 1분 동안 질문드릴 것은 그래서 신민기 씨가, 카이스트 졸업생들이, 학생들이 꼭 하고 싶었던 그 이야기는 무엇인가. 하시죠.
◆ 신민기> 예산 관련 얘기가 가장 중요할 것 같은데요. 많이 하고 싶었던 얘기인데 피해를 안 본 곳을 사실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연구 현장이 직간접적으로 타격을 크게 입었습니다. 대학원생 분들이 월급을 대부분 연구 과제를 수행하면서 인건비를 받는 방식으로 월급을 대부분 받는데요. 이 과제 예산이 20~30%에서 80%까지 삭감이 됐기 때문에 연구 과제를 진행하는 연구실에서는 재료비와 운영비를 줄여서 연구를 진행을 포기하든지 아니면 인건비를 줄여서 학생의 시간을 뺏게 되는 그런 2지선다를 강요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시스템에 대해서 사실은 과학계가 예전부터 문제를 제기하고 정의당 시절에도 개선을 추진을 했는데 사실은 집권한 정당들이 다른 이슈를 가지고 미루면서 계속 해결이 되지 않다가 예산 삭감으로 이렇게 된 거라서요.
◇ 김현정> 여기까지, 그날 하고 싶었던 이야기까지 오늘 들었습니다. 신민기 씨 오늘 고맙습니다.
◆ 신민기>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