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중국에 추가로 10%의 보편적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하자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포함한 보복 조치를 취하겠다고 공언했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2일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담화문에서 "미국 백악관은 펜타닐 등 문제를 이유로 중국의 미국 수출 제품에 10% 관세를 추가 부과한다고 선포했다"면서 "중국은 이에 강한 불만을 표하고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의 일방적 추가 관세 조치는 WTO 규칙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라며 "미국의 잘못된 처사에 대해 중국은 WTO에 제소할 것이고, 상응한 반격(反制) 조치를 취해 권익을 굳게 수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무부 대변인은 또 "중국은 미국이 객관·이성적으로 자신의 펜타닐 등 문제를 바라보고 처리할 것이지, 걸핏하면 관세 수단으로 타국을 위협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은 미국이 잘못된 처사를 바로잡고 중국과 마주 보며, 평등호혜·상호존중의 기초 위에서 문제를 직면하고 솔직히 대화하며 협력을 강화하고 이견을 관리하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 역시 담화문을 내고 "중국은 이러한(10% 추가 관세 부과) 움직임을 단호히 개탄하고 반대하며 정당한 권익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대응책을 취할 것"이라고 보복조치를 예고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어 "펜타닐은 미국의 문제"라며 "미국은 자의적인 관세 인상으로 다른 국가를 위협하는 대신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펜타닐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치를 단행한 이유를 합성마약 펜타닐 유통 문제 때문이라고 밝혔는데, 미국 당국은 펜타닐 원료를 중국에서 공급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와 관련해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등의 보복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왕이웨이 중국인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관세 부과를 오랫동안 대비해왔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대비해 미국도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지만 이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면서 "미국은 글로벌 공급망 등 영역에서 중국의 선도적 지위를 흔들 수 없을 것이고 중국은 분명히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딜런 로 싱가포르 난양공대 외교정책 전공 교수도 중국 정부가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 관세를 포함해 트럼프 대통령의 움직임에 대응할 옵션을 분명히 만들어 뒀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10% 추가 관세 결정은 "상당히 스케일이 줄어든 것"이라며 중국의 보복조치는 "트럼프의 추가 응징을 부르지 않도록 하는 신중하고 적절하며 적절·세심하게 주조된 옵션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기간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6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수차례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