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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최후진술 70분' 간첩 25번, 북한 15번 언급…타는 목에 물도

편집자 주

12·3 비상계엄은 해제됐지만, 문득 잠에서 깨 뉴스를 보는 날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국민이 잠시 빌려준 권력을 남용해 법치를 독차지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겠죠. '내란해제.zip'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의 핵심 장면을 꾹꾹 눌러 담았습니다. 진짜 법의 주인이 누구인지 확인하는 이 심판을 통해, 내란도 비로소 해제될 것이라 믿습니다. 함께 탄핵심판 '주문(결정)'을 써 내려가 보시죠!

▶내란해제.zip_11차 변론 초점

최종 의견 진술하는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최종 의견 진술하는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의 탄핵심판에서 '호소용 계엄'이라는 논리를 재차 폈다. 약 70분간 이어진 진술에서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피력하며, 간첩이란 단어를 25번 언급했다. 북한은 15번, 중국은 7번이나 말하며 '국가 위기 상황'이었다고 목소리 높였다. 다만 헌법재판소의 결론에 승복한다는 얘기는 단 한마디도 없었다.

윤 대통령은 25일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마지막 변론에서 최종의견 진술에 나섰다. 앞선 7차례의 변론과 같이 붉은색 넥타이 차림의 윤 대통령은 흰머리가 다소 늘어난 모습이었다. 윤 대통령은 준비된 원고를 보며 읽는 중에도 고개를 들어 재판관석에도 시선을 줬다. 윤 대통령은 68분 동안 최후 진술을 하며 목이 마른 듯 잔에 담긴 물을 두 번 마셨다.

윤 대통령은 이날 거대 야당이 초래한 국가 위기에 계엄은 어쩔 수 없었다는 논리를 피력했다. 최후 진술이 윤 대통령의 지난해 12월 12일 대국민 담화를 닮은 모양새였다.

윤 대통령은 "서서히 끓는 솥 안의 개구리처럼 눈앞의 현실을 깨닫지 못한 채, 벼랑 끝으로 가고 있는 이 나라의 현실이 보였다"면서 "북한을 비롯한 외부의 주권 침탈 세력들과 우리 사회 내부의 반국가세력이 연계해 국가안보와 계속성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간첩은 없어진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 체제 전복 활동으로 더욱 진화했다"며 거대 야당이 간첩죄 법률 개정을 거부하고 있다고 재차 주장했다.

하지만 이같은 주장에 대해 국회 측은 이미 지난 7차 변론에서 "간첩죄(개정)를 거대 야당이 막았다는데 저희는 막은 적이 없다"고 반박한 바 있다. 국회 탄핵소추단인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법안소위와 법사위 전체 회의에서 조정하고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어 공청회와 숙의 과정을 거치자 해 보류한 상태다. 결코 막았거나 무산된 일이 없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또 "1차 대통령 탄핵소추안에는, 북·중·러(북한, 중국, 러시아)를 적대시한 것'이 탄핵 사유라고 명기했다. 190석에 달하는 무소불위의 거대 야당이 우리나라와 우리 국민 편이 아니라, 북·중·러의 편에 서 있는 것"이라며 "이러한 상황이 국가 위기 상황이 아니면 뭐란 말이냐"고 되물었다.

이같은 주장은 변론 과정 내내 윤 대통령 측이 언급한 중국이 부정선거에 개입할 수 있다는 '음모론'과도 맥이 닿아있다. 중국이 전통적 전쟁 방식에 정치공작과 심리전 등을 더한 하이브리드전을 벌일 가능성이 커 국가 위기라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지난해 12월 대국민 담화에서 비상계엄 선포 배경의 근거로 들었던 '망국적 위기 상황'도 다시 꺼내 들었다. 그는 "12.3 비상계엄 선포는 이 나라가 지금 망국적 위기 상황에 처해있음을 선언하는 것이고, 주권자인 국민들께서 상황을 직시하고 이를 극복하는 데 함께 나서 달라는 절박한 호소"였다고 말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도 "이번 비상계엄의 목적이 '대국민 호소용'임을 분명히 밝혔다"고 주장했다.

그는 탄핵 소추 쟁점 가운데 하나인 '국회 무력화'에도 반박했다. "극소수 병력을 가지고 국회의원을 체포하고 끌어내라는 게 말이 되겠느냐"며 상식에 반한다고 말했다. 탄핵 심판정에 나와 대통령으로부터 '인원을 끌어내란'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한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과 수사기관에서 이같이 진술한 군·경 관계자들의 증언 능력을 탄핵하려는 의도다. 헌법기관인 선거관리위원회 등에 계엄군을 보낸 데 대해서는 "중앙선관위 전산시스템 스크린 차원에서 소규모 병력을 보낸 것"이라고 했다. 이어 "실제로 일어나지도 않았고 일어날 수도 없는 불가능한 일에 대해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은 그야말로 호수 위에 비친 달빛을 건져내려는 것과 같은 허황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청래 위원장은 윤 대통령이 과거 변론에서 언급한 '호수 위에 떠 있는 달 그림자'란 표현을 이용해 비상계엄 선포는 정적을 제거하기 위한 '친위 쿠데타'라고 반박했다. 정 위원장은 "전국민이 TV 생중계를 통해 국회를 침탈한 무장한 계엄군들의 폭력행위를 지켜봤다"며 "하늘은 계엄군의 헬리콥터 굉음을 똑똑히 들었고, 땅은 무장한 계엄군의 군홧발을 봤다. 호수 위에 떠있는 달 그림자도 목격자"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헌법 위에 군림하려는 무소불위의 왕이 아니라 절대 권력자도 잘못하면 벌을 받는다는 일반 상식"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직무에 복귀하면 개헌에 나서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잔여 임기에 연연해하지 않고, 개헌과 정치개혁을 마지막 사명으로 생각해 '87체제' 개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국민의 뜻을 모아 조속히 개헌을 추진해 우리 사회 변화에 잘 맞는 헌법과 정치구조를 탄생시키는 데 신명을 다하겠다"고 했다.

최후 진술 과정에서 윤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두 번 사과했다. 먼저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다"고 했고, 진술 마지막에 "국가와 국민을 위한 계엄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소중한 국민 여러분께 혼란과 불편을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재차 말했다. 하지만 파면 여부를 판가를 헌재의 결론에 승복할지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윤 대통령의 최후진술을 마지막으로 73일간의 탄핵심판 변론의 막이 내렸다. 헌재는 재판부 평의를 거쳐 선고일을 추후 결정할 방침이다. 과거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변론종결 이후 약 2주 뒤인 금요일에 결정이 선고됐던 점을 감안하면, 헌재가 3월 14일께 결정을 선고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이르면 3월 7일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다만 오는 27일 헌재가 마은혁 재판관 후보자의 임명 보류와 관련한 권한쟁의심판 선고를 앞두고 있어, 마 후보자의 합류 여부에 따라 선고 시점이 변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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