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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뉴스

'서배너의 기적'…소나무숲이 미래 모빌리티 중심으로

자동화율 40%의 최첨단 자동차 생산 시설
부지 상당부분 공원화해 주민에 개방 계획
계열사뿐 아니라 LG등 협력사 시너지 기대
트럼프發 고관세 헤쳐나갈 핵심 거점 육성

조지아주 엘라벨에 위치한 '메타플랜트' 공장 내부의 모습. 스팟(Spot) 2대가 차체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공동취재단조지아주 엘라벨에 위치한 '메타플랜트' 공장 내부의 모습. 스팟(Spot) 2대가 차체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공동취재단지난 26일(현지시간) 준공식을 앞둔 현대차 서배너 '메타플랜트' 공장 견학이 예정돼 있었다.
 
오전에 공장 입구에 집결해보니 생산 공장 시설 견학에 필수적이라 생각할 수 있는 안전모·보안경·마스크 등이 구비돼 있지 않았다.
 
대규모 시설인탓에 전통 카트를 타고 이동했는데, 카트가 공장 내부의 동선만 제대로 준수한다면 동승자는 별도의 보호 장구가 필요치 않은 탓이었다.
 
'정말 이렇게 그냥 가도 될까'라는 의구심이 들었는데, 공장 내부에 들어서는 순간 그런 우려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현대차 '메타플랜트'는 한마디로 자동화율 40%의 최첨단 자동차 생산 시설이다.
 
'메타플랜트'를 항공에서 찍은 모습. 현대차제공'메타플랜트'를 항공에서 찍은 모습. 현대차제공의장·도장 라인이 일렬로 배치된 까닭에 인근 도로에서 운전을 하면서 메타플랜트를 바라보면 일단 1Km 가량 이어진 공장 규모에 압도된다.
 
특히 야간에는 공장 지붕에 흰색 조명이 하얀 실선으로 켜지면서 흡사 비행장 활주로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공장 내부에 들어갔을 때는 예상했던 소음이 들리지 않아 적이 놀랐다. 자동차 자체를 찍어내는 프레스 작업에 6,800톤급 초대형 고속 프레스 5대가 쉴새없이 강판을 패널로 둔갑시켰지만 주변은 조용했다.
 
작업후 옆 선반에 패널이 차곡차곡 쌓이는 걸 보고 나서야 이곳이 프레스 공간인 것을 실감할 수 있을 정도였다.
 
차체 공장에서는 로봇들이 일사불란하게 용접·조립 공정을 수행하며 강판 패널들을 자동차의 외관으로 만들어내고 있었다.
 
메타플랜트 내부에서 로봇이 용접하는 모습. 용접시 발생하는 가스를 지하로 뽑아내 작업공간의 안정성을 높였다. 현대차 제공메타플랜트 내부에서 로봇이 용접하는 모습. 용접시 발생하는 가스를 지하로 뽑아내 작업공간의 안정성을 높였다. 현대차 제공용접 작업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연기·가스 등을 지상이 아닌 지하로 순식간에 빼내면서 용접 불꽃은 끊임없이 튀어 올랐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스 등은 작업장에 남아있지 않았다.
 
차체 공장의 마지막 단계인 외관 품질 검사도 사람이 하지 않았다. 현대차가 투자한 보스턴다이나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이 차체의 품질·사양을 입력 정보와 대조해 실시간 조립 로봇에 피드백을 보내고 있었다.
 
현재 2대를 운용중인 스팟은 조만간 생산라인이 증설되면 4대 체제로 확대할 계획이다.
 
의장 공장(ASSEMBLY SHOP)은 차체에 3만여 가지의 부품을 조립해 완벽한 차량의 형태로 완성화는 마무리 단계로 로봇보다는 작업자의 손이 가장 많이 가는 공정이라 할 수 있다.
 
메타플랜트 의장 공장에도 '컨베이어 벨트'가 여전히 존재했지만, 일부 구간에서는 차체가 자율주행 운반 로봇에 의해 운반되면서 다양한 모델을 유연하게 생산할 수 있는 인간 중심 근무 환경이 마련됐다.
 
메타플랜트는 제2공장 증설 뿐 아니라 공장 부지 상당 부분을 공원화해 지역 주민이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할 계획도 갖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메타플랜트 준공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단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메타플랜트 준공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단정의선 회장이 준공식 환영사에서 "현대차는 단순히 공장을 짓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이 아니라 뿌리를 내리러 왔다"며 "기술과 자동차를 넘어 파트너, 이웃, 지역사회와의 관계를 맺는데 투자하고 있다"고 강조한 것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차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발표한 날(26일), 묘하게도 조지아주 서배너 인근 엘라벨에서는 현대차 메타플랜트 준공식이 열렸다.
 
메타플랜트는 최첨단 자동화시설을 갖춘 자동차 생산공장이기도 하지만 트럼프發 고관세의 파고를 헤쳐나갈 '관세 회피처'로서의 의미도 있어 시기가 묘하게 맞아떨어진 측면이 있다.
 
여의도 크기의 4배인 메타플랜트 공장부지에는 몇 년 전만 해도 끝없는 소나무 숲이 펼쳐져 있었다.
 
지금은 완성차 조립 공장 뿐 아니라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등 4개 계열사 공장과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한 배터리셀 공장이 함께 들어서 있다.
 
본격적인 공사 2년만에 전기차 아이오닉5, 9를 양산하고 있는 이곳을 두고 '서배너의 기적'이라고 부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현대차 메타플랜트에서 한 직원이 생산라인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단현대차 메타플랜트에서 한 직원이 생산라인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메타플랜트의 생산 능력은 연 30만대지만 지난 24일 백악관에 대미 신규 투자 계획을 내놓은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메타플랜트의 생산 역량을 20만대 더 끌어올려 향후 미국에서 연간 120만대의 자동차 생산 능력을 갖추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미국에 판매하는 차량의 60~70% 가량을 국내에서 생산·수출하는 기존 방식으로는 미국의 고관세를 피해갈 수 없다고 본 것이다.
 
메타플랜트는 향후 혼류 생산 체제 도입을 통해 하이브리드 차종도 생산함으로써 미국 시장 소비자들의 다양한 친환경차 수요에 부응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여기에는 기아차 멕시코 공장의 생산 물량도 이곳에서 소화하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다.
 
메타플랜트 제2공장이 완공되는 2027년쯤에는 3교대로 생산 인력이 운용되면서 말 그대로 '불이 꺼지지 않는 현대차그룹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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