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대 피서지인 해운대 해수욕장의 피서인파가 최대 10배까지 부풀려 발표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해운대 해수욕장의 인파 산정기준이 부산지역 나머지 6개 해수욕장의 영향을 미치면서 부산전역 피서인파가 ''뻥튀기''되고 있다. 부산시는 이같은 엉터리 집계를 토대로 해수욕장 관광정책과 예산안 등을 마련하고 있어, 피서객 집계 방식의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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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대 해수욕장인 해운대 해수욕장의 피서 인파 산정이 부풀려 지면서, 부산지역 모든 해수욕장이 현실과 동떨어진 피서객 집계를 내고 있다. 부산시는 이런 엉터리 집계를 토대로 해수욕장 관광정책을 짜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은 전체 면적을 네구간으로 나눈 뒤 각 구간의 600m²있는 사람수를 센 뒤 전체 면적을 곱하는 방식으로 하루 네차례 피서객을 집계한다.
여기에다 야간에 민락동 수변공원과 테마거리에 있는 인파는 주말에는 주간 인파의 2배, 주간에는 약 1.3배를 곱해 합산한다.
광안리 해수욕장에는 부산 e스포츠대회 등 각종 축제가 열리고, 주말마다 해변도로가 ''차 없는 거리''로 운영되면서 해운대 피서 인파를 넘어설 때도 있지만, 항상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10~20만 명을 빼고 있다.
광안리 해수욕장 임해행정 봉사실 관계자는 "피서객을 산출하는 측정방식 자체가 오류가 많아서, 해운대 해수욕장 등 다른 해수욕장과 동떨어지게 피서객이 산출될까봐 해운대의 피서 인파를 참고하는 편"이라면서 "광안리는 광안대교 야경과 회를 먹으려는 피서객이 밤늦게까지 많기 때문에 해운대를 넘어설 때도 잦지만, 계속 해운대를 넘어서면 통계 자체에 신뢰도가 떨어져 약간씩 집계 인파보다 깎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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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 보니 성수기 주말에는 해운대 해수욕장의 인파발표에 따라 10~30만까지 피서객수가 요동치는 해프닝도 발생한다.
송정과 송도, 다대포 등 부산지역 나머지 해수욕장도 마찬가지. [BestNocut_R]
공무원 단 한 명이 하루 4차례 ''눈대중''으로 피서객을 센 뒤 모두 합산하는 ''밀도분포율 산정법''으로 피서객을 도출하지만, 사실상 해운대 해수욕장에 얼마나 모였느냐에 따라 피서객 수를 조절한다.
송도 해수욕장의 한 관계자는 "해운대, 송정.광안리, 송도 순으로 피서객 수가 항상 발표되기 때문에 구색을 갖추기 위해서라도 약간의 증감이 이뤄진다"면서 "이같은 암묵적인 관행이 오랫동안 이어져 왔기 때문에 송도 해수욕장만 갑자기 정확하게 피서객을 집계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뻥튀기 된 해운대 해수욕장의 피서객 집계를 기준으로 하다보니 휴가가 절정에 이르면 부산지역 해수욕장의 하루 피서인파는 2백만 명을 넘기기 일쑤다.
결국 피서인파가 부산시민 전체 인구의 3분의 2에 육박하게 되는 터무니 없는 결과가 도출되는 것.
더 큰 문제는 이렇게 부풀려진 통계를 토대로 각종 해수욕장 연구가 이뤄지고 해양경제공간과 관련된 정책도 수립된다는 점이다.
부산발전연구원은 4일 발간한 부산발전연구원 정책 포커스에서 지난해 부산지역 7개 해수욕장 방문객을 2천9백만 명으로 산정해 경제 파급효과가 6천 9백억원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경제효과가 부산항에 5만톤급 컨테이너 선박 천390척이 입항하는 것과 맞먹는다는 것.
하지만, 분석에 나선 연구원 조차도 피서객 집계가 부풀려졌다고 보고 있다.
부산발전연구원 최도석 선임연구원은 "부산시의 공식자료지만 사실상 두 달 동안 피서객 2천 9백만 명이 몰리는 것이 불가능해 전체 집계인파의 60% 정도가 실질 피서인파로 보고 연구를 했다"면서 "해수욕장에서 1인당 쓰는 평균 비용도 약 4~5만원 정도로 조사됐지만, 전체 인구가 부풀려 진 점을 감안해 학자의 양심상 최저 금액인 9천 원을 적용해 경제적 파급효과를 분석했다"고 말했다.
엉터리 피서객 집계자료를 제공한 부산시는 부산발전연구원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해수욕장 관광기반시설 확충을 검토하는 등 관광정책을 짜고 있다.
부풀려진 가짜 해수욕장 통계를 기반으로 한 왜곡된 연구, 그리고 그 연구결과를 토대로 정책을 짜고 있는 부산시까지 ''거짓 통계''로 인한 부작용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