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한국 시각) LA 다저스와 원정 경기에서 류현진(26)과 맞대결을 펼친 추신수(31, 신시내티). 지난 2010년 뉴욕 양키스에서 뛰던 박찬호(은퇴)와 추신수가 대결한 이후 3년 만에 성사된 매치였다.
그동안 한국인 빅리거들이 배출되지 않아 실로 오랜만에 펼쳐진 대결이었다. 김병현(넥센), 서재응(KIA), 김선우(두산) 등 투수들을 비롯해 추신수 이전 유일한 야수던 최희섭(KIA)도 한국으로 돌아갔다. 그나마 류현진이 메이저리그로 오지 않았다면 기약을 할 수 없던 대결이기도 했다.
그만큼 추신수는 홀로 메이저리그를 지켰다는 뜻이기도 하다. 특히 추신수는 오랜 기간 힘든 마이너리그 생활을 거쳤고, 빅리그 승격 이후에도 다소 외로운 생활을 보내야만 했다.
2001년 시애틀 입단 이후 2005년 빅리그에 데뷔했지만 스즈키 이치로에 밀려 출전 기회가 적었고, 2006년 클리블랜드 이적 후 2008년에야 풀타임 빅리거가 됐다. 고생 끝에 2009, 2010년 연속 20홈런-20도루를 달성하고 올해 신시내티에서 최고의 1번 타자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류현진에 비해 다소 스포트라이트를 덜 받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한국 교민이 적은 미국 동부 지역 팀에 있다 보니 미국에서 한인이 가장 많은 LA의 류현진보다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은 게 사실이다.
추신수도 28일 메이저리그 홈페이지(MLB.COM)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마음고생의 일단을 드러냈다. 추신수는 LA에서 진행 중인 다저스와 4연전에 대해 "나도 많은 한국팬들을 보는 게 좋다"면서 "그동안 교민들이 적은 클리블랜드와 신시내티에서 뛰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곳은 팬도, 취재진도 없어 조용하다"면서 "그러나 LA는 작은 한국 같다"고 말했다. 그만큼 비교가 된다는 뜻이다.
MLB.COM은 "그런 추신수가 다저스타디움에서 이번 주말 유명 인사가 됐다"고 전했다. "앞선 두 경기부터 29일 경기까지 한국 취재진의 추신수에 대한 기자회견 요청이 있었고, 경기장 밖에서도 그럴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신수는 "경기 전 식당에 가면 많은 분들이 사진을 찍고 사인을 얻으려고 하신다"면서 "그것은 내 스타일이 아니고, 나는 야구에 집중하고 싶다"는 의견을 보였다. 유명세에 붕 뜨기보다 경기력으로 승부를 보고 싶다는 뜻이다.
이역만리 타향에서 외로움을 이겨가며 올 시즌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추신수. 투수에 비해 타자의 성공이 어려운 동양인 메이저리거들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