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정부가 검찰 측 증거가 위조된 것이라고 밝힌 사실조회 회신. (노컷뉴스/자료사진)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재판의 주요 증거인 출입국 기록이 위조된 것으로 지목되자 검찰은 '공황상태'에 빠졌다.
유우성 씨의 변호인들이 14일 저녁 5시30분 검찰측 증거가 위조됐다는 중국측 답신을 공개하자 대검 간부들은 일제히 외부와의 통화를 단절한채 상황 파악에 들어갔다.
검찰은 사건이 일파만파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사건을 담당했던 이문성 창원지검 공안부장을 급거 귀경시키는 등 사태파악에 전전긍긍 하는 모습이었다.
중국측 답변이 공개된지 5시간여가 지나서야 윤웅걸 서울중앙지검 제2차장검사가 해명에 나섰지만 "국정원 측으로부터 받은 문건"이라는 사실 외에 무엇 하나 명쾌히 밝히지 못했다.
오히려 "중국 대사관 문건 하나만으로 위조 됐다 아니다 판단할 수 없는 것이고, 한국 영사관을 통해 얻은 것이기 때문에 믿을 수 밖에 없었다"며 변명에 급급했다.
윤 차장검사는 "중국 대사관에서 보낸 문건이 맞는 것인지 확인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가 "중국정부의 공식 문서를 신뢰할 수 없다는 이야기냐?"는 반문이 나오자 "그런 뜻은 아니었다"며 갈팡질팡 하는 모습이었다.
한 검찰 고위관계자는 "중국정부가 문건이 '위조'됐다고 적시했지만 위조라는 것이 문서의 형식을 위조했다는 것인지 어떤 것인지 아직 확실치 않다"며 "출입경 기록 내용 자체가 허위라고 단정짓기는 이르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관계자들 대부분은 희망보다는 이번 사건이 검찰의 존립 기반 자체를 뒤흔들 대형태풍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부림사건'·'강기훈 유서대필 사건'의 재심 무죄로 민심마저 흉흉한 상황에서 벌어진 '메가톤급 악재'라는 한숨이다.
더 암울한 것은 사태를 타개할 만한 마땅한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