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2016 KCC 프로농구' KCC-오리온의 챔피언결정 5차전이 열린 27일 전북 전주체육관. 경기 전 추승균 KCC 감독은 25일 4차전이 끝난 뒤 지은 불쾌한 표정에 대해 해명했다.
당시 KCC는 종료 10.8초 전 이미 86-92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마지막 공격권은 오리온이었나 이미 승리가 확정된 만큼 공을 돌리며 경기를 끝낼 듯 보였다. 그러나 오리온 최진수는 동료의 패스를 받은 뒤 종료 3.9초 전 호쾌한 백덩크를 꽂았다.
오리온의 홈 코트인 만큼 이해도 할 만했지만 KCC를 자극할 수 있는 도발성 플레이였다. 경기 후 추 감독은 상대 추일승 감독과 인사를 나누러 걸어가는 도중 코트를 바라보며 상당히 언짢은 표정을 지었다.
이에 추 감독은 일단 "최진수가 아니라 우리 팀 선수들을 쳐다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진수의 덩크는 나올 수도 있고 안 나올 수도 있는 것"이라면서 "끝까지 수비하지 않은 우리 선수들을 질책하는 의미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추 감독은 "경기 막판에 그런 덩크는 잘 하지 않는데 최진수가 무슨 생각으로 했는지는 모르겠다"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최진수는 지는 팀에 대한 예의 차원에서 불문율을 어겼다는 논란을 일으켰다.
일단 최진수는 이날 경기 전 "고양 홈에서 처음 열리는 챔프전이라 팬 서비스 차원에서 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경기 후 KCC 김효범 형이 와서 '야!' 하면서 뭐라고 하더라"면서 "그래서 미안하다고 사과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최진수의 팬 서비스는 이미 KCC 선수들의 역린을 건드린 모양새가 됐다. 추승균 감독은 "오늘 우리 선수들도 강하게 나설 것"이라면서 "그렇게 쉽게 당하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반 압도 KCC, 4쿼터 송교창 활약으로 설욕과연 KCC는 달랐다. 2~4차전에서 무기력한 패배를 안았던 선수들이 아니었다. 12연승을 거둔 정규리그 막판, KGC인삼공사와 4강 플레이오프(PO) 때의 KCC로 돌아왔다.
1쿼터부터 KCC 선수들은 작심하고 나섰다. 전태풍이 3점슛 2개 등 폭풍처럼 11점을 쏟아부었고, 에이스 안드레 에밋도 상대 겹수비 속에 9점을 쌓았다. 선발 출전한 식스맨 김지후까지 3점포를 꽂은 KCC는 1쿼터를 31-19로 앞서 기선을 제압했다.
2쿼터에서도 KCC의 기세는 멈추지 않았다. 에밋과 허버트 힐(203cm)이 14점을 합작하는 등 오리온 골밑을 압도했다. 전태풍, 김효범의 3점까지 더해진 KCC는 전반을 55-37, 18점 차로 앞서 사실상 승기를 잡았다. 4차전까지 리바운드에서 모두 뒤졌던 KCC는 전반 19-16으로 우위를 보였다.
하지만 14년 만의 우승을 노리는 오리온의 반격은 거셌다. 조 잭슨의 질풍같은 돌파와 이승현의 내외곽 활약으로 무섭게 추격했다. 잭슨은 3쿼터만 9점 3도움을 올렸고, 이승현은 3점슛 2개 포함해 12점을 쏟아부었다. 오리온은 3쿼터를 68-70으로 따라잡은 채 마쳤다.
4쿼터는 처절한 접전이 이어졌다. 종료 8분26초 전 오리온이 잭슨의 자유투로 72-70으로 앞서가자 KCC는 에밋을 중심으로 곧바로 반격했다. 종료 1분15초를 남기고 KCC는 86-82로 앞섰지만 잭슨의 레이업으로 2점 차 리드가 됐다.
시소 게임에서 KCC를 구한 건 신인 송교창이었다. 송교창은 86-84, 간발의 차이로 앞선 종료 45초 전 결정적인 탭슛을 넣으면서 승기를 가져왔다. 특히 92-88로 앞선 종료 3.6초 전 비록 파울로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았지만 투핸드 덩크를 꽂았다. 4차전 최진수의 덩크를 설욕하는 의미였다.
결국 KCC는 송교창의 자유투를 더해 94-88로 승리하며 기사회생했다. 오리온이 3승2패로 앞선 가운데 두 팀은 하루를 쉰 뒤 오는 29일 오리온의 홈인 고양에서 6차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