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광화문 촛불집회 참가자 수' 밝혀낸 '촛불 함수'

사회 일반

    '광화문 촛불집회 참가자 수' 밝혀낸 '촛불 함수'

    (사진공동취재단)

     

    4주동안 진행된 광화문 촛불집회 참가자 수에 대해 주최측과 경찰측의 계산이 5배의 차이를 보이는 가운데 과학자들이 주최측 추산이 더 합리적이라는 결과를 내놓고 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경찰 추산 26만 명보다는 촛불집회 참가자 수가 많았다"고 주장했다.

    ◇ 경찰의 면적 당 밀도 기준부터가 잘못

    15일 부산대 물리교육과 김상욱 교수는 동아일보에 연재한 자신의 칼럼을 통해 경찰이 집회 참가자 계산할 때 밀도의 기준치가 실제 밀도보다 낮은 것 같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3.3㎡(1평)당 서 있을 경우는 9~10명, 앉아 있을 경우는 6명으로 셈을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 기준으로 선 사람과 앉은 사람의 중간값으로 1명당 차지한 공간을 계산하면 0.41㎡이 된다는 것이다.

    이를 경찰 추산 26만명과 곱하면 대략 10만㎡를 시위대가 점유하고 있었다는 계산이 나오고, 이 범위는 폭 100m 길이 600m의 예 세종로와 폭 50m 길이 1100m의 옛 태평로 절반 정도를 차지했다고 하면 범위가 대략 10㎡이고 여기서 경찰 추정치가 나오지 않았겠냐 김 교수는 주장했다.

    (사진=구글지도 캡처)

     

    김 교수는 이에 "촛불 집회의 군중 밀도는 경찰 기준치보다 높았다는 것이 많은 이들의 증언"이라며 "록 콘서트처럼 사람들이 꽉 들어찬 경우는 1인당 0.23㎡인데 실제 이보다는 클 테니 평당 10명인 0.33㎡정도가 될 듯 하다"고 말했다.

    이런 김 교수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결과를 내놓은 과학자도 있었다. 22일 서울시립대 물리학과 박인규 교수는 자신의 SNS를 통해 "경찰은 정말 어떻게 (참가자 수를) 셌지?"라는 의문에 직접 코드를 짜서 추산해봤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조선일보를 통해 서울시의회 앞에 모습이 담긴 사진을 받아 자신이 제작한 'CandleCounter.C'라는 코드를 통해 사진 속에서 보이는 촛불의 갯수를 셌다.

    그 값에 촛불을 들지 않고 피켓이나 깃발, 맨손으로 온 사람, 휴대전화만 들고 온 사람들의 비율을 촛불을 들고 온 사람들의 동수 혹은 2배로 놓고 계산을 했다.

    이런 방식으로 박 교수는 자신이 받은 사진 속 인원을 계산했고 약 3만 6천명~5만 4천명이라는 값을 도출해냈다. 그리고 이 값을 사진 속 전체 면적인 약 10000㎡로 나누면 1㎡당 약 4명 씩 있었던 걸로 확인된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10만 명 정도가 들어갈 수 있는 잠실주경기장 관중석만의 면적이 약 3만㎡이고 이를 계산하면 1㎡당 3.3명"이라며 "1㎡당 4명이 들어 있다는 것은 매우 타당성 있는 추산이다"라고 주장했다.

    ◇ 유동인구를 대입해 보니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이를 본 성균관대학교 공과대학 신소재공학부 원병묵 교수는 경찰의 기준인 1인당 0.41㎡보다는 더 작게 봐야한다는 주장이 타당함을 보여줬다며 바통을 이어받았다.

    원 교수는 22일 자신의 SNS를 통해 '유쾌한 과학, 유동 인구에 의한 집회 인구 추산법'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원 교수는 "11월 12일 100만 촛불집회는 역사상 길이 남을 멋진 사건이었다"며 "숫자 자체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 사건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먼저 계산에 세 가지 가정이었다고 밝혔다. "첫째는 집회 면적, 둘째는 밀도, 셋째는 빈도"라며 "집회 면적은 경찰측이 기준으로 한 것으로 보이는 10만㎡로 했고, 밀도는 0.23㎡ 당 1명으로 계산했다"고 밝혔다.

    원병묵 교수는 "자신이 추산한 방법의 핵심은 밀도와 빈도였다"며 "밀도는 영상 자료를 분석하며 쉽게 얻을 수 있지만 빈도는 구하기가 어려운 값이었다"고 말했다.

    원 교수는 빈도를 확인하기 위해 '유동인구'의 값이 필요해야 했고 이를 계산하기 위해서 사람들이 이동했던 공간의 범위와 이동 속도(유속)을 측정했다. 그는 전체 면적을 기준으로 90%는 고정 인구로 10%는 유동인구라고 봤다.

    고정 인구는 경찰 측 추산에 따라 면적 X 밀도로 계산해 26만이라는 수치를 얻었다.

    원 교수는 유동인구에서 중요한 부분이 유속을 구하기위해 단위 길이를 단위시간(초) 당 통과한 유동 인구수를 계산했다. 이렇게 구한 유속을 '총유동인구=유속 X 집회시간 X 유동 절단면 길이(가장자리에 위치한 10% 공간의 길이)'란 수식을 만들었다.

    이 계산법에 따르면 유속이 3.3명/m/s일 때 총유동인구는 72만 명이 된다. 여기에 고정인구 26만명을 더하면 총 집회 참가자 수는 98만 명이 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경찰 추산과 주최 측 추산이 4배씩 차이가 나는 이유를 확인할 수 있게 된 셈이며, 주최 측 추산이 더 합리적이라는 결과로 볼 수 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정말 훌륭한 연구다" "집단 지성의 힘이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