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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돼지열병(ASF), 북한과의 방역 공조 절실"

강원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북한과의 방역 공조 절실"

    돼지전문가, 강원도수의사회 김준영 부회장
    우리나라처럼 아프리카돼지열병 '12시간 이내 진단체계' 운영하는 나라 많지 않아
    북한에서의 전파 가능성에 대한 초기 대응은 아쉬워..북한에 지난 2월부터 퍼졌을 것
    감염된 야생멧돼지 사체를 짐승.새가 먹고 배설물로 남측에 전염시킬 가능성 있어
    돈사.퇴비장 등에 방조망 쳐서 새 배설물로 바이러스 오염되지 않게 해야
    정제소독약 1kg 2000개, 북한 1년 치 소독약..북한과의 공조 필요해

    ■ 방송 : 강원CBS<시사포커스 박윤경입니다="">(강민주PD 13:30~14:00)
    ■ 진행 : 박윤경 ANN
    ■ 정리 : 최수빈 인턴
    ■ 대담 : 강원도수의사회 김준영 부회장

     

    ◇박윤경> 최근 폐사율 100%에 가까운 아프리카돼지열병을 둘러싸고 여러 가지 소문과 오해가 양산되고 있는데요, 전문가를 모셔보고 자세히 이야기 나눠보려고 합니다. 초기 대응에 미흡한 점은 없었는지, 앞으로는 어떤 대응을 해야 할지 짚어보겠습니다. 강원도수의사회 김준영 부회장입니다. 안녕하세요?

    ◆김준영> 네, 안녕하세요.

    ◇박윤경> 부회장님께서 ‘돼지 전문가’셔서 요즘 참 바쁘실 것 같아요. 현장에도 나가보셨을 것 같은데, 지금 현장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김준영> 지금 거의 전쟁에 준하는 분위기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경기도 쪽은 15만두 넘게 살처분 또는 수매되어서 슬픔이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다행히 그나마 강원도는 유지가 잘되고 있는데, 강원도도 좀 걱정스럽습니다.

    ◇박윤경> 최근 철원지역 야생 멧돼지 사체에서 돼지 열병 바이러스가 확인이 됐어요. 아직도 정확히 확인은 되지 않았지만 또 야상 멧돼지 폐사체가 발견이 되었다고 하던데, 보시기에 우리나라가 아프리카 돼지열병과 관련해서 대처를 잘하고 있다고 보세요?

    ◆김준영> 중국을 포함해서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봤을 때, 저희들이 잘 대처를 하고 있는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농가들이 신속하게 신고를 해주고 있고요. 우리나라처럼 ‘12시간 이내 진단체계’를 운영하는 나라가 몇 개 안되거든요? 이런 점은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제가 북쪽에서 (돼지열병이 넘어)왔다고 보는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폐사 처리가 북쪽에서는 상대적으로 어려웠을 것으로 봅니다. 북한에서는 공식 발생 보고를 지난 5월에 했는데, 사실 저희 수의사들끼리는 이미 2월에 했던 걸로 보고 있습니다.

    ◇박윤경> 2월에 왔다는 게 뭐가 왔다는 건가요?

    ◆김준영>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북한지역에 이미 이상증상을 나타내는 개체가 (지난 5월이 아니라 2월에) 있었다고 보는 겁니다. 북한에서는 2월 달부터 이미 시작해서, 황해도까지는 6월 달 전후해서 북한 아래 지역으로 다 내려온 걸로 봅니다. 아직은 추측이지만 정황상 거의 확실하지 않나 생각을 합니다.

    지난 17일 돼지 전염병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경기도 파주시의 한 양돈농장에서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살처분 매몰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박정민 기자)

     

    ◇박윤경> 이번 아프리카 돼지열병에 대해서 북한에서의 전파 가능성이 제기가 되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 초기 대응이 조금만 더 빨랐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으신 것 같아요.

    ◆김준영> 네. 북한에서는 노동신문이 가장 중요한 언론인데 노동 신문에 지난 2월에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대해서 글을 실었어요. 북한신문에 지면도 몇 개 없는데, 거기에 지난 2월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을 조심하자’ 이런 식의 내용으로 노동 신문에 썼기 때문에, 저희가 인지하기로는 그때 전후에서 북한에서는 문제가 되었을 거다, 이렇게 보는 입장이고요. 국정원에서도 어쨌든 평안북도는 적어도 돼지가 전멸한 수준에 있는 걸로 파악이 된다고 얘기를 했거든요. 저희가 봤을 때는 탈북자분들이나 외국에 수의사분들이 북한에서 활동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그런 분들 이야기를 종합해 봤을 때, 북한에는 함경도 지역까지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퍼진 걸로 저희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박윤경> 그동안 환경부에서는 아프리카돼지열병에 야생 멧돼지로 인한 감염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이렇게 평가를 해왔잖아요?

    ◆김준영> 9월 이전까지는 야생 멧돼지에서 바이러스가 나온 적 없기 때문에 환경부에서는 그렇게 판단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의 상황이나 이런 것들이 저희가 정보를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렇죠. 그런데 저희 수의사들이 간접적으로 또는 비공식적으로 국제 수의사들하고 연대하면서 이야기를 들어보면 북한은 굉장히 오염 상태가 심한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접경 지역에 오염원들이 많이 있다고 보면, 접경 지역에서의 야생 멧돼지는 빨리 숫자를 줄이거나 대처를 했었어야 맞습니다.

    ◇박윤경> 그러면 한 가지 여쭤볼게요. 만약에 돼지열병에 감염된 멧돼지 사체를 다른 짐승들이 먹을 수도 있잖아요? 그럴 경우에 그 사체를 먹은 짐승들로 인해서 전염이 될 가능성도 있는 건가요?

    ◆김준영> 제가 아직은 추정입니다만 북쪽의 양돈농장중에서 군부대 막사 안에서 소규모로 돼지를 키우는 돼지 막사들이 있어요. 그래서 아마 거기까지 오염되지 않았을까 추측을 하고요. 제가 북쪽의 접경지 군부대에서 돼지를 키우고 있는 걸 알고 있거든요. 그런 곳이 오염이 됐다고 하면, 그 막사가 강 근처면 강에 버렸을 거고요. 나머지 사체는 야산이나 비무장지대 안쪽에 유기했을 가능성이 제가 볼 때는 크다고 봅니다. 강원도 지역도 예외는 아닌 거죠.

    철원이나 연천지역도 군부대가 북한에는 남한에 2배 이상의 규모로 있거든요. 거기가 제일 의심되고요. 강원도와 접경한 지역에도 북한군부대가 있고 일부 돼지 막사가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때문에 거기서 초기에 발견하면 그걸 (다른 동물이) 사체를 먹을 수가 있는데, 사실 한 달이나 두 달 정도 지난 죽은 돼지 사체는 사람이 먹기가 어렵습니다. 그거는 대부분이 폐기했을 걸로 보는데, 결국에는 소독약도 없고 진단장비도 없는 북한 입장에서는 야산에다가 그냥 유기하는 거죠.

    그러면 경우에 따라서 사체를 야생 멧돼지가 접촉할 수 있고, 저는 의심을 많이 하는게 새에요. 까마귀나 까치가 그런 사체를 뜯어먹고 2~30km까지 날아다니는 거죠. 그래서 그중에 일부가 남쪽으로 넘어와서 혹시 남쪽의 양돈장에 퇴비장이나 야생 멧돼지에 접촉했을 경우에는 훨씬 발생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보는 거죠.

    ◇박윤경> 아직 우리나라에서 정확하게 공식적으로 감염 경로가 파악이 되지 않았습니다만 북한에서의 전파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말씀을 하고 계시는 거예요. 돼지열병이라는 단어를 올해 굉장히 많이 듣게 되는데, 이게 신종 바이러스인가요?

    ◆김준영> 1920년대 아프리카에서 만연했던 질병이고 그 가운데 아프리카 돼지열병 바이러스가 확인이 됐습니다. 역사로 치면 100년 정도가 됐고요, 아프리카만 주로 있었던 토속 질병이에요. 그래서 아프리카 내에서는 30% 내외의 폐사율을 가지는 만성 질병으로 되어있습니다. 1960년대 유럽으로 전파가 됐고, 10년 전 정도에 러시아로 전파가 됐고, 저희 수의업계에서 봤을 때는 작년 초에 연해주 쪽 양돈농장에서 많은 질병 문제가 있었는데, 일부 수의사들 이야기로는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러시아 연해주까지 온 거 아니냐 이렇게 보고 있고요. 그게 주로 중국으로 작년 봄에 전파했을 거라고, 경로는 그렇게 큰 틀에서는 보고 있습니다. 작년 8월에 중국이 공식 발표를 했지만, 이미 6∼7월에 중국 돈사에서 이미 많이 걸렸다고 보고 있습니다.

    ◇박윤경> 우리가 AI와 구제역 같은 가축 전염병은 이미 경험을 해봤는데요, 돼지열병의 위험성이라는게 다른 가축 전염병과 비교해본다면 어떤가요?

    ◆김준영> 다른 나라 질병들은 백신하고 치료제들이 있는데 아프리카돼지열병은 현재로서는 백신이 없습니다. 그래서 한 번 나라에 침입이 되어서 퍼지게 되면 차단하기 어렵고, 백신으로 하기엔 이미 불가능하고, 차단 방역과 소독을 잘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풀어야합니다. 우리는 이미 그런 준비가 잘 되어있는 편입니다. 주로 유럽에서는 야생 멧돼지 위주로 전파가 되는 경향이 있었고요, 아시아에 오면서 중국과 베트남, 라오스 몽골 이런 곳은 이미 도축장과 돼지시장이 오염되었기 때문에 걷잡을 수 없이 퍼진 거고요.

    우리나라는 그래도 진단장비도 있고, 예전에 AI나 구제역으로 많이 훈련이 되어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대처를 잘 할 수 있다고 보는데, 농가는 역시 신고를 잘 해주셔야 되고요. 혹시나 방비가 뚫려서 돼지열병이 들어갔다면 빨리 조치를 하는 게 좋은 거거든요. 그렇게 해서 농가가 협조를 잘해주셔야 하는 거고, 진단장비가 저희들이 좋기 때문에 도축장하고 일반시장이 오염되지 않도록 지금 하던 체계를 잘해야 되는 거고요.

    문제는 저는 오염원을 북쪽으로 보기 때문에 북쪽에서 오염 바이러스가 계속 넘어올 수 있다는 거죠. 일반 농가들은 방조망까지 해서 돼지농장이나 이런 곳에 새가 들어오는 것을 막는 게 좋겠다는 거고요. 북쪽이 근본적으로 해결이 돼야 남쪽으로 들어오는 오염원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북한과의 방역 공조가 반드시 필요하고, 북한의 일부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남북대화나 이런 걸 자주 안 하고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소독약 정도 보내는 건 UN에서 막지 않는 내용이거든요. 강원 도지사님이 노력하셔서 소독약 정도는 북한 강원도에 1kg짜리 정제 2000개 정도만 보내면 북한 강원도에는 1년 치 소독이 가능한 거거든요. 북한 강원도에 소독약을 통해서 아프리카 돼지열병 바이러스를 좀 제어해 나가면서 국내 방역을 한다고 그러면 충분히 저희는 막을 수 있다고 봅니다.

    ◇박윤경> 지금 돼지 열병과 관련해서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사람에 의해서 감염이 된다, 태풍이 이 바이러스를 옮긴다, 이대로 가다가는 돼지가 몇 십 년 사이에 멸종이 될 거다, 이런 말들이 어느 정도는 사실인가요?

    ◆김준영> 좀 일부는 과장이 되었다고 생각이 들어요. 유럽도 1960년대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배를 통해서 전파된 걸로 알려져 있는데요, 스페인은 30여 년 만에 청정지역으로 만들었고요, 스페인 같은 경우에는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없는 나라입니다. 그 다음에 벨기에에 야생 멧돼지가 감염된 게 있는 거죠. 그래서 네덜란드는 벨기에 사이에 우리의 휴전선과 같은 방책이 쳐져 있습니다. 야생 멧돼지가 네덜란드 쪽으로 못 넘어오게 막고 하는 경우도 있고요, 방제는 유럽의 경우를 보면 충분히 차단 방법도 있고, 백신이 없더라도 조기 신고를 통해, 또 야생 멧돼지 바이러스를 계속 줄여 나가면서 박멸할 수도 있습니다.

    중국이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지만 방역 문제에 대해서는 초보적인 나라죠. 그래서 작년에 6∼7월에 이미 발생 징후가 있었을 때 잘 대처를 했어야 했는데 중국은 진단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봅니다. 뭐 다른 나라 이야기할 필요는 없고, 한국이 진단을 통해 잘 막아낸다고 그러면 돼지가 없어지는 건 아니고요, 중국도 5억 마리 중에 2억 마리가 피해를 봐서 문제가 심각하죠. 그래서 현재 중국이나 북한이 돼지고기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시기에 이미 들어와 있고요. 아마 북쪽의 지도부에서도 돼지를 못 먹는 사태가 날 겁니다. 그러면 공동방역에 응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박윤경>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없는 나라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노력하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끝으로 농가나 시민 분들이 함께할 수 있는 노력이나 당부의 말씀 있으실까요?

    ◆김준영> 지금도 양돈장에서는 방역을 열심히들 하고 계시고, 농가들에서도 조기 신고를 잘 하고 있습니다. 돼지열병은 발생 초기에 일부 4~5일도 안된 바이러스가 들어가서 증식을 해서 퍼지는 형태인데요, 그 초기 단계에서 농가들이 신고해주셨기 때문에 많이 안 퍼지고 이 정도 되었다고 봅니다.

    그런데 퇴비장 같은 곳이 많이 오픈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요. 새들이 들어가기 쉬운 그런 곳은 적어도 방조망을 강원도의 농가들이 해주실 것을 말씀을 드리고요, 북한하고 공조가 정말 필요하거든요. 소독약 그렇게 비싼 것도 아니거든요? 아까도 지사님께 말씀드렸지만 문화교류나 해외에서 교류를 할 때 소독약을 1kg 정도 정제로 된 걸 보내는 방법이 있어요. 이 알약으로 된 것을 10L 물에 넣으면 10L 물이 소독약이 되는 거죠. 그런 정제약을 북한 강원도에 보내는 것을 강원도 차원에서 해보는 것은 어떤가.. 적어도 북한에 소독약하고 여러 가지 동물용 진단장비라던가 이런 것들을 장기적으로 보고 보내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고요.

    북한이 아프리카 돼지열병에 대해서 깨끗해지지 않으면 우리나라로 계속 온다고 보시면 됩니다. 궁극적으로 거기까지 해야 할 것 같고, 정치권에서 나서서 북한을 달래든 어쨌든 소독약 정도는 주고 있는데, 한두 개 정도씩 관광객을 통해서 주는 건 너무 오래 걸립니다. 지자체 단위, 강원도민들이 나서서 소독약 한 통에 몇 만 원 안 하거든요. 북한 강원도에 농장 숫자가 200군데도 안될 거거든요. 그러면 소독약 400개~500개 정도 북한 강원도에 보내줘도 1년 치 소독을 할 수 있는 겁니다. 제가 볼 때는 그게 오히려 현실적으로 필요하고요. 또 겨울철을 앞두고 있는데 북쪽에서는 돼지열병 증상이 있는 돼지 사체를 폐기를 할 겁니다. 그래서 10월 말이 걱정스럽습니다. 강원도 북부 접경 지역에 고성이나 철원 하천지역이 걱정스럽습니다.

    ◇박윤경> 이게 우리만 잘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이 부분은 정치권에서도 역할을 해주셔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드네요.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아프리카 돼지열병에 대해서 강원도 수의사회 김준영 부회장과 말씀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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