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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이성친구의 페북 친구신청 이유는?

사건/사고

    모르는 이성친구의 페북 친구신청 이유는?

    연예인, 모델, 외국인 등 사진 도용해 친구신청
    친구요청 수락하면 '광고성' 스팸메시지 전송
    친구나 팔로워 많아지면 계정 판매 처분…"팔로워 100만 계정가격은 1억원"

    페이스북 (사진=연합뉴스)

     


    "Ridho Ahmad Azmar Ridho님이 친구 요청을 보냈습니다."

    이런 페이스북 친구요청을 받은 A씨는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당연히 외국에서 자신과 친해지길 원하는 사람이 보낸 친구요청이라 생각했다. 최근 외국인들의 친구요청이 빈번하기도 했고, 상대방이 프로필에 자신의 얼굴을 버젓이 공개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A씨가 친구요청을 수락한 다음날부터 불법 성매매 광고 메시지가 빗발치기 시작했다. 외국인이 한국어로 불법광고를 하다니 황당한 일이었다. A씨는 불법 광고 메시지를 보낸 외국인 친구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확인차 둘러본 뒤에야 해당 계정이 타인의 사진을 도용한 '가짜계정'이었음을 알게 됐다.

    불법광고의 수법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이메일로 스팸메일을 단순히 뿌리는 것 뿐 아니라 외국연예인이나 모델 등의 사진을 불법 도용해 SNS 계정을 만들고, 페이스북 이용자들의 호기심을 끌어 친구를 맺은 후 스팸메시지를 보내거나 광고성 글을 써 타인의 페이스북에 광고를 강제노출시키는 경우가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친구 수가 많거나 페이지 팔로워가 많은 계정의 일부는 높은 가격에 거래되기도 한다.

    경찰에 따르면, 페이지 팔로워나 좋아요 1건당 평균 가격은 100원 수준으로 팔로워가 30만명인 페이지의 가격은 3천만원 가량이며, 팔로워가 100만명인 경우엔 1억원대를 호가한다. 팔로워수에 따라 페이스북 계정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것이다.

    '페이지 팔로워 수'가 계정가격을 결정했던 것처럼 '계정 친구수'에 비례한 계정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취재결과 친구수가 많은 페이스북 계정을 불법적으로 구매한 후 계정 이름을 변경해 광고목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기 때문에 높은 계정가격에도 온라인시장에서 거래는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었다. 친구요청은 클릭 한번에 무작위로 누구에게나 광범위하게 요청을 보낼 수 있어 매우 쉬운 일이다.

    SNS에서 유명한 모델 B씨의 사진을 도용해 불법광고를 하고 있는 계정 (사진=페이스북 캡처)

     


    다만 이같은 불법적 페이스북 계정 거래가 계속 이뤄지면서 '계정 해킹'을 통한 거래도 횡횡하고 있다. 해킹한 계정을 시세보다 싼 값에 팔거나, 건당 30~50만원을 받고 해킹계정에 광고용 사진이나 동영상을 올려주는 대가를 받는 것이다.

    특히 페이스북 페이지 등은 개인이 운영하는 브랜드 게시판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개인이 게시물을 올릴 경우 해당 게시물이 광고인지에 대한 구별도 어려운 편이다.

    결과적으로 모르는 이성이나 외국인에게 자주 친구요청이 왔던 이유는 바로 합법과 불법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페이스북 광고'를 위한 사전준비 작업이자 판매가능한 가짜계정을 만들기 위함이었다.

    과거 친구를 맺어 음란영상채팅을 유도하고, 알몸영상을 페이스북 친구들에게 유포하겠다는 협박으로 단순히 돈을 갈취하던 '몸캠피싱' 수법보다 더욱 진화한 페이스북 활용법인 것이다.

    판매중인 페이스북 가계정들은 검색만 하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캡처)

     


    사실 페이스북을 이용한 불법광고 문제는 이미 임계점을 넘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온라인 마케팅업계에 따르면 연예인이나 모델, 음란 사진 등으로 페이스북 페이지 구독자를 늘려 광고 운영권을 판매하는 행위는 과거 몇 년간 지속적으로 문제가 돼 왔지만, 해결된 것은 거의 없다고 한다.

    한 홍보대행사 관계자는 "과거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한 광범위한 간접 광고 노출로 페이스북 이용자의 페이지 광고 신뢰도는 거의 바닥을 쳤다. 다만 신뢰도와 관계없이 이용자 수는 많은 편이기 때문에 광고문의는 꾸준히 들어온다"면서 "불법광고라 해도 간접적인 형태로 광고를 하기 때문에 페이지가 삭제되거나 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전했다.

    과거 페이스북코리아에서 일한 바 있는 한 관계자는 "개인 계정은 물론 운영되는 페이지도 매우 많기 때문에 불법광고를 하는 계정과 페이지를 모두 제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면서 "다만 다수의 이용자 신고가 접수되면 페이지 삭제나 계정정지 조치 등을 한다"고 덧붙였다.

    페이스북의 국내 이용자는 현재 약 1800만 명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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