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발 제주항공 7C8501편 승객들이 25일 중국 웨이하이(威海)공항에서 중국 당국이 격리 조치를 위해 준비한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줄고 있는 중국의 일부 도시에서 한국에서 입국하는 사람들을 전원 별도 시설에 격리하는 등 역유입 가능성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25일 랴오닝성(遼寧)성 선양(瀋陽)시는 한국에서 선양으로 들어온 항공편 2편의 승객 전원에게 2차례에 걸쳐 건강신고서를 작성하도록 하고, 중국 내 지인과 통화해 신원 확인을 거치도록 했다.
또 입국심사 시 대구 등 한국 남부지역 방문 여부를 묻는 것은 물론 행선지별로 단체로 이동한 뒤 전원이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했다. 방문자들은 증상이 없을 경우 14일간 자택이나 지정 호텔에 격리해야 한다.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 당국도 이날 오전 웨이하이 공항에 도착한 인천발 제주항공 승객 163명을 지정된 시내 호텔에 14일간 격리하는 조치에 들어갔다.
웨이하이시는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를 통해 일본과 한국 등에서 웨이하이로 입국하는 사람들은 국적을 불문하고 강제 격리한 뒤 14일 후에 귀가시킨다고 밝혔다.
장쑤성 난징(南京)에서도 우리 국민들이 대규모로 강제 격리되는 일이 발생했다. 이날 오후 아시아나항공을 통해 인천을 출발해 난징공항에 도착한 우리 국민 최소 40여명이 중국 당국이 지정한 호텔로 이동했다.
25일 오후 중국 난징공항 입국장에서 한국 승객들이 줄을 서 방역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입국장 외국인 안내판에 '한국인'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다.(사진=연합뉴스)
수도 베이징도 한국인들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한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자오양취 왕징의 일부 단지에서는 한국에서 입국하는 사람들에 대해 14일간 자가격리를 요구하고 있다.
기존에는 외국에서 베이징으로 공항을 통해 들어오는 사람은 자가 격리할 필요가 없었으나 한국의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자 갑자기 기준이 바뀐 것이다.
랴오닝성 선양과 다롄, 지린(吉林)성 옌볜 조선족자치주, 칭다오 등에서도 한국인 등 입국객을 대상으로 이와 유사한 조치가 속속 취해지고 있다.
한국발 중국 입국에 대한 규제가 까다로워지면서 항공편도 크게 줄어 서울에서 중국 일부 지역으로 가는 항공료가 급등했다.
중국 당국은 한국인들에 대한 격리 조치가 중앙 정부나 지방정부의 지시에 따른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삼갔다.
외교부 자오리젠(趙立堅)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센 한국과 일본에 대해 입국과 관련한 특별한 조치를 시행할 것이냐는 질문에 중국은 한국·일본과 함께 코로나19의 다국적 확산 저지를 위한 조처에 나서길 원한다고 말했다.
자오리젠 대변인은 그러면서 "코로나19가 발생한 이래 일본과 한국 양국 정부와 국민이 중국 인민의 감염병과 전쟁에 귀중한 지지와 도움을 줬다"면서 "중국은 이에 대해서 감사를 표한다"고 강조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사진=연합뉴스)
한편 홍콩 정부는 이날 오전 6시부터 한국에서 오는 비홍콩인이나, 최근 14일 이내 한국을 방문한 비홍콩인의 입경을 금지하는 적색 여행경보를 발령했다.
홍콩 정부는 한국에서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는 것을 적색 여행경보의 근거로 들었지만 지난달 우한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을 때 중국 본토에 대한 국경 폐쇄 요구를 거부했던 것과는 너무나 다른 조치여서 이중 잣대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홍콩 정부가 정치적인 고려를 우선한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의 민주화 운동을 주도하는 조슈아 웡은 트위터를 통해 "지난 시간 많은 한국 국민이 '홍콩 민주화운동'을 지지하고 응원해주셨다"며 "응원해주신 한국 국민께 항상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