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최승재 전 소상공인연합회장(오른족)이 황교안 대표 옆에서 입당 소감을 말하고 있는 모습.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해 정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정치 참여'를 내세우며 추진했던 소상공인당이 결국 아무런 소득없이 총선을 맞게 됐다.
소상공인을 위한 독자 정당 창당과 총선 후보 배출이라는 두가지 목표 모두 이루지 못한 채 4월 총선을 맞게 된 것.
강계명 소상공인당 창당준비위원장은 23일 CBS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번 총선에서는 후보를 내지 못할 것 같다"고 밝혔다.
강 위원장은 이어 "시도당도 현재는 서울시당과 경기도당만 창당대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정당 등록을 하기 위해서는 당원 1천명 이상으로 전국 5개 이상의 시도당을 창당해야 한다. 결국 소상공인당은 현재로서는 중앙선관위에 등록된 정식 정당이 아닌 '창당 과정을 밟고 있는 단계'인 셈이다.
강 위원장은 "올해는 총선 이후의 정계 개편 상황을 노려 봐야 할 것 같다"며 "올해는 창당 준비를 열심히 해서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후보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소상공인당은 사실 법정단체인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해 '독자적인 정치세력화'를 주창하면서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그 중심에는 당시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이 있었다.
그는 '최저임금의 인상, 주 52시간 근로제로 소상공인의 삶은 더욱 팍팍해지는데 정치권은 이에 대한 관심이 적다. 기존 정치권은 소상공인을 대변하지 못한다. 전국 700만 소상공인들이 직접 나서야 한다'는 요지로 소상공의 '정치세력화'를 줄곧 요구해왔다. 이를 위해 소상공인연합회가 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정관도 변경해 정부와 마찰을 빚었다.
최 회장은 지난해 8월 "정부가 정관변경을 허용하지 않으면 행정소송과 헌법소원도 낼 것"이라며 "우리를 대변하는 정당이 나오기를 고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더 이상 정치권에 기대지 않고 우리 스스로 일어나 정치참여로 직접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회장 임기를 다하겠으며 임기 동안 거대정당에 들어가서 공천을 받거나 당직을 맡지 않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지난 2월 미래통합당에 영입돼 현재 그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15번으로 낙점됐다. 임기를 다하겠다던 약속도, 거대정당으로 가지 않겠다던 다짐도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독자적인 소상공인정당을 추진하던 소상공인연합회장이 기존 정당에 영입되면서 소상공인당 창당 작업은 당연히 힘을 받을 수 없었다.
강 위원장은 "최 전 회장이 당연히 소상공인당에 왔어야 했다"며 "최 회장은 소상공인당을 (미래통합당에 영입되기 위한) 징검다리나 구실로 보고 자기 몸값을 높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제 최 전 회장은 소상공인의 대표로 보기 어렵다"며 "최 전 회장을 공천하면 소상공인의 많은 표가 떨어져 나갈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실제로 전국상인연합회 회장단은 지난 21일 성명을 내고 "최 전 회장은 전국 700만 상인의 권익을 대표하는 대표자가 아니다"며 "코로나 19로 폭격을 맞은 절박한 상황의 700만 상인들을 보고도 임기도 남은 회장 자리를 박차고 정치에 뛰어든 사람에게는 아무 것도 기대할 것이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소상공인당의 내분도 부진을 자초했다. 지도부와 별개로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져 민생당과 합당을 추진한 것.
비대위는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해 정책연대를 했던 민주평화당의 후신인 민생당과 합당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소상공인당 지도부는 지난 주 비대위 구성원들을 '해당행위자'로 규정해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강 위원장은 "해당 행위 때문에 아무 것도 못하고 있다"며 "여기에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움직이지도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