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 조나단 모트리. 사진=KBL 제공.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의 새 외국인선수 조나단 모트리는 영입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화제를 모았다.
대학 시절 '칼 말론 어워드(NCAA 시즌 최고의 파워포워드에서 수여되는 상)'를 받았고 지난 시즌까지 미국프로농구(NBA)에서 활약한 경력이 눈길을 끌었다.
또 전자랜드는 외국인선수 2명을 동시에 교체했는데 고질적인 약점이었던 득점 해결 능력을 채워줄 선수로 기대를 모았다.
모트리는 지난 2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과 홈 경기를 통해 KBL 무대에 데뷔했다.
모트리는 약 26분 동안 출전해 26득점 8리바운드 2어시스트에 2스틸 2블록슛을 보탰다. 야투 24개를 던져 13개를 성공해 적중률 54%를 기록했다.
3점슛 시도는 없었다. 26점 모두 페인트존 득점이었다. 골밑 해결 능력이 눈에 띄었고 1대1 상황에서도 만만치 않은 경쟁력을 보였다.
집요하게 골밑을 공략했지만 자유투 시도는 없었다. 심판진이 전반적으로 몸싸움을 관대하게 바라봤기 때문이다. 양팀 합산 자유투 시도는 총 13개에 불과했다.
다만 몸이 무거워 보였다. 기대를 모았던 기동력이 압도적인 수준은 아니었다. 귀국 이후 자가격리의 여파인듯 보였다. 이는 시즌 초반 대다수의 외국인 선수들이 겪었던 고충이기도 하다.
모트리에 대한 현장의 평가는 어땠을까.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모트리의 기량에 합격점을 줬다. 다만 체력이 변수라고 밝혔다.
유도훈 감독은 "수비를 붙여놓고 하는 농구를 잘한다. 수비가 붙었을 때 득점을 할 수 있는 선수"라며 "체력이 떨어진다. 경기를 뛰면서 체력이 저하되는 게 보였다. 심폐 지구력이 좋아지면 시야도 더 넓어질 것이다. 몇 경기 지나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유도훈 감독은 모트리가 농구를 대하는 자세가 좋다고 호평했다.
"자가격리 이후 웨이트 트레이닝을 할 시간을 많이 못 줬고 개인 시간을 할애해달라고 부탁했는데 쉬는 날 아침 일찍 나와 개인 운동을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모트리의 데뷔전 상대였던 오리온의 강을준 감독도 그의 기량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체력만 좋아진다면 당할 자가 없을 것 같다. 우리가 첫 경기 상대라 운이 따른 것 같다. 기량은 아주 좋다. 체력은 아직인 것 같다. 계속 뛰다 보면 앞으로 더 무서울 것"이라고 말했다.
모트리에게는 시간이 필요해보인다. 체력을 끌어올려야 하고 상대팀 주요 선수에 대한 스카우트 정보도 파악해야 한다.
오리온에서 3점슛을 던질 수 있는 빅맨과 아닌 선수를 구분하지 못해 수비를 놓친 장면이 있었다. 또 지난 4년동안 미국 프로 무대에서만 뛰었던 모트리에게 수비 3초 룰이 없는 리그는 아직 낯설기만 하다.
한편, 오리온 골밑의 수호신으로서 모트리와 직간접적으로 골밑 대결을 펼쳤던 이승현은 그를 어떻게 바라봤을까.
이승현은 "득점에 대한 집중력이 확실히 대단했다. 키가 크고 왜소한 스타일이라 생각했는데 골밑에서 엄청 터프했다. 잘하는 선수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이승현은 "오늘은 우리 디드릭 로슨이 더 잘했다"는 말을 덧붙이며 웃었다.
상대팀 선수를 칭찬하기는 했지만 경기는 오리온의 79대74 승리로 끝났기에 모트리와 치열하게 맞섰던 동료의 헌신을 빼놓지 않은 것이다. 로슨은 21득점 12리바운드 3스틸 2블록슛으로 활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