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이 기초생활수급의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기 위해 수년 전부터 참모들에게 여러번 질책과 지시를 해왔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4일 페이스북에 연재중인 '브리핑 없는 대통령 이야기'에서 부양의무자 기준이 당초 예정됐던 2022년보다 빠른 올해 10월에 전격 폐지된 것은 "문 대통령의 의지와 점검, 질책 등이 중요한 추진동력이었다"고 설명했다.
박 수석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2019년 2월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참모들에게 "우리가 지금까지 부양의무자 기준을 개편하는 조치를 벌써 3가지나 취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계급여 수급자 수가 더 늘어나지 않았다는 것 아닌가"라며 "구체적으로 3번의 시행에 대해 각각 대상인원을 얼마나 늘렸고, 예산이 얼마나 추가됐는지 족집게 처럼 파악이 안 되나"라고 질책했다.
이어 "전면폐지하게 되면 돈이 얼마나 더 들지를 파악조차도 하기 어렵다고 해서 조금은 안전한 방식으로 나누어 설계를 했는데, 앞으로 예산은 그렇다고 하더라고 이미 조치가 이뤄지고 난 이후에 수혜를 본게 얼마인지 파악이 안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전면 폐지 전에 단계적인 부양의무자 완화 과정에서 정확한 수치를 제시하지 못하자 답답함을 토로한 것이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페이스북 캡처
박 수석은 "내가 경험한 문 대통령의 말씀과 스타일에 볼 때 참모의 보고와 토론에 '납득하기 어렵다'는 표현은 엄청난 질책으로 판단한다"며 "이 정책의 추진 의지와 속도에 대한 대통령의 답답함을 충분히 읽을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6월 국무회의에서도 "부양의무자 기존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계획을 차질없이 추진하라"고 거듭 지시했다.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는 올해 7월 추가경정예산이 확보됨에 따라 이달부터 전격 시행된다. 제도가 만들어진자 60년만에 이 기준이 폐지됐다.
박 수석은 "부양의무자 유무에 관계없이 기준선 이하 저소득층 누구나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보편적 권리로서의 사회권적 기본권 완성의 의미한다"며 "코로나19 확산 이후 내수부진과 고용 감소로 인한 저소득층 소득상실 및 빈곤 사각지대 발생에 대응하는 사회ㆍ경제적 의의도 크다는 측면에서 평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