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두현 의원이 13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방송문화진흥회·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 중 발언과 관련한 MBC 보도에 대해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MBC 대주주이자 관리·감독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권태선 이사장이 13일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기간 MBC의 대통령 비속어 자막 보도에 대해 "날조했다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며 국민의힘 의원들의 '자막 조작' 주장을 반박했다.
권 이사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문진 국정감사에서 "MBC가 윤 대통령의 미국 발언을 날조했다"는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의 지적에 "MBC 뿐 아니라 148개 언론들이 그렇게(바이든, 이XX) 듣고 썼는데, 어떻게 MBC만 그걸 날조했다 표현하시는지, 전체 보도 경위를 살펴봤을 때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문화진흥회·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있다.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윤두현 의원이 MBC와 채널A의 보도화면을 비교하며 "채널A는 어떤 논란이 있었는지를 보여준 반면, MBC는 논란이 불거지자 들리는대로 보도했다고 했다"고 지적하자 권 이사장은 "MBC가 밝힌 바에 따르면 당시 현장에 같이 있었던 많은 기자들이 그 단어를 특정해서 그렇게 들었다"고 답했다.
권 이사장은 연구소에 의뢰하는 등 확인 작업을 거쳤어야 한다는 윤 의원의 지적에는 "(MBC에서) 저배속으로 여러 차례 반복해서 듣고 확인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히고 있다"고 설명하고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바이든' 아니라 '날리면'이라고 밝힌 후엔 둘을 병기해서 보도하고 있다"고도 했다.
권 이사장은 국민의힘 여당 간사인 박성중 의원이 "MBC는 공영방송이 아니라 막장방송"이라며 "박성제 사장 취임 이후 MBC의 보도 편파성은 더 심해지고 좌파 편향적인 민노총 노영방송으로 전락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연합뉴스다만 권 이사장은 최근 MBC 피디수첩에서 김건희 여사의 대역을 사용하고 표시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문제를 인정했다. "취재보도준칙을 지키지 않은 것이고 방송심의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이처럼 국민의힘이 권 이사장에게 MBC 관련 공세를 퍼붓고 나서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MBC를 부당하게 압박한다고 지적했다.
박찬대 의원은 "당시 바이든 자막은 지상파 3사가 모두 달았는데 MBC에만 항의하고 세무조사 등의 압박을 가하는 것은 언론 독립성을 침해하는 것"라며 "특정 정당과 대통령실까지 나서서 MBC에 계속 항의하는 것은 언론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발언 아닌가"라고 언급했다.
윤영찬 의원도 "MBC만 찍어서 탄압하는 것은 평상시 MBC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대통령실과 정부 여당의 감정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