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이번 겨울 첫 한파경보가 발효된 21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환승센터에서 시민들이 두꺼운 외투를 입은 채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양형욱 기자이번 겨울 들어 가장 강력한 한파가 한반도를 덮치면서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마다 두꺼운 외투와 방한용품들로 맹추위에 단단히 대비했다.
서울의 아침 최저 기온이 영하 15도까지 떨어진 21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북극발(發) 맹추위'에 칼바람까지 불어 새벽에 나온 시민들은 두꺼운 외투를 껴입고 목도리를 눈 밑까지 둘러맸다.
하얀색 귀마개를 낀 주영욱(22)씨는 "날씨가 추워서 외출하기도 전에 긴장됐다. 시베리아 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며 며칠째 이어지는 한파에 혀를 내둘렀다.
체감 기온이 영하 21도까지 내려간 이날 신교선(25)씨는 이번 겨울 처음으로 '롱패딩'을 꺼내 입었다. 신씨는 "방한용품을 많이 챙겨두지 못해 일단 롱패딩으로 추위를 대비했다"고 말했다.
역 인근 버스정류장 근처에는 투명한 비닐로 바람을 막아주는 한파대피소들이 군데군데 설치됐다. 일부 시민들은 한파대피소를 찾아 바람이라도 피하려 했다.
21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인근 노상 가게에서 한 시민이 어묵국물을 마시며 추위를 달래고 있다. 양형욱 기자새벽에 여는 노상 가게 앞에 모여든 시민들도 따뜻한 어묵 국물을 마시며 얼어붙은 손과 입을 녹이고 있었다.
한파대피소를 이용했던 윤우현(64)씨는 "새벽에 출근할 때 한파대피소가 있으면 도움이 많이 되고 따뜻하고 좋다"며 "겨울철이 지나가기 전에 (한파대피소가) 더 많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처럼 강력한 한파가 불어닥친 가운데 다행히 현재까지 확인된 인명피해는 없었다. 다만 전국 곳곳에서 계량기 동파사고가 잇따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전날(20일) 오후 11시 기준 계량기 동파사고가 서울에서 26건, 경기 37건 등 총 72건 발생했다. 이중 45건이 복구됐고 나머지는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앞서 행정안전부는 전날 오후 8시를 기점으로 중대본 1단계를 2단계로 격상해 한파 사고에 대비했다. 대설 위기경보 수준도 '주의' 단계에서 '경계' 단계로 상향했다.
이날 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특히 서울에는 이번 겨울 들어 첫 한파경보가 내려졌다.
오는 23일까지 아침 최저 기온은 수도권과 강원내륙·산지, 충청북부, 경북북부내륙이 영하 15도 이하로 내려가고, 중부지방과 남부내륙이 영하 10도 이하, 나머지 지역은 영하 10도에서 영하 5도 사이에 머물겠다.
다만 이번 한파는 오는 23일 오전까지 이어지다가 24일 오후부터 누그러질 전망이다. 23일 오후부터는 추위가 풀리기 시작해 최저기온이 영하 9도에서 영상 2도 사이, 최고기온은 3도에서 10도 사이로 평년 기온보다 조금 낮겠다.
기상청은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와 어린이는 가급적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급격한 기온 변화와 낮은 기온으로 인한 건강관리에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