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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명의 '기후정의' 외침, 강남을 뒤덮었다[기후로운 경제생활]

날씨/환경

    3만명의 '기후정의' 외침, 강남을 뒤덮었다[기후로운 경제생활]

    핵심요약

    서울 강남에서 열린 907 기후정의행진, 3만여 명 집결
    온실가스 대량 배출하는 대기업들이 위치한 상징적 장소 강남
    2022년 신림동 반지하 세모녀 사망 등 기후변화, 약자가 더 취약
    기업들도 기후재난으로 큰 손실 겪을 수밖에 없어
    한편 기후위기 다룬 고교 교과서 2종, 교육청 인증 통과

    ■ 방송 : 유튜브 실컷 '기후로운 경제생활'
    ■ 진행 :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 대담 : 최서윤 CBS 경제부 기자

    ◆ 홍종호> 한 주 동안 세계 각지에서 벌어진 기후 현안 전해드리는 주간 기후 브리핑, 마지막 소식 한번 해주시죠.

    ◇ 최서윤>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열린 기후정의 행진.

    ◆ 홍종호> 9월 하면 전 세계 곳곳에서 기후집회 많이 하는데 한국도 열렸습니다.

    ◇ 최서윤> 네. 스웨덴 기후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2018년에 스웨덴 총선을 앞두고 의회 앞에서 기후위기 대응 촉구 1인 시위를 벌인 것을 계기로 세계 각지에서 시위가 열렸고 우리나라는 2019년 9월부터 시작했는데요. 코로나 때 잠깐 중단됐다가 다시 매년 열리고 있어서 올해가 네 번째예요.

    처음에는 대학로에서 시작을 했고 그다음에 작년이랑 재작년에는 서울시청 같은 도심에서 열렸는데 올해는 강남역 일대에서 모였어요. 이번에는 주최 측 추산으로 한 3만여 명이 모였는데요. 여기 사진을 띄워드리고 있는데 다이 인 퍼포먼스라고 해서, 누워 있는 거 보이시죠? 여러 사람이 이게 한 장소에 죽은 듯이 들어누워서 기후위기에 고통받는 사람들을 묘사하는 퍼포먼스입니다. 강남역 앞에서 이렇게 들어 시위를 한 거예요.

    ◆ 홍종호> 보통 대규모 시위는 주로 광화문이나 서울역 이런 데서 많이 하잖아요. 그런데 이번에는 강남에서 했다는 어떤 상징적 의미가 있을 것 같네요.

    ◇ 최서윤> 강남에 많은 거. 일자리잖아요. 삼성전자, GS칼텍스, 포스코, 구글 코리아 이런 쟁쟁한 기업들이 여기 모여 있습니다. 근데 이 기업들 보면은 온실가스를 대량으로 배출하는 기업들이에요.

    ◆ 홍종호> 직접 배출을 하든, 전기를 써서 간접 배출을 하건 다 그렇죠.

    ◇ 최서윤> 그래서 여기서 기업들 앞에서 변화를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보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올해 행진 슬로건이 '기후가 아니라 세상을 바꾸자'예요. 불평등한 구조를 극복하기 위해 주거권 노동권 기본권을 보장해 달라, 이런 의미입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가 모두에게 동등하지는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보면은 2022년에 폭우 피해는 똑같이 있었지만 세 모녀가 사망한 신림동 반지하 침수 사건이 있었고요. 작년에는 순식간에 강물이 넘쳐서 오송 지하차도 참사, 그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들 10여 명이 사망을 한 사건이 있었어요. 건설 현장,  물류창고에서 일하는 분들 보면서 어떻게 보면 이상기후로 피해를 받는 곳이 우리 사회에 가장 취약한 곳이다 이런 문제 인식을 갖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여기 김은정 공동집행위원장이 언론에서 이렇게 밝혔어요. '누군가에게는 폭염이 전기세를 더 내는 정도의 불편함이라면 다른 누군가에게는 목숨을 내놓고 하루하루 버텨야 되는 전쟁터와 같다. 기후 문제는 정의의 문제이고 평등의 문제랑 하나다' 이렇게 설명을 했습니다. 그래서 주최 측은 불평등이 곧 재난인 현실을 바꾸려면 모두에게 주거권과 노동권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을 하고 있고요.

    그 외에도 여러 가지 메시지가 나오는데 온실가스 감축 목표 강화 공공재생에너지 전환, 신공항 4대강 같은 생태 파괴 중단 같은 이런 구체적인 주장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 홍종호> 저도 여러 가지 말씀 드리고 싶은데요. 이런 기후 재난이라는 것은 사회 경제적, 또 신체적인 약자들에게 영향을 더 많이 미치는 게 사실이고 그렇게 보면 피해를 일으키는 사람과 피해를 당하는 사람,  또 국가 이게 굉장히 괴리가 있다는 것이 기후변화 문제의 가장 큰 모순인 거잖아요. 국가도 그렇고 지역도 그렇고 계층도 그렇고. 굉장히 중요한 문제 제기를 했다고 보고.

    특별히 중고등학교 청소년들이 여기 나온다는 것은 참 저는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 참 미안한 생각이 너무 드는 게, 우리가 책임 있게 다음 세대를 위한 준비를 하지 못하고 얼마나 이렇게 화석연료 계속 쓰고 하면 청소년들이 우리의 미래를 찾게 해달라 이런 이야기를 하게 할까. 정말 이런 미안한 마음이 너무 많이 들고요.

    그런데 문제는 이 기후 문제라는 것이 사회경제적 약자, 취약계층에만 미치는 것은 아니고 멀쩡한 기업들도 태풍이나 폭풍 오면 큰 피해를 당하잖아요. 2022년 가을에 태풍이 포항을 완전히 침범하면서 포스코가 4개월 동안 2조 원 이상의 그런 경제적인 매출 손실을 본 적도 있어요. 이렇게 되면 결국은 회사에 근무하는 근로자들도 피해를 보게 되고, 경제적인 기업들도 피해 보고 협력업체들도 피해 보고 이런 파급력이 다 있기 때문에, 정말 이 문제는 정말 한국이 살기 위해서 다음 세대를 살리기 위해서 당장에 또 우리 기업들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정말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정부가 더 전향적인 정책적인 노력을 해야 될 사안이다. 그냥 마냥 미룰 수 절대 없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 최서윤> 저도 인상적이었던 것 중 하나가 학생들이 많이 참여를 했더라고요. 가족끼리 나오고 청소년끼리 나오고 개인적으로도 많이 참여했더라고요. 지난번에 다룬 우리 청소년과 어린이들이 제기한 기후 소송 판결과 같이 맞물려서 뭐 이런 부분들이 인상이 깊었습니다.

    보니까 관련해서 또 짧게 지나가던 뉴스가 있어요. 앞으로 학생들이 이 기후 위기에 대한 인식이 더 날카로워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뉴스인데요.

    최근 기후위기를 다룬 고교 사회과 교과서 2종이 교육청 인증을 통과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어요. 그중 하나인 <기후변화와 지속가능한 세계> 집필자 중 한 분인 서울 성남고의 윤신원 교사가 언론 인터뷰를 했는데. '이 교과서는 고교생들한테 기후 위기 관련해서 우리 존재하는 회의론 부정론 낙관론 이런 것 중에 뭔가 정답을 제시하는 게 아니라 학생들이 현실의 문제점에 공감하게 하는 데 주력했다. 그래서 학생들이 문제를 인식하고 스스로 고민을 시작하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이렇게 소개를 했습니다.

    ◆ 홍종호> 중고등학교 선생님들께서 이렇게 학생들에게 제대로 된 기후 문제의 실상과 또 이걸 생각해 볼 수 있는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려 노력하시는 거, 너무 정말 저는 귀하게 생각하는 게요. 제가 작년에 쓴 책의 일부 내용을 한 선생님이 연락을 주셔서 이번에 새로 만드는 국어 교과서에 하나의 챕터로 넣고 싶다 동의하냐, 그러시더라고요. 허가 과정이 끝나면 아마 나올 것 같아요.

    이분들이 제대로 가르쳐주셔야 이 청소년들이 나중에 성인이 돼서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이런 게 참 의미 있는 시도다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 교과서 표지를 살짝 봤는데 여기 보니까 무늬 있잖아요. 파란색, 빨간색으로 점점 가는 연도별 지구 온도. 상당히 의미도 있고 보는 사람이 눈에 확 들어올 것 같아요.

    ◇ 최서윤> 맞아요. '워밍 스트라이프'라고 하는 가열화 줄무늬, 이게 연도별 지구 온도를 표시한 건데요. 윤신원 선생님이 인터뷰에서 소개하기를 학생들이 이 가열화 줄무늬가 표지인 교과서를 들고 다니는 것 자체가 일종의 기후위기 캠페인이 될 수 있다, 이렇게 소개를 하셨다고 합니다.

    ◆ 홍종호> 맞습니다. 좋습니다. 오늘 세 가지 말씀 아주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CBS 경제부 최서윤 기자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최서윤> 감사합니다.


    *4분 30초부터 해당 내용을 영상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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