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1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
의정 갈등이 벌써 9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단 테이블에 모여 앉기라도 해야 대화가 시작이 될 텐데 아직 그 테이블이 온전히 열리지 않았죠. 왜냐? 의사들은 '그 테이블에는 문제가 있다, 앉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닌 테이블에 자꾸 앉으라고 한다' 이렇게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의사협회 지도부가 교체됐습니다. 기존 회장이 탄핵되면서 비대위가 꾸려진 건데요. 어제 출범한 의협 비대위, 그 지도부에는 눈에 띄는 인물이 한 명 있었습니다. 바로 박단 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 의협 비대위에 전공의 대표가 참여했다, 이거는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죠. 왜냐하면 그동안에 의협 지도부가 뭘 결정한다 한들 전공의들이 비토하면 큰 영향력을 가지기 어려웠거든요. 전공의들이 이 지금 의료 갈등의 핵심 키를 쥐고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번 의협 지도부에는 전공의들의 대표가 직접 참여를 한 겁니다. 지금부터 박단 비대위원, 그렇죠. 비대위원의 이야기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박단>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저는 듣고 처음에는 조금 놀랐어요. 그동안 의협의 어떤 정책이나 이런 것에 대해서 문제 제기도 많이 하고 비판도 많이 하셨던 분인데 이번엔 아예 지도부에 직접 참여하신다고? 진짜로 박단 위원장이? 어떻게 되신 걸까요?
◆ 박단> 이건 약간의 사실관계를 확인해 드리면 일단 지난 2월부터 4월에도 의협 비대위 체제가 운영이 됐었고 당시에도 제가 비대위원으로 들어가 있었긴 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제가 회의도 참석을 했었고요. 이제 엄밀하게 따지면 의협 회장, 임현택 전 회장의 문제점들이 있어서 소통하는 게 무리가 있었던 거였고요. 이제 또 의협 내에서도 이런저런 소통을 이어가려고 들어간 상태입니다.
◇ 김현정> 박단 위원장뿐이 아니고 보니까 의협 비대위에 전공의와 의대생이 다수 들어갔어요. 전공의 3명, 의대생 3명. 그러면 전체 비대위원 중에 한 40%를 차지하는 거네요. 이제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어떤 정책의 방향을 좀 주도하겠다 이렇게 봐도 되는 겁니까?
기자회견 갖는 박형욱 대한의사협회 비대위원장◆ 박단> 꼭 그렇다기보다는요. 일단 우선 의료계 내에서 지금까지 여러 가지 직역들이 있었는데 내부적인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었고 이번 박형욱 교수님을 중심으로 의협 비대위 체제 안에서 교수, 학생, 개원의, 그다음에 전공의들까지 일단은 의료계에 대해서 소통을 먼저 해보자라는 취지라고 생각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사실은 그동안은 어떤 식이였냐면 의협이 정말 의사들 전체 의견을 대변하는 거 맞아? 의협이 결정하면 다 따라오는 거 맞아? 전공의나 의대생들 생각은 전혀 다른 거 아니야? 이런 의구심이 계속 있는 상태였거든요. 그런데 이제 의협 지도부에 전공의도 들어가고 의대생도 들어가고 했으니까 최소한 의협이 방향을 결정하면 전체 의견이 모아져서 가는 것이다, 이렇게 봐도 되는 상태가 된 거네요.
◆ 박단> 꼭 그렇다기보다는요. 일단 아직 비대위가 출범은 했지만 회의를 시작한 건 아니라서 회의를 통해서 각자의 생각이 어떤 건지 좀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생각은 그 안에서 다를 수는 있지만 어쨌든 그 안에서 토론을 하든 설전을 벌이든 어쨌든 거기서 나온 무언가가 단일화된 이야기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거 아니에요?
◆ 박단> 모르죠. 안에서 어떻게 정리가 될지에 따라서 다른데 결국은 학생들의 의견은 이러한 거고 전공의들의 생각은 이러한 거다, 그런 것들에 대한 변함은 없고요. 다만 들어가서 저희가 이런 이야기를 했을 때 교수나 의협이나 개원의 선생님들께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이런 것들에 대해서 소통하는 자리라고 생각해 주시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 해서 거기서 모아진 의견들은 그래도 이것이 하나의 의견이다라고 전보다는 생각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일단 긍정적입니다. 의협이 하나가 됐다는 거 그리고 대화 창구가 단일화됐다는 점에서 상당히 긍정적인데 다만 그래서 의협이 앞으로의 방향을 어떻게 설정할 건가, 이 부분이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국민들 입장에서는 사실은 빨리 대화 테이블이 좀 열려가지고 뭔가 좀 진척이 됐으면 좋겠거든요. 일단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할 생각 있습니까? 의협.
◆ 박단> 의협 비대위의 입장은 추후에 논의 후에 박형욱 교수님께서 결정하실 문제라고 생각은 합니다만.
◇ 김현정> 비대위원장 신임.
◆ 박단> 우선 저는 이전에 SNS에도 올렸지만 여야의정 협의체가 개인적으로는 되게 무용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우선은 여야의정 협의체라는, 어떤 협의체를 추진하겠다라고 하면 결국 지금은 한동훈 대표가 여야의정 협의체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상태인데 그 누가 추진을 하느냐에 따라서 이 협의체의 방향은 꽤 많이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런데 제가 느끼기에는 한동훈 대표는 이거에 대한 의지가 거의 없다고 저는 판단을 하고 있고.
◇ 김현정> 그래요?
◆ 박단> 실제로 제가 지난번 8월 20일 한동훈 당대표를 비공개로 만났었고 그 이후에 뉴스쇼에 나와서 언급을 하게 된 계기가 뭐였냐면 당시에 한동훈 당대표가 이런 말을 했었습니다. 본인은 '의료계는 아이 돈 케어. 그리고 정부 입장은 잘 모르겠어'라고 표현을 했었습니다.
◇ 김현정> 그게 뭐예요? 의료계는 아이 돈 케어.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게 아이 돈 케어 아니에요?
한덕수 국무총리(오른쪽 두번째)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여·야·의·정 협의체 1차 회의' 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박단> 그렇죠. 그러니까 결국은 상관없고 관심이 없다라는 뜻인데 저희가 느끼기에는 어쨌든 의대 증원 정책 자체가 총선의 공약 중에 하나가 아니었을까라고 생각을 했고 당시에 비대위원장을 맡았던 분이었고 그리고 실제로 당대표가 되셨던 분이 8월 20일 이미 이런 의료 사태가 일어난 지 반년이 지난 그 시점에 그런 식으로 발언을 해서 저는 사실 당시에도 꽤 충격적이었고.
◇ 김현정> 박단 비대위원장 앞에서 그 얘기를 직접 하신 거예요? 의료계는 아이 돈 케어고 정부 입장은 잘 모르겠다? 그게 무슨 맥락 속에서 나온 거예요?
◆ 박단>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이런 것들에 대한 논의를 하던 중에 그런 이야기가 나왔어서 제가 느끼기에는 이분은 지금 본인의 문제와 본인의 책임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었고 그래서 어떻게 보면 여당 대표이기 때문에 이 사태에 대해서 분명히 어떤 책임감을 가지고 당대표에 출마했을 거라고, 저는 했어야 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당시에 여기서 언급을 했었던 거고요. 그런 분이 지금 여야의정 협의체를 하겠다라고 하는 거고 지난 2차 회의에도 본인이 직접 나오지 않은 걸로 봐서는 결국은 정부를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일 것 같은데 과연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 김현정> 어떤 부분을 그러면 설득해야 된다, 어떤 부분을 적극적으로 설득해서 해결해야 그 테이블에 앉을 수 있습니까?
◆ 박단> 저는 일단 테이블을 앉는다고 해결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지금 정부가 지금 사실상의 정책 실패의 상황이라고 저는 생각을 하거든요. 국민들뿐만 아니라 공급자인 의료계도 설득을 했었어야 했는데 이 설득에 실패한 거고요. 그러면 이거에 대해서 반성을 하고 어떤 책임감을 느끼고 그다음 행보를 이어가야 하는데 지금은 2월의 상태 그대로 지금 이야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 이런 거에 대한 반성이 수반돼야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일단 정책에 대한 반성. 이 부분에 대해서 반성이라는 건 당장 마음먹으면 할 수도 있는 건데 그것만이 전제조건은 아닌 것 같던데요. 어제 박형욱 신임 비대위원장의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사과가 있어야 하고 반성과 사과가 있어야 하고 책임자 문책도 있어야 하고 그리고 2025년 의대 증원에 대한 재논의, 이렇게 세 가지 맞습니까?
◆ 박단> 일단은 박형욱 교수님의 의견인 거라 그 부분에 대해서는 교수님께 직접 여쭤보시는 게 맞을 것 같고요. 일단은 정책에 대한 반성이 있다면 사과는 당연하게 수반돼야 되는 거라고 저는 생각을 하고 있고 테이블에 대한 전제조건으로서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습니다. 저희는.
◇ 김현정> 그렇습니까? 의대 증원 백지화 문제가 제일 문제인 것 같아요. 일단 25학년도, 지금 입시가 진행 중인 것에 대해서는 정부에서는 어쩔 수가 없다. 이것까지는 그냥 받아들이고 그다음 해 거는 같이 좀 논의해 볼 만하다, 여기까지가 지금 입장이거든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박단> 그런데 지금 11월이 된 시점에서는 25학년도도 모집 정지를 해야 되는 게 아닌가라는 고민을 정부가 저는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당장 지금 내년 3월이 되면 지금 학생들은 내년에도 지금 휴학을 하겠다라는 의지를 표명한 상태고 거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가결된 걸로 알고 있는데.
◇ 김현정> 이미 올 한 해 의대생들 다 휴학했는데 내년도에도 휴학을 이어간다?
◆ 박단> 휴학을 하겠다는 걸로 회의를 했고 의결을 한 걸로 알고 있긴 한데요. 구체적인 것들에 대해서는 학생들이 결정할 문제고 어쨌든 그런 의지를 가지고 있는 걸로 보이고 내년 3월이 됐을 때 그렇다고 하면 지금 올해 들어왔던 24학번 신입생들과 내년에 들어올 4500명이 될지 3000명이 될지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그 학생들이 3000명 원래 정원이 아니라 1000명이 들어온다고 하더라도 이 인원들을 정상적으로 교육할 수가 없을 거거든요.
◇ 김현정> 만약 내년에 또 쉬게 되면 그럼 또 누적이 되니까 그럼 한 학년이 어떻게 되는 거예요? 7500 더하기, 1만 명이 넘어가는 거예요?
◆ 박단> 그렇죠. 그 이후에 2026학년이 되면 1만 명이 넘어갈 수도 있죠.
◇ 김현정> 그러면 교실에 지금의 한 3배 인원이 된다는 얘기네요.
◆ 박단> 지금도 사실 저는 1000명만 늘어나도 이게 교육이 불가능하다고 생각을 하고 있는데 정부는 지금 가능하다고, 저희가 보기에는 되게 호도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제는 정말로 모집을 해도 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할 때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뽑으면 그만이고 그 뒤엔 대학이 알아서 해라라는 듯한 입장인 것 같아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가 오히려 좀 더 추가적인 대책들을 내놓는 것이 아니라면 모집 정지를 이제는 고민해야 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사실은 그 부분이 맞아요. 그러니까 지금 당장 교수님 수가 확 느는 것도 아니고 교육할 수 있는 환경이 개선이 되는 것도 아닌 상황에서 학생들을 두 배 뽑아놓으면 이 친구들을 어떻게 교육시킬 거냐, 어떻게 의사로 만들 거냐. 그거 맞는 말씀이긴 한데 문제는 이미 대학 입시가 시작이 됐습니다. 수시전형 지금은 거의 다 마쳤습니다. 구술 면접이니 뭐니 다 마치고 합격자 발표 기다리고 있거든요. 그런데 지금에 와서 제로로 돌린다. 이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얘기 아닌가요?
◆ 박단> 그런데 어쨌든 지금 상황을 이렇게 장기화하면서 사태는 어느 정도 파국으로 가고 있고 어딘가에 피해는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제가 봤을 때는 지금 상황에서 앞으로의 대한민국 의료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해서 국민들에게 돌아가는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지금은 모집 정지가 그나마 가장 최선의 수가 아닌가라고 저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다면 지금 수시 면접 진행 중이고 수시 절차가 진행 중이지만 지금이라도 백지화하라.
◆ 박단> 그렇죠.
◇ 김현정> 이건 전체 의견이 아직 모아진 건 아닙니다만 박단 위원장과 박형욱 비대위원장 생각으로는, 신임 비대위원장 생각으로는 그게 대화 테이블에 나갈 수 있느냐 없느냐의 전제조건 여전하다.
◆ 박단> 그렇다기보다는요. 박형욱 교수님의 생각까지는 제가 아직 여쭤보지 않았고요. 이건 제 개인적인 생각인 거고 정부가 검토해야 될 안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도쿄대 사례를 또 예로 드신 게 박단 위원장 맞으시죠?
◆ 박단> 네, 어떤 교수님께서 칼럼으로 쓰셨던 내용이고요.
◇ 김현정> 도쿄대 사례는 어떤 거예요?
◆ 박단> 실제로 그때 당시에도 제가 알기로는 의대뿐만 아니라 다른 과들이 이 문제에 대해서 어쨌든 학생들이 수업 거부를 했었던 거고 수업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을 거라는 판단하에 학교 측에서 그다음 해 모집을 정지한 사례로 저는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그 방법대로라면, 도쿄대 사례대로라면 25학년도 지금 진행 중인 건 하되 그럼 그다음 해를 뽑지 않는다, 이렇게 되는 건가요?
◆ 박단> 아니죠. 25학년도를 정지했었던 거죠. 왜냐하면 올해 수업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의 학생들을 내년도에도 정상적으로 수업하기 힘들다라고 판단을 했던 것 같고 제 생각도 비슷합니다.
◇ 김현정> 참 이게 참 어려운 일이네요. 그러니까 지금 박단 비대위원, 전공의 대표의 이야기는 이대로 그냥 절차를 진행시켜가지고 의대생 수가 2배가 돼서 교육시킬 수 없는 상황이 되면 결국 그 피해는 국민들한테 가는 겁니다. 그 파국이 더 큽니다. 지금 수험생들이 겪는 어떤 피해보다 더 클 겁니다. 이걸 이야기하시는 거고.
◆ 박단> 그렇죠. 왜냐하면 지금은 학생들뿐만 아니라 지금 상황이 계속 이어진다고 하면 전공의들도 돌아가지 않을 거고 내년 3월이 됐을 때 실제로 이미 학생들 같은 경우에는 입대를 한 친구들이 벌써 1000명이 넘어가고 있고 내년도 3월이 되면 전공의들도 3000~4000명 정도가 군의관 혹은 공중보건의사로 가야 될 겁니다. 그러면 이 상황이 점점 더 비가역적인 상황으로 돌아갈 거고 박형욱 교수님이 아마 어제 언급하신 걸로 알고 있긴 한데 이 사태를 어떻게든 다시 풀어내려면 1~2년 갖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진짜 한 10년 정도가 걸릴 수도 있다는 게 저희 생각입니다.
◇ 김현정> 그냥 올 한 해의 문제가 아니라.
◆ 박단> 그렇죠.
◇ 김현정> 굉장히 어려운 상황으로 더 꼬일 것이다. 그게 더 영향을, 그러니까 피해를 크게 줄 것이다.
◆ 박단> 저희가 걱정하고 있는 건 그런 겁니다.
◇ 김현정> 그렇다면 지금 올해 신입생, 올해 수험생들 그분들도 결국 피해인데 그렇더라도 그걸 감수하고 가야 한다. 그 말씀이신 거군요.
◆ 박단> 그 친구들이 만약에 모집이 돼서 입학을 한다고 하더라도 수업을 마찬가지로 듣지 않을 가능성이 저는 더 훨씬 크다고 보고 있고요.
◇ 김현정> 그 친구들도 들어오면 똑같이 휴학이 될 거다?
◆ 박단> 저는 사실 99% 이상 그 친구들도 수업을 듣지 않을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
◇ 김현정> 그거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
◆ 박단>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시면 어느 과든 간에 제가 공대도 다녔지만 예를 들면 신문방송학과라든지 경영학과에서 2학년, 3학년, 4학년 선배들이 다 수업을 안 듣고 있는데 1학년 신입생이 들어가서 나는 어쨌든 간에 지금 윤석열 정부의 혜택을 받은 사람이니 수업을 듣겠다. 이게 과연 가능할지 저는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 김현정> 그게 그러니까 올해는 뽑겠다가 해결책이 안 될 거다. 그 친구들도 또 똑같이 동참할 거다?
◆ 박단> 그럴 가능성이 저는 크다고 보고 있고 그 친구들이 수업을 듣는다고 해도 그 위에 있는 2학년부터 본과 4학년까지가 수업을 듣지 않으면 결국 똑같은 상황이라서요.
◇ 김현정> 사실은 그러니까 정부나 정치권이 이 대학 입시가 시작하기 전에 어떻게든 해결하려고 노력을 했었어야 돼요. 근본적인 문제는 거기 있는 게 맞아요. 계속 손 놓고 있다가 입시 절차가 시작하고 나서부터 대화하자, 이렇게 나온 게 사실은 시기가 굉장히 늦은 건 맞아요. 결국 수험생 볼모로 했던 거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법도 해요. 다만 어떡해요? 이미 그렇게 됐는데. 그러니까 좀 의사들이 조금이라도 좀 그 부분에 대해서는 한 발 접고 올해는 그냥 가자. 그리고 그다음 해부터 다시 논의해 보자 이렇게 할 수는 없어요?
◆ 박단> 저는 이 상황이 결국은 결자해지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정부가 이 정책을 무리하게 밀어붙였 고 이거에 대한 반응으로 학생들과 전공의들이 이러한 행동을 하고 있을 때 이에 대한 대책을 내놓아야 하는 것도 정부라고 저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말씀 나누다 보니까 이게 지금 의협이 전공이나 의대생까지 참여해서 좀 더 단일화가 된 부분, 이 대화 창구가 단일화가 된 부분에 대해서는 긍정적이지만 앞으로의 상황은 여전히 어렵겠구나, 이런 느낌이 좀 드는데요. 애초에 한 해 2000명 증원이라는 정책이 상당히 무리했다는 부분에 대해서 국민들이 상당히 동의를 하는 것 같습니다. 교육시킬 대책도 없었고 장기적으로는 건강보험 제도 자체를 흔드는 것 아닌가 이런 부분에 대한 공감대도 있는데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못은 정부가 했으니 우리는 아무것도 접을 생각이 없다. 이렇게만 나간다면 국민들 환자들은 어떻게 해야 되나, 그 고민은 안 하십니까?
◆ 박단> 뭐, 일단은 모르겠습니다. 의협 비대위에서는 어떻게 생각할지는 또 논의를 해봐야 될 문제지만 결국은 저희가 단순히 1년, 2년의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40년, 50년 대한민국 의료가 어떤 식으로 돌아가야 할지 그래야 국민들한테 더 좋은 혜택들이 지속 가능할 수 있을지 이런 것들에 대한 고민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골치 아프시죠? 박단 위원장도.
◆ 박단> 사실 전공의들도, 학생들도 다 이 사태가 잘 해결되길 바라는 거지 지금 모든 것들에 대해서 이게 나쁘게 돌아가는 거에 대해서 반기는 사람은 저는 없다고 생각을 하고 있고요. 다만 이 교착 상태가 지속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있고 정부가 어쨌든 지금의 정책 실패에 대해서 조금 더 반성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혹시 의대 정원, 올해 입시를 멈추는 문제 말고 그 앞에 반성과 사과와 책임자 문책, 이 정도만 해결되면 그래도 조금 뭔가 여지가 열린다, 이렇게 봐도 되나요? 아니면 그것도 아닌가요?
◆ 박단> 저는 사실 어떤 거에 대한 조건을 걸고 무언가를 행동을 해야 하는 것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언급한 바는 없고요. 저희의 요구하는 그대로 변함이 없는 상태다라고 이해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아니, 그런데 전공의들이야 그래도 의사 자격증이 있는 분들이잖아요. 그러니까 전문의만 못 딸 뿐이지 의사 자격증이 있기 때문에 중소병원에 취직할 수도 있고 본인이 일반의로 개업할 수도 있고 이렇지만 의대생들은 휴학이 계속 늘어지게 되면 10년 수련할 게 11년이 되고 12년이 되고 이렇게 되는 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상황이라면 복귀 못 한다, 이 입장입니까?
◆ 박단> 그렇죠. 학생들도 어쨌든 본인들 스스로 논의를 하고 결정을 한 내용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그리고 모르겠습니다. 제가 일반 다른 과들 친구들을 봐와도 지금의 젊은 세대들이 사실 취업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잖아요. 학생들한테 1년, 2년 휴학하는 게 통계적으로도 사실 흔한 일이고 1년, 2년, 3년 이렇게 휴학하는 일들이 과연 인생이 그렇게까지 문제가 되는 일인가. 오히려 차라리 이 상황을 통해서 사회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저는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 김현정> 학생들도 그런 각오로 지금 임하고 있단 말씀이에요?
◆ 박단>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내년 의료계 상황. 1분 정도 남았는데요. 이대로라면 내년 의료계 상황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 박단> 내년이 되면 정말 다 망하는 게 아닐까. 진짜 파국이거든요. 내년에 학생들, 전공의들, 특히나 군 문제 때문에 입영을 하게 되고 나면 이 사태를 해결하고 싶어도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어서 정부가 사실 이거를 그냥 수험생들 합격 발표하면 끝난다라고 판단할 게 아니라 진짜로 안 돌아왔을 경우에 대비해서 좀 고민을 전향적으로 해야 될 상황…
◇ 김현정> 어떻게 되는 건데요? 만약 안 돌아오고 내년에도 이 상태가 지속이 된다 그러면. 사실 지금도 응급실이 어렵다. 지금 큰병 걸려서 수술하게 되면 이거 어떡하냐 이러고 있는 건데 어떤 상황까지…
◆ 박단> 일단은 저 같은 경우에는 응급실에서 일했었지만 내년까지 이 상황이 계속 지속된다면 이거에 대한 기대가 많이 떨어질 것 같고 다시 대학병원에서 일을 해야 될 그런 의지가 거의 사라질 것 같다는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새로 꾸려진 신임 의협, 새로운 의협의 비대위에 합류하신 박단 전공의 대표, 전공의 비대위원장 오늘 만나봤습니다. 아무쪼록 다음번 인터뷰 때는 뭔가 해결책이 나왔습니다라는 인터뷰로 함께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오늘 귀한 시간 고맙습니다.
◆ 박단> 감사합니다.
※ 내용 인용 시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