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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오세훈, "버텨냈어야 했다. 나도, 尹도…"

오세훈 서울시장 CBS노컷뉴스 독점 인터뷰

설날 하루 전날인 28일, 오세훈 서울시장을 시장 공관에서 만났다. 2시간 동안 짜여진 질문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묻고 답했다. 오 시장은 계엄은 잘못됐지만 윤 대통령의 심경만큼은 이해한다고 말했다. 또 양극단으로 갈라진 정치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본다고 했다. 차기 대통령은 임기가 3년이 되더라도 개헌을 완수하기 위해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 장규석 기자인터뷰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 장규석 기자
"이건 정말 할 짓이 아니다. 나는 이 자리에 왜 있나…" 2011년 1월, 당시 쉰 살이던 오세훈 서울시장은 코너에 몰려 있었다. 서울시의회 의석 4분의 3을 차지한 야당은 막강했다. 오세훈 표 예산은 대거 잘려 나갔고, 무상급식 조례안은 거부권도 소용없이 재의결로 의장이 직권 공포했다.

행정부와 거대 야당의 극한 대결. 거부권에 이은 재의결. 대대적 예산삭감…마치 데자뷔처럼 14년 전 서울시에서 벌어진 이야기다.

"당시 시의회는 지금보다 더 지독한 여소야대였습니다. 나는 식물시장이구나. 그런데 정말 못 견딜 것은, (의회가 조례로 의결한) 하기 싫은 것을 해야 하는 거죠…하고 싶은 일은 못 해, 하기 싫은 일은 해야 돼. 그거를 3년 더 할 생각을 하니까 몸서리가 쳐지는 것이죠. 그때 무상급식 이슈가 터진 겁니다."

거대야당을 극복하기 위해 집어든 선택지는 '주민투표', 시장직을 건 배수진이었다. 결론은 모두가 다 아는 대로, 10년을 야인으로 지냈다. 이제 다시 서울시장이 된 오세훈은 "많이 후회한다"고 했다.

"무상급식 사퇴 후회한다"


"때려쳤는데 예상 밖의 상황이 벌어지는 겁니다. 박 시장이 들어와서는…내가 보기에 꼭 필요하고 해야 될 일인데 전부 다 취소하고 되돌리고 더 나쁘게 망가지는 겁니다. 그리고 생병이 난거에요. 위장병에 허리디스크 터지고, 대상포진 걸리고…후회했죠. 아 내가 버텨냈어야되는거였구나. 내가 그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 의미가 엄청났구나. 이런 생각 때문에…"

인터뷰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 장규석 기자인터뷰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 장규석 기자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서 결국 계엄이라는 최악수를 둔 윤석열 대통령을 바라보는 심정은 복잡하다. 방법은 잘못됐지만 여소야대 상황에서의 그 심경만큼은 이해가 된다는 것이다. 계엄과 탄핵 국면에서 입장이 분명하지 않다는 비판을 받은 배경이기도 하다.

"목표는 있고 하고 싶은 일도 많은데, 야당이 법을 만들어주든 최소한 방해는 말아야 할텐데…오히려 반대되는 법을 보내오니, 답답하고 울분에 찬 마음은 이해합니다. 그렇지만 그것을 계엄이라는 무리수로 해결하려고 했던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봅니다. 계엄을 무슨 계몽령이라고 일깨워주기 위한 기회로 삼았다고 그러는데, 그러면 자기가 그 자리에 없을 확률이 높다는 것을 미처 생각을 못했을 겁니다."

"심정은 이해하지만 계엄은 잘못"


두 사람 모두 기회를 잡으려면 버텼어야 했다. 오 시장은 2021년 보궐선거로 다시 서울시청에 돌아왔을 때 그렇게 했다. 페루에서 르완다에서, 10년 야인 생활을 곱씹으며 얻은 교훈이었다. 110석 가운데 102석이 민주당인 9대1의 압도적 여소야대. 하지만 상황을 알리는데만 집중했다.

"내가 뭐 하고 싶은데 통과 안 시켜주면 계속 SNS에 썼어요. '이런거 이런거 꼭하고 싶은데 민주당에서 이거 못하게 합니다'. 예산철에는 시리즈로도 올렸죠."

1년 뒤 지방선거는 압승이었다. 시의회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7대3으로 역전됐다. 기후동행카드, 손목닥터9988, 신속통합기획 등 오세훈 표 정책들에 속도가 붙었고, 도시경쟁력 순위(6위)는 암스테르담을 제쳤다. 서울시 채무도 3년 연속 감소해 효율성을 강조하는 보수의 방식으로 성과도 냈다. 오 시장은 "다수 의석이 된 순간부터는 하고 싶은 일을 못한게 없다. 성과를 안 내면 이상한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 채무 상황을 설명하는 오세훈 서울시장. 서울시 제공 서울시 채무 상황을 설명하는 오세훈 서울시장. 서울시 제공 
마찬가지로 여소야대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되자 오 시장은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 자신이 얻은 쓰라린 교훈을 전하려 애썼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성정에 조언이 제대로 닿지는 않았다. 그는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러더라도 두 번, 세 번, 네 번이라도 말해서 계엄 같은 걸 아예 못하게 했어야 하는 것인데 후회가 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체포를 앞두고 한남로 일대에서 열린 찬반 집회의 구호는 지척에 있는 오 시장 공관에서도 고스란히 들렸다. 양 극단으로 갈라진 진영을 바라보는 심정은 착잡했지만 그는 거기서 굳이 희망을 찾자면 "가슴 뜨거운 국민이 많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계엄이라고 하는, 또 탄핵이라고 하는 충격적인 계기를 통해서 분출하고 있는 의견들이 워낙 스펙트럼이 넓어서 당황스럽기는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관심없다' 이런 것보다는 오히려 무엇이 나라의 미래를 위해 도움되는 것이냐를 놓고 각자 다른 의견일지언정 분출하잖아요. 이걸 어떻게 긍정의 에너지로 바꿔내느냐가 정치지도자들이 해야될 일이죠."

"긍정 에너지로 바꾸는게 리더의 책무"


대선 출마를 통해 그 역할을 직접 맡을지에 대해서는 오 시장은 여전히 즉답을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해법을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는 모습에서 피하지 않겠다는 분위기는 충분히 감지됐다.

"울분에 차 있고 분노를 느끼는 분들은 일단 '당신들의 생각을 입장을 이해한다'부터 시작해야 마음이 풀려요. '당신들은 이상한 사람들이야'. 이래버리면 소통이고 대화고 안 되죠. 그러니까 일단 정치권에서 당신들의 주장과 입장을 이해한다. 아직까지는 옳다가 아니라 입장을 이해한다. 같이 풀어보자. 이게 해법 아닐까요?"

인터뷰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 장규석 기자인터뷰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 장규석 기자
그는 또 대결 구도의 검투사 정치를 "생산적인 형태의 경쟁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해법으로 전국을 4개 초광역권으로 나눠 자율권을 부여하는 '4개의 강소국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이를위해 차기 대통령은 임기 3년이라도 받아들여야 한다는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3년 뒤 총선과 대선을 맞추는 것을 목표로 87년 체제의 한계를 넘어서는 개헌을 완성하고 물러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임기 3년 대통령도 받아들여야"


그는 자신이 아니더라도 여당 후보는 임기단축 개헌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탄핵당한 정당의 후보에게 또 표를 찍어준다? 쉽지 않아요. (살을 내 주는게 아니라) 오른팔 정도는 잘라내야 진심 반성도 하고 뭔가 그걸 바탕으로 극복하고자하는 최소한의 양심이 있구나 인정을 해주는 것이죠. 나는 우리당에 누가 후보가 돼도 그렇게 해야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재명 대표는 절대로 그렇게 할 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명태균 의혹에 관해 물었다. 그는 먼저 두마디로 대답을 요약했다. "황금폰 제출됐다고 했을 때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수사 빨리 해라."

"우리가 (명 씨에게) 여론조사를 해 달라 부탁을 하고, 그 다음 납품이 돼야할 것 아니에요. 그런데 결과물이 둘 다 없어요. 황금폰 압수한지 지금 한 달이 지났어요. 검찰이 (결과물이) 있으면 지금 내놓지 없으니까 못 내놓는거죠. 민주당은 지금도 오세훈은 명태균 때문에 못 나온다 아직도 희망사항이 그건데…미안하지만 아무것도 없어요. 그거 믿고 있다가는 민주당은 아마 낭패를 볼겁니다."


* 여담으로…전세계를 흔들고 있는 중국의 인공지능 스타트업 '딥시크'에 대한 이야기가 잠시 오갔다. 오 시장은 향후 기술과 기업에 국가 번영의 열쇠가 있다고 강조해왔고, 실제로 딥시크에도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

그는 그러나 챗GPT급 성능을 보인다는 딥시크 R1개발에 558만 달러의 비용만 들었다는 발표에 대해서는 "비용이나 성능에 대한 중국 쪽의 발표는 아직 완전히 신뢰하기 힘들고 조금 더 두고봐야 한다"는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다만 딥시크가 실제로 저비용으로 개발된 것이라면 "AI나 로봇 등 미래기술 경쟁에서 일정 지분이라도 확보해야하는 우리나라에는 좋은 소식이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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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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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AVER반계다석2025-01-30 21:38:42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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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나 비호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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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AKAO크라라2025-01-30 05:24:55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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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레기, 돈 받고 기사 쓰냐. 오세훈이 거부했던 무상급식, 지금 어떻게 됐냐? 외모 빼고는 경쟁력 전혀 없는 오세훈을 마치 여권을 구원할 구원자로 만들어버린 희대의 쓰레기 기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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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AVER해리버터2025-01-30 05:01:58신고

    추천4비추천1

    응 다음은 네 차례야.
    전생에 공먕미 300섬에 한강물에 빠졌었는지....뭐 그런 똥물에 수영장 만든다 버스만든다 설치고 다니냐?

    정신 좀 차려라.. 하긴 정신차리면 죽을때가 다된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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