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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워도 놀자" 눈과 함께 찾아온 설에…활 쏘고 떡국 먹고

"추워도 놀자" 눈과 함께 찾아온 설에…활 쏘고 떡국 먹고

설맞이 도심 행사 곳곳…운현궁에선 전통놀이 체험 가능
강추위에도 가족 단위 방문객 북적…"역사 알게 돼 뜻 깊어"
한복 입은 외국인 여행객도 함께 즐겨…"떡국 맛있어요"
4대 고궁·조선왕릉 무료 개방…박물관에서는 문화행사 '풍성'

설 당일인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운현궁에서 열린 설맞이 행사에 참여한 가족이 활쏘기 체험을 하고 있다. 주보배 기자설 당일인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운현궁에서 열린 설맞이 행사에 참여한 가족이 활쏘기 체험을 하고 있다. 주보배 기자
"추워도 놀아야죠. 눈도 오니까 애들이 더 재미있어 해요"
 
경남 김해시에서 남편, 두 딸과 함께 서울에 온 정여주(40)씨는 "연휴를 맞아 서울로 여행을 왔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의 가족은 연휴 기간 동안 전통행사가 열리는 고궁에도 가고, 서울시청에도 들러 스케이트를 탈 계획이다.

이처럼 설 연휴 기간 폭설과 함께 강추위가 찾아왔지만 서울 도심 곳곳에는 가족과 함께 명절을 즐기기 위한 발걸음이 이어졌다.
 
수도권 기준 최저기온이 영하 10.9도에 달하는 29일, 서울 종로구 운현궁에는 설맞이 행사 '2025 운수대통 설맞이'에 참여한 인파로 북적였다. 행사는 지난 28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되며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다.
 
올해가 '푸른 뱀의 해'인만큼 운현궁에는 뱀을 소재로 한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아이들은 운현궁 뜰에 마련된 부스에 나란히 앉아 뱀 모양 퍼즐을 맞추고, 푸른색 뱀 모양 조형물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윷놀이, 투호놀이, 활쏘기 등 전통놀이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에는 가족 단위로 놀러온 사람들이 줄을 섰다.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았던 종목은 활쏘기였다. 부모들은 아이 팔을 잡고 활을 잘 쏠 수 있도록 활시위를 대신 당겨 주었다. 6세 쌍둥이 자녀와 함께 방문한 김유진(39)씨는 "아이가 요즘 이순신 장군을 너무 좋아해서 활쏘기를 하고 싶다고 가끔 얘기했었다"며 "기차표를 구하지 못해서 전주에 계신 시댁에 못 갔다. 집에만 있으면 시간이 되게 안 가고 아이들은 무조건 밖에서 활동적인 것을 해야 하기 때문에 운현궁에 왔다"고 말했다.

설 당일인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운현궁에서 떡국 나눔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주보배 기자설 당일인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운현궁에서 떡국 나눔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주보배 기자
사흘째 이어진 눈에 고속도로 정체와 교통사고 우려가 심해지면서 귀가 일정을 늦추고 행사에 참여한 시민도 있었다. 전북 전주에서 서울에 온 심미숙(50)씨는 "호남 지역에 눈이 많이 오기도 했고 고속도로 상황도 안 좋을 것 같아 (서울에 머무는 기간을) 하루 더 연장해서 운현궁에 왔다"며 "북촌마을까지 둘러보고 천천히 전주로 내려가려고 한다. 연휴 기간에 경복궁, 국립박물관 등을 갔었는데 역사를 많이 알게 돼서 뜻 깊었다"고 했다.
 
이날 낮 12시부터는 떡국을 나눠 먹는 순서도 진행됐다. 추운 날씨 탓에 배식 30분 전부터 따뜻한 떡국을 먹기 위한 줄이 길게 이어졌다. 계란과 김가루 고명을 얹은 떡국을 받아 든 사람들은 운현궁 처마 밑과 벤치 등에 삼삼오오 모여서 먹었다.
 
체코에서 온 소슈코바 안나(22)씨는 "설날인 것을 알고 (그 기간에) 한국여행을 계획했다"며 "떡국 아주 맛있다. 한국 음식 대체로 다 맛있다"고 말했다. 운현궁 곳곳에는 한복을 차려 입은 외국인 관광객이 눈에 띄었다. 이날 오후 2시부터는 운현궁 앞마당 특설무대에서 세시풍속 놀이 중 하나인 지신밟기 등 공연도 진행됐다.

설 당일인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운현궁에서 전통행사 공연에 모인 사람들. 주보배 기자설 당일인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운현궁에서 전통행사 공연에 모인 사람들. 주보배 기자
설맞이 행사는 도심 곳곳에서 진행 중이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오는 30일까지 문화 행사 '2025 을사년 만사형통 설맞이 한마당'을 연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는 특별전 '나의 보물, 우리의 현대사'와 안중근 의사 하얼빈 의거 115주년 기념 특별전 '안중근 書' 등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25~30일간 경복궁·창덕궁·덕수궁·창경궁 등 4대 궁과 종묘, 조선왕릉(원·묘 포함)을 무료로 개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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