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부산 항공기 화재 사고. 부산시 제공 28일 부산 김해국제공항 에어부산 항공기에서 발생한 화재와 관련해 긴급 대피 상황을 두고 승객과 항공사가 엇갈린 주장을 내놔 논란이 커지는 모양새다.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밤 10시 26분쯤, 김해공항 계류장에서 승객 169명, 정비사 1명, 승무원 6명 등 176명을 태우고 이륙을 준비하던 홍콩행 에어부산 항공기 BX391편(HL7763, A321-200 기종) 꼬리 쪽 내부에서 불이 났다.
불은 발생 1시간 5분 만인 오후 11시 31분 완전히 꺼졌다. 기체는 반소됐지만 다행히 불길이 덮치기 전 탑승자 전원이 비상용 슬라이드로 탈출해 큰 인명피해는 없었다.
에어부산은 탑승객 3명, 승무원 4명 등 7명이 경상을 입었고, 승객 1명을 제외한 모두 진료 후 귀가조치했다고 밝혔다.
탈줄 과정에서 일부 승객들은 에어부산 측이 제대로 안내 방송도 하지 않고, 탈출 안내 대처도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한 승객은 "승무원들이 가만히 앉아 있으라고 하고 소화기를 뿌리는 게 이해가 안됐다"며 "짐을 챙기려는 승객과 탈출하려는 승객이 뒤엉켜 아수라장이 됐지만, 이렇다 할 안내는 없었다"고 전했다.
또다른 승객은 "연기가 차오르고 있지만 승무원이 비상구를 열어주지 않았고, 승객들이 힘을 합쳐 문을 열고 비상구 슬라이드를 펼쳐서 탈출했다"고 에어부산 측의 대처에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대해 에어부산 측은 긴박한 화재 상황해서 관련 절차에 따라 탈출 업무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에어부산은 "승무원에게서 화재 상황을 보고 받은 기장은 2차 피해가 없도록 유압과 연료 계통을 즉시 차단한 후 비상탈출 선포해 승객 전원이 신속하게 대피하게 했다"며 "별도로 안내방송을 할 시간적 여력 없이 긴박하게 이뤄진 상황이었으며, 짧은 시간 내 관련 절차에 따라 신속하게 탈출 업무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에어부산은 "비상구열 착석 객은 탑승 직후 승무원에게 비상탈출 시 비상구 개폐 방법에 대해 안내 받고 승무원을 도와주는 협조자 역할에 동의해야만 착석 가능하다"며 "비상탈출 시 승객이 직접 비상구 조작과 탈출이 가능하다"고 해명했다.
한편 부산소방재난본부는 30일 오전 10시 국토부 항공기철도사고조사위원회 등과 함께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합동 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