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전남대병원 전경. 화순전남대병원 제공의정 갈등의 여파로 전남대병원의 재정 상황이 악화되면서 병원 운영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그동안 안정적인 흑자를 유지하며 분원 적자를 메워왔던 화순전남대병원마저 지난해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24일 화순전남대병원에 따르면 지난 2024년 화순전남대병원의 당기순이익은 28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2004년 개원한 화순전남대병원은 지역 거점병원을 넘어, 암과 면역치료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의료기관으로 성장했다. 특히 암 치료와 면역치료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다. 최근까지도 꾸준히 흑자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경영 성과를 이어갔다. 하지만 화순전남대병원은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2020년부터 2023년까지는 173억 원에서 349억 원의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처음으로 적자로 전환됐다.
전남대병원 전체의 경영 실적도 악화됐다. 전남대병원의 지난해 의료수익은 677억 원 적자로 전년 대비 21.4%나 감소했다.
매년 100억 원에 달하는 빛고을전남대병원의 적자를 보전해온 화순전남대병원이 적자로 돌아선 데에는 장기화된 의정 갈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 2024년 2월부터 지속된 갈등 탓에 신규 환자 유입이 크게 줄었고, 이에 따라 진료 실적이 급감했다.
화순전남대병원의 지난해 수술 건수는 의정 갈등 이전인 2023년과 비교해 무려 50% 가까이 줄었다. 입원환자와 외래환자수도 크게 줄었다.
화순전남대병원 관계자는 "지출은 거의 그대로 유지되고 있지만, 수익이 줄어들면서 현재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이 상황이 해결되지 않으면 당분간 적자 구조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전공의와 젊은 전문의가 감소하면서 각 과별로 인력 부족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현재로선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병원 측은 이 같은 위기 속에서도 환자 중심의 의료서비스 체계 유지를 위해 진료 시스템 개선을 이어갈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환자와 보호자의 편의를 높이는 방향으로 서비스 품질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하지만 의료진이 부족한 상황에서 의정 갈등 이전처럼 진료량을 유지하기는 어려운데다, 전공의 부족 사태로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의정 갈등이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화순전남대병원을 비롯한 전남대병원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정부와 의료계의 적극적인 협력과 실효성 있는 해법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