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성추행 혐의' 송활섭 대전시의원 징계 요원…절대다수 국민의힘 2명만 '동의'

'성추행 혐의' 송활섭 대전시의원 징계 요원…절대다수 국민의힘 2명만 '동의'

징계요구서 요건 갖추지 못하면서 발의 '무산'
곳곳서 징계 요구

송활섭 대전시의원. 대전시의회 제공송활섭 대전시의원. 대전시의회 제공
총선 후보 캠프 여직원을 여러 차례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송활섭 대전시의원의 징계가 요원하다.

대전시의회 다수당인 국민의힘 소속 의원 대부분이 징계요구서에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수당의 횡포가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으로 이어진다.

25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민숙 의원에 따르면 회기 시작 직후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 19명에게 송활섭 의원에 대한 징계요구서에 동의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이용기 의원 등 2명 만이 서명했다. 대전시의회는 국민의힘이 절대다수를 이루고 있다.

회의 규칙에 따라 재석 의원의 1/5인 5명이 동의해야 하지만 요건을 갖추지 못하면서 발의 자체가 무산됐다.

이제 제9대 대전시의회에서 송활섭 의원을 징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남은 회기 3일 안에 의장이 직권으로 상정하는 방법밖에 없게 됐다. 하지만 의장조차 최종 법적 판단이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를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숙 의원은 "송활섭 의원은 지금도 의정 활동을 계속하고 있고 대전시의회는 성범죄에 대해 둔감하거나 옹호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받는 집단이 돼버렸다"며 "시의원 다수의 잘못된 판단으로 우리 의회는 도덕성을 회복할 소중한 기회를 놓쳐버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원에 대한 징계 절차는 사법 처리와 별개로 더 선제적이고 시민들의 일반적인 눈높이를 고려한 방식이 돼야 한다"고도 했다.

송활섭 의원을 징계해야 한다는 요구는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지역 여성단체 등이 연합한 대전여성단체연합은 지난 24일 성명서를 내고 "성폭력 사건을 외면한 정치권의 무책임한 태도를 강력히 규탄하며 대전시의회가 즉각 송활섭 의원에 대해 징계 절차를 재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단체는 "성범죄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조차 묻지 않는다면 이는 정치권이 앞장서서 성폭력을 용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가해자가 정치권에서 제재 없이 활동할 수 있다는 잘못된 인식을 갖게 할 뿐 아니라 피해자가 더욱 위축되는 사회적 환경을 조성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대전시의회 의장에게 윤리특별위원회 회부 시점과 성범죄 재발 방지 대책 계획에 대해 공개 질의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도 최근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송활섭 의원을 즉각 제명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현재 성추행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송활섭 의원은 범죄 피의자로서 법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다"며 "대전시의회는 사법부의 판단을 핑계 삼아 시간을 끌 것이 아니라 즉각 제명 절차를 재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9월 대전시의회가 본회의에서 제명 징계안을 부결시킨 것을 두고서는 "면죄부를 주는 어처구니없는 결정"이라며 "이는 명백한 성범죄 방조 행위이자 대전 시민의 신뢰를 저버리는 배신하는 행태"라고 꼬집었다.

송활섭 의원을 향해서는 "성추행 혐의로 재판을 받는 자가 시의원 직함을 유지하면서 뻔뻔하게 지역구 행사에 얼굴을 내밀고 다니는 것을 두고만 볼 수 없다"며 "이는 피해자에 대한 명백한 2차 가해이자 대전 시민을 우롱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대전지검은 송활섭 의원을 강제추행 혐의로 최근 기소했다. 지난해 2월 총선 후보 캠프 여직원을 여러 차례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이 해를 넘겼는데도 기소하지 않자, 지난 1월 지역 여성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늑장 수사를 비판하기도 했다.

앞서 대전시의회는 지난해 9월 송활섭 의원에 대한 제명 징계안을 본회의에 올려 표결했지만, 송활섭 의원을 뺀 대전시의원 21명 가운데 단 7명만 찬성표를 던져 징계 자체가 없던 일이 됐다.

송활섭 의원은 피소 사실이 알려진 뒤에도 지역구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가 논란이 커지자 국민의힘을 탈당해 현재 무소속이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0

0

전체 댓글 0

새로고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