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의대 모집 인원' 확정, 4월 중하순 이후에나 가능할 듯
교육부가 의대생 전원 복귀를 전제로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3058명으로 동결하겠다며 복귀 시한으로 제시한 31일이 돌아왔다. 3058명은 의대 모집 정원 2천명이 증원되기 전 규모다.
정부는 각 대학 의대생들이 등록 시한을 앞두고 속속 복귀하고 있는 가운데, 이날 기준 40개 의대생들의 복귀율을 취합, 판단한 뒤 내년 의대 모집 인원을 확정할 방침이다.
31일 각 대학 등에 따르면 가천대·건국대·계명대·단국대·대구가톨릭대·아주대·원광대·한양대 등이 이날 등록·복귀 신청을 마감한다.
지난 21일 연세대(서울·원주), 고려대, 경북대, 차의과대(의학전문대학원)를 시작으로 이어져 온 전국 의대의 복귀 기한이 이날 대부분 끝난다. 40대 대학 중 3곳(순천향대 3일, 인제대 5일, 동아대 7일)만 4월 초에 마감된다.
서울대는 전원이 복귀했고, 연세대 의대는 1명을 제외한 모든 학생이 수업 참여 의사를 확약하고 복학 신청을 마무리했다. 등록 시한을 31일 오전으로 연장한 고려대의 경우, 전날 전원 복학 신청을 완료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세대와 고려대는 지난 21일이 등록 마감일이었지만, 이후 의대생들의 복학 문의가 빗발치자 최대한 복학할 수 있는 여지를 열어 두었다.
특히 이들 3개 대학이 갖는 상징성은, 다른 대학 의대생들의 복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성균관대는 의대생 전원이 28일 올해 1학기 복학 신청을 하기로 했다. 학교 측은 28일 오후 5시였던 복학 신청 마감을 밤 12시로 연기했고, 등록금 납부와 수강신청을 31일까지 받기로 했다.
울산대는 28일 복학 신청을 하지 않은 의대생들에게 제적 예정 통보서를 발송할 예정이었지만 학생 전원이 복학 신청을 하기로 해 보류했고, 가톨릭대도 전원 복귀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대·연세대·성균관대·울산대·가톨릭대 등 '빅5'의 경우 거의 모두가 복귀한 가운데, 국가거점국립대인 충남대·부산대 의대생들도 모두 복귀했다.
경희대는 학생들의 요구로 복학 신청 및 등록금 납부 시한을 28일에서 30일 밤 11시 59분으로 연장했다. 원광대는 복학 문의가 이어지면서 등록 마감일을 31일로 늦췄다.
다만 전남대는 28일 정오에 복학 신청 추가접수를 마감했고, 곧바로 미등록생에 대한 제적 예정 통보서 발송에 돌입했다. 재학생 다수가 제적 대상자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는 지난해와는 달리 관용은 없다'는 정부의 강경 방침에 의대생들이 복귀 대열에 합류하고 있는 것이다.
강경 투쟁을 주도하고 있는 대한의대·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 집행부가 의대생들에게 '미등록 휴학'을 압박하고 있지만, '단일대오'에 균열이 생기면서 각 대학에서는 출구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대협은 "일부 동요가 있었지만 나머지 38개 단위는 여전히 미등록을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처럼 의대생들이 속속 복귀 대열에 합류하고 있지만 정부의 내년도 모집인원 확정은 4월 중하순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실제 의대 수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는지 충분한 확인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의대생들이 대거 등록은 했지만 의대교육이 정상적으로 이뤄질지는 아직 불명확하기 때문이다.
연세대 의대 학생 비상시국대응위원회는 지난 26일 1학기 투쟁방식을 '등록 거부'에서 '등록 후 휴학'으로 전환한다고 밝혔고, 서울대 의대 학생회는 지난 27일 "미등록 휴학으로 투쟁을 이어 나가는 것이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등록 후 투쟁' 방식을 채택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공지했다.
의대생이 제적을 피하기 위해 일단 등록은 해놓되, 수업에 제대로 참여하지 않거나 수업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투쟁을 이어갈 여지가 충분히 있다는 것이다.
높은 복귀율에도 의대생들이 집단 수업거부를 할 경우 내년도 의대 모집인원은 5058명으로 2천명이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교육부는 '의대생 전원 복귀'라는 의미는 '대학에서 판단할 때 수업이 가능한 상식적인 수준'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의대생 복귀 시한을 31일로 잡았지만, 내년도 모집인원 확정까지는 앞으로도 몇 주는 더 필요할 전망이어서, 입시생들은 지난해처럼 적지 않은 혼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5학년도 의대 모집 인원은 지난해 5월 말이 돼서야 최종 확정됐다. 교육부는 각 의대의 '수시·정시 모집 비율 및 지역인재전형 비율' 등이 포함된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 주요 사항'을 5월 30일에 발표했다.
2025.03.31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