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문재인 의원이 30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포기 발언 논란과 관련, "만약 NLL 재획정 문제와 공동어로구역에 관한 노전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입장이 북한과 같은 것으로 드러나면, 제가 정치를 그만 두는 것으로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기록원에 있는 기록을 열람해서 NLL 포기 논란을 둘러싼 혼란과 국론 분열을 끝내자"며 이같이 밝혔다.
문 의원은 이날 '새누리당에 제안합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서에서 "NLL 포기 논란은 10․4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공동어로구역의 위치와 범위가 특정되지 않은 탓에 벌어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며 "따라서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가 공동어로구역의 위치와 범위를 어떻게 계획하고, 어떻게 북측에 요구했는지를 확인하면 논란을 끝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그 때 노대통령과 참여정부가 북한의 주장대로, NLL과 북측 주장 해상경계선 사이의 수역을 공동어로구역으로 하려했다면, 그 의도가 어디에 있건 NLL을 포기했다고 비난할 만하다"며 "그러나 노대통령과 참여정부가 준비해서 북측에 요구한 방안은 NLL을 손대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NLL을 기선으로 해서 남북으로 등거리 또는 등면적의 수역을 공동어로구역으로 하자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구역에는 남북 쌍방의 해군 함정의 출입을 금지하는 대신 경찰과 행정조직 중심의 남북 공동 관리기구를 운영하자는 것이었다"면서 "저는 그 방안이야말로, NLL을 지키면서 평화를 확보하고, 우리 어민들의 소득을 높여주는 한편 중국 어선을 배제하여 어자원도 보호하는, 최선의 방안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문 의원은 "남북관계를 안정시키려면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서해안에서의 평화유지가 절실한데, 그 밖에 다른 어떤 방안이 있을 수 있는지 묻고 싶다"면서 "공동어로구역에 관한 노대통령과 참여정부의 그러한 구상은 회담 전의 준비회의록과 회담 준비자료, 회담 때 노대통령의 발언과 김정일 위원장에게 건넨 문건, 회담 후에 있었던 노대통령의 보고와 정상선언 이행계획, 국방장관 회담과 총리 회담 등 후속 회담 준비회의록과 준비자료 및 각 회담의 회의록에 일관되게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 자료 속에는 참여정부가 구상한 등거리 또는 등면적의 공동어로구역을 지도상에 표시한 공동어로구역 계획 지도도 있다"며 "그 지도는 정상회담 때 노대통령이 건넨 문건 속에도 첨부되어 있었다"며 NLL 포기 의혹을 제기한 새누리당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어 "공동어로구역에 관한 그와 같은 회담 전후의 논의에 당시 김장수 국방장관과 김관진 합참의장, 윤병세 외교안보수석 등 지금 박근혜 정부의 인사들도 참여했다"며 "특히 윤병세 수석은 회담 준비 자료를 총괄했고, 김장수 국방장관은 노대통령의 지침에 따라 정상회담 후의 국방장관 회담에서 NLL을 고수한 바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는 현 박근혜 정부나 새누리당이 NLL과 관련한 당시의 전후 맥락을 알면서도 정치적 목적으로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것을 강조한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