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놓고 다투는 릭 밴덴헐크(왼쪽)와 앤디 밴 헤켄. (자료사진=삼성 라이온스/넥센 히어로즈)
골든글러브는 한해 프로야구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10개 포지션 선수들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성적만 좋다고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 포지션에서 적어도 85경기(지명타자는 85경기 출전 이상에 최다 출전 포지션 기준)에 나서야 한다. 타율 3할3푼7리, 홈런 12개를 친 이재원(SK)이 골든글러브 후보에 없는 이유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는 증거다. 지난해까지 총 319개가 제작된 골든글러브를 가져간 선수는 139명. 올해도 43명의 선수가 10개의 골든글러브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유독 외국인 선수에게는 문이 좁았다.
그동안 빼어난 활약을 펼치고도 외국인 선수라는 이유로 골든글러브를 받지 못한 경우가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역대 수상자는 고작 9명. 그나마도 2009년 아퀼리노 로페즈(당시 KIA) 이후 외국인 선수 골든글러브는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적어도 1명 이상의 외국인 선수 골든글러브 수상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앤디 밴 헤켄(넥센)이 7년 만에 20승 투수가 됐고, 릭 밴덴헐크(삼성)는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땄다. 헨리 소사와 손승락, 한현희(이상 넥센), 봉중근(LG)이 후보에 있지만, 사실상 밴 헤켄과 밴덴헐크의 2파전이나 다름 없다. 투수 부문에서는 둘이 아닌 다른 선수가 받으면 이상한 골든글러브가 됐다.
여기에 에릭 테임즈(NC)가 1루, 야마이코 나바로(삼성)가 2루, 펠릭스 피에(한화)가 외야에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단 1루에는 박병호(넥센), 2루에는 서건창(넥센)이 있고, 외야는 워낙 경쟁자들이 많아 수상 가능성은 적다.
이승엽(삼성)은 역대 최다인 9번째 골든글러브를 노린다.
역대 최고 기록은 한대화(해태-LG), 양준혁(삼성-LG)의 8회다. 이승엽 역시 1997년부터 2003년까지 7년 연속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받았고, 2012년에는 지명타자로 수상했다. 타율 3할8리에 홈런 32개를 친 올해 역시 지명타자 부문 강력한 수상 후보다. 만약 이승엽이 수상한다면 역대 최다인 9번째 골든글러브 수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