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성완 (시사평론가)
◇ 박재홍> 김성완의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 나와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성완>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오늘 행간, 다룰 주제는요?
◆ 김성완> 요즘 TV 보다가 게임광고 때문에 짜증난다, 이런 분들 굉장히 많으실 것 같은데요. 게임광고가 많아도 너무 많습니다. 시청률이 높은 프로그램의 광고를 게임광고가 거의 장악하다시피 했는데요. 셧다운제 무용지물로 만든 TV 게임광고, 그 행간을 좀 살펴볼까 합니다.
◇ 박재홍> 저도 게임광고가 부쩍 늘었다, 이런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TV광고를 보면. 도대체 어느 정도 많이 방송되는 건가요?
◆ 김성완> 요즘 모바일 게임이 TV광고업계의 큰손으로 등장했다, 이렇게 말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광고 서너 개 중에 한 개꼴로 게임광고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방송 시청률 조사기관 TNS가 지난 3월 1일부터 4월 6일까지 주간 저녁 드라마 광고를 모두 조사를 했는데요. 모두의 쿠키, 세븐라이츠, 영웅, 레이븐 이런 모바일 게임이 무려 7개가 붙었습니다.
◇ 박재홍> 굉장히 많네요.
◆ 김성완> 아마 시청자가 체감하는 광고 갯수는 훨씬 더 많을 수도 있는데요. 왜냐하면 예전에는 광고가 15초, 30초 이런 식으로 시간이 거의 정해져 있다시피 했는데 요즘은 이게 시간을 여러 가지 버전으로 만들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 개 광고 사이사이마다 게임광고를 집어넣기 때문에 게임광고 갯수는 훨씬 더 늘어난 것처럼 느껴질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프라임 타임 때 광고단가가 15초에 한 1300만원 정도되거든요. 게임사 한 곳이 한 달에 지상파 광고료로만 한 10억원 가까이 지출을 한다고 하니까 1년이면 한 100억. 한 곳이 이 정도라는 얘기입니다. 핀란드 모바일 게임회사인 슈퍼셀이 제작한 ‘클래시 오브 클랜’이라고 하는 광고가 있는데요. 작년에 TV광고 비용으로만 200억원가량을 썼다, 이런 얘기가 있습니다.
◇ 박재홍> 대단하네요. 그러니까 한 업체가 1년에 TV광고비로만 쓴 게 200억원이다.
◆ 김성완> 예. 게임 광고 대전을 촉발한 회사가 바로 이 슈퍼셀이라고 하는 곳인데요. 일본의 소프트뱅크가 대주주로 있는 회사입니다. 같은 회사인데 이 회사의 한 해 매출이 얼마쯤 될 것 같으세요? 모바일 게임 3개로 17억달러. 1조 8000억원을 벌어들였습니다.
◇ 박재홍> 와, 게임 3개로.
◆ 김성완> 광고비로만 5000억원을 씁니다, 전세계에서. 이 슈퍼셀이 TV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서울의 지하철역이나 버스정거장, 광고를 거의 지난해에 융단폭격을 했는데요. 그 이후에 순위가 급등을 해서 모바일 게임 현재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한국에서만 매출이 1300억원 정도 오른다고 합니다. 그리고 광고료로만 추정액이지만 500억원 정도를 쓰고 있다 이런 얘기가 있을 정도입니다. 최근 대대적으로 광고하고 있는 ‘캔디 크러쉬 소다’. 이 게임도 저는 사실은 우리나라 건 줄 알았더니 알고 봤더니 영국의 게임회사인 킹닷컴이 만든 건데요. 지난해 매출이 2조 8000억. 영업이익이 8000억원이나 됩니다. 그래서 막 지금 광고비를 쏟아붓고 있는 상황인데요. 사실 우리나라 국내의 게임회사들은 처음에 외국계 게임회사들이 TV 광고를 많이 하니까 사실 모바일, 사실 게임이라는 것은 입소문을 통해서 나는 것이다, 이런 고정관념이 있었거든요. ‘설마 저래가지고 되겠어?’ 이렇게 했는데 막 순위가 올라가니까 게임 광고대열에 동참을 했는데 레이븐이나 라인, 넷마블 이런 곳들이 광고를 하기 시작하면서 안방에서 지금 광고대전이 벌어진 거죠.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합니다, 사실은.
◇ 박재홍> 시작에 불과하다, 이게 무슨 말씀이에요?
◆ 김성완> 왜냐하면 앞으로는 게임광고가 훨씬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게.
◇ 박재홍> 늘 것이다.
◆ 김성완> 현재 게임광고 시장이 향후 연평균 12%를 성장할 것이다, 이런 시장분석기관들의 조사결과가 나온 적도 있고요. 방송통신위원회가 지상파 광고 총량제를 도입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그동안에는 프로그램별로 광고시간을, 예를 들면 100분짜리 프로그램이다 그러면 10분만 광고할 수 있도록 딱 프로그램별로 시간들을 정해줬거든요. 그런데 이게 모든 전체 방송 시간에서 마음대로 시간들을 조정할 수 있게 해놨습니다. 그러니까 시청률이 낮은 프로그램은 광고를 조금 하고 높은 프로그램은 광고시간을 많이 늘려도 되거든요. 이렇게 되면 게임광고가 프라임 타임 때에 훨씬 더 많이 들어갈 수 있는 거죠.
◇ 박재홍> 그런데 온라인 게임을 규제하는 셧다운제와 모바일 게임 광고가 늘어나는 거,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거 아닌가요?
◆ 김성완> 사실 제도가 현실을 못 따라간다는 얘기가 나온 게 바로 이런 것 때문인데요. 우여곡절 끝에 2012년 7월에 셧다운제가 시행이 됐잖아요. 아마 부모님들은 다 아시겠지만 만 16세 미만 청소년 같은 경우에는 밤 12시부터 이튿날 오전 6시까지 게임접속을 못하게 지금 차단해놨습니다.
◇ 박재홍> 게임을 너무 많이 하니까.
◆ 김성완> 그런데 이건 온라인 게임이고요. 당시에는 모바일 게임이 이 정도가 될 줄은 몰랐어요. 그래서 모바일 게임은 게임중독 우려가 작다, 그래서 적용을 유예해 놨습니다. 그런데 3년 만에 트렌드가 확 바뀌었어요. 온라인에서 모바일쪽으로. 그런데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중독 심각하잖아요. 미래창조과학부가 조사한 걸 보면 우리나라 청소년 3명 중 1명이 지금 스마트폰 중독이라고 하고 대부분의 시간들을 SNS 문자를 하거나 게임을 하는데 시간을 보내고 있거든요. 사실 제 얘기이기도 하지만 제가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을 두고 있는데 이 스마트폰 게임 때문에 굉장히 아들하고 많이 싸웁니다. (웃음)
◇ 박재홍> (웃음) 부자지간에 문제가 생기셨구나.
◆ 김성완> 그런데 저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지금 TV에서 게임광고 나오는 걸 보면서 ‘아, 이걸 어떻게 해야 좋을까’ 걱정을 많이 하실 것 같은데요.
◇ 박재홍> 그러니까요.
◆ 김성완> 최근에 새정치연합 남인순 의원실이 초등학교 4학년에서 중학교 3학년까지 자녀를 둔 학부모를 조사를 했는데. 셧다운제를 모바일 게임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84%나 나왔습니다. 저랑 비슷한 생각하시는 분들이 10명 중 8명 이상 된다는 얘기인데요. 게임광고를 규제를 하든 셧다운제를 모바일로 확대를 하든 중독방지 캠페인을 하든 어떤 방식으로든 대책이 필요한 거 아니냐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온라인 게임도 셧다운제 할 때 굉장히 논란이 많았었는데, “그런다고 안 하냐.” 그러면서. 그런데 모바일 게임까지 확대하면 더 큰 반박이 있지 않을까요?
{RELNEWS:right}◆ 김성완> 맞습니다. 반대하는 쪽에서는 셧다운제 자체가 효용성이 없다는 게 증명이 됐는데 모바일에 적용해도 똑같을 거다, 실효성이 없을 것이다, 이런 얘기를 하고 있고요. 그런 차원을 떠나서서 국가가 어디까지 도대체 개입할 거냐, 이런 얘기까지 합니다. 사실 제도적인 규제차원을 떠나서 모바일 게임 시장을 규제하지 못하는 이유는 따로 있는데요. 뭐일 거 같으세요? 사실은 스마트폰 많이 사용하는 거 청소년만 그럴까요? 그거 아니죠.
◇ 박재홍> 엄마, 아빠도 많이 쓰죠.
◆ 김성완> 맞습니다. 조사한 걸 보면요. 50대까지도 스마트폰 중독이 심각하고요, 부모님들도. 그리고 그 대부분의 시간을, 짬시간이 나면 대부분 게임을 한다고 그럽니다. 폴란드 사회학자 지그문튼 바우만은 ‘고독을 잃어버린 시간’에서 이런 말을 합니다. ‘결국 외로움으로부터 멀리 도망쳐 나가는 바로 그 길 위에서 당신은 고독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쳐버린다.’ 이렇게 얘기하는데요. 스마트폰에 매달리지 않고 좀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 그런 때인 것 같습니다.
◇ 박재홍> 저도 반성하겠습니다.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성완>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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