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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전문가, "김정은 '미숙한지도자' 단정은 위험한 태도"

北 전문가, "김정은 '미숙한지도자' 단정은 위험한 태도"

"위협적인 '군사전략가'로 보고 북한군 군사력 강화에 철저한 대응 필요"

김정은 제1비서가 전투비행술경기대회-2015에 참석한 모습 (사진=조선중앙통신)

 

북한 김정은 제1비서를 단지 나이가 젊다는 이유만 갖고 '미숙한 지도자'로 성급하게 단정하고 북한 급변사태 가능성만 대비하는 것은 안보적으로 매우 위험한 태도라는 주장이 나왔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세종논단에 기고한 '김정은 정권의 군부 엘리트 변동 원인 평가'에 대한 논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 실장은 "지난 5월 13일 국가정보원이 현영철 전 인민무력부장의 처형 사실을 공개한 뒤 다수의 전문가들은 이 사건이 김정은 정권의 불안정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한 사실을 들었다.

그러나, 김정은 집권 이후 주로 교체된 간부들은 군사간부들(인민무력부장, 총참모장)이고, 정치간부(총정치국장)와 공안기관(국가안전보위부, 인민보안부)의 간부들은 비교적 안정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은 집권 이후 약 3년 7개월 동안 군대의 후방사업과 군사외교를 담당하는 인민무력부장은 모두 다섯 차례나 교체됐다.

정 실장은 "인민무력부장이 자주 교체의 대상이 된 것은 김 제1비서가 소위 '경제강국' 건설을 위해 필요로 하는 첨단 장비와 군인건설자 등 젊은 인력을 인민무력부가 보유하고 있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정은 집권 이후 군사작전을 지휘하는 총참모장이 세 차례 교체되기는 했지만, 리영길 현 총참모장은 2013년 8월 이후 약 2년 동안 안정적으로 현재의 직책을 유지하고 있다.

또 "북한군 간부들에 대한 정치사업을 관장하며, 인사권을 행사하는 총정치국장과 주민들을 통제하는 인민보안부장은 한 차례 교체됐고, 엘리트에 대한 감시와 방첩활동을 맡고 있는 국가안전보위부장은 단 한 차례도 교체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김 제1비서가 체제 유지의 기반들인 총정치국과 공안기관의 수장들에게는 안정적인 지위를 보장하고, 주로 파워가 약한 인민무력부와 총참모부의 책임자들을 그 공과나 자신에 대한 충성도 등을 기준으로 교체해왔기 때문에 '즉흥적'으로 군부 인사를 단행하고 있다는 평가는 무리"라고 주장했다.

정 실장은 또 "일부 전문가들은 김 제1비서가 '즉흥적'으로 처형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군부의 핵심 10대 직책(총정치국장, 인민무력부장, 총참모장, 국가안전보위부장, 인민보안부장,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 총참모부 작전국장, 총정치국의 조직부국장과 선전부국장, 보위사령관) 책임자들 중 지금까지 처형된 인물은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한 명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영철 전 인민무력부장은 김정은 비하 발언과 '군벌주의' 등으로 처형됐고 김철 전 인민무력부 부부장은 김정일 사망 직후 애도기간에 부하 여군들을 불러 술판을 벌이다 처형 당했다"고 주장했다.

정 실장은 "김 제1비서의 인명 경시 태도와 공포정치는 비난받아야 마땅하지만, 과거 레닌과 스탈린 모두 공포정치로 권력을 강화했다는 점에서 공포정치가 정권의 불안정성으로 반드시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그리고 "일부 전문가들이 김 제1비서의 '즉흥적'인 결정에 의해 김정일 시대보다 더 많은 간부들이 숙청되고 있는 것처럼 주장하고 있지만, 이것도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국정원은 최근 김정은 집권 이후 약 3년 6개월 동안 약 70여명의 간부들이 숙청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일성 사망 후인 1996년부터 1999년까지 이른바 '심화조사건'을 통해 숙청된 간부들은 적어도 2천명 많게는 2만 3천 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정 실장은 "북한 군부 엘리트 변동의 원인을 김 제1비서의 '즉흥적'인 결정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개인적인 성향의 문제로 귀결시키면 보다 중요한 원인을 간과하게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7월 14일 국정원은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김정은 공식 집권 이후 주요 간부들의 교체 실태를 분석한 결과 당과 정권 기관에 대한 인사는 20~30% 수준으로 최소화하여 당 중심 통치를 위한 조직의 안정성을 보장한 반면, 군은 40% 이상 대폭 교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정일 위원장은 1992년 4월에만 해도 군 간부 524명을 소장으로, 96명을 중장으로 진급시키는 등 군부의 충성을 유도하기 위해 군 간부들에게 과도하게 진급했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북한 군부는 김정일에게 충성을 바쳤으나, 인민군은 간부가 지나치게 많은 비효율적이고 특권적인 조직으로 변질됐다"고 분석했다.

정 실장은 "김 제1비서는 현재 김정일 시대에 지나치게 비대해지고 고령화됐던 북한군 상층부를 축소하고 세대교체로 무사안일주의에 빠진 인민군 간부들을 훈련강화와 계급강등 등의 조치로 군기를 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 실장은 따라서 "김정일 위원장의 선군정치를 계승할 '군사 지도자'로 키워진 김정은을 한국의 안보에 '위협적인 군사전략가'로 보고 북한군의 체질과 군사력 강화에 보다 철저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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