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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도 관중도 너무 힘들어요" 기후위기 외면하는 KBO[기후로운 경제생활]

날씨/환경

    "선수도 관중도 너무 힘들어요" 기후위기 외면하는 KBO[기후로운 경제생활]

    핵심요약

    야구 팬으로 이루어진 환경단체 '크보플' 인터뷰
    지속가능한 야구 위한 2천여 명 서명 전달, KBO와 구단은 묵묵부답
    10개 구장 중 잠실·수원·인천만 다회용기시범사업 진행 중
    9월 부산에서는 온열환자 43명 발생, 주전 선수도 탈진
    감독 만류에도 폭염 경기 강행하는 KBO, 내년에는 기후대책 절실
    2021년 스포츠기후행동협약 가입한 K리그, 축구는 앞서가는 중

    ■ 방송 : 유튜브 실컷 '기후로운 경제생활'
    ■ 진행 :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 대담 : 크보플 김소현·배수연·서정빈 활동가



    ◆ 홍종호> 올해 우리나라에서 야구만큼 뜨거웠던 스포츠가 있었을까요? 총 관중 천만을 돌파하며 인기도 뜨거웠고요. 한편으로는 뜨거운 날씨 탓에 경기 취소와 같은 직격탄도 맞았습니다. 기후 위기를 피부로 느끼고 있는 야구팬들, 직접 행동하기 위해 단체를 만들었다고 하네요. 오늘은 지속 가능한 야구를 위해 행동하는 단체, 크보플의 김소현, 배수연, 서정빈 활동가 모셨습니다.

    ◇ 김소현> 안녕하세요. 저는 크보플 활동은 4개월째 하고 있고요. 그리고 LG 팬으로서는 1년째 응원 중인 김소현 활동가입니다.

    ◇ 배수연> 안녕하세요. 저는 SSG 팬 배수연입니다. 저희 부모님이 인천분이셔서 아기 때부터 따라다니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야구를 좋아하게 됐습니다.

    ◆ 홍종호> 평생 팬이네요.

    ◇ 서정빈> 안녕하세요.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며 살아가고 싶은 여대생 서정빈이라고 하고요. 최강 롯데라고 하죠. 약 10년 넘게 롯데 팬으로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 홍종호> 응원하는 팀이 다양하시네요. 크보플, 어떤 단체입니까?

    ◇ 서정빈> 지속 가능한 지구, 지속 가능한 야구를 위한 KBO 팬들이 모인 단체인데요. '케이팝포플래닛'을 오마주하여 이름을 KBO 팬 for 플래닛. 줄여서 크보플이라고 지었습니다. 만들어진 지는 한 2년 넘었어요. 활동가는 베테랑과 루키로 나뉘어 있는데요. 베테랑 7명, 그리고 루키 22명으로 오프라인과 온라인 왔다 갔다 하면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 홍종호> 수는 적지만 아주 똘똘 뭉치는 모임이라는 거군요.

    ◇ 서정빈> 그렇죠. 야구라는 스포츠로 뭉쳤습니다.


    ◆ 홍종호> 네. 2022년도에 출범했고 지속 가능한 야구를 위한 서명을 KBO와 10개 구단에 전달했다는 얘기가 있네요.

    ◇ 김소현> 전지은 활동가님께서 처음 KBO를 만드셨는데, 시작할 때는 2명밖에 없었어요. 야구에 대한 환경적인 움직임이 필요할 것 같은데 우리라도 조금 목소리를 내서 KBO에 서명을 전달해 보자, 그러면 움직임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그 두 분이 엄청 상의하면서 요구했어요. '지속가능한 한국 프로야구를 위한 협의체 구성', '전 구단 구장 내 다회용기 도입 및 일회용품 사용 중단', '일회용 굿즈 및 응원용품 판매 중단' 등 10가지 요구사항을 마련했습니다. 그래서 약 2천 명의 야구팬들의 서명을 모았습니다. 2명의 활동가님께서 인스타그램에서도 모으고, 야구장 가서도 사인해 주세요 하면서 2천 명의 서명을 모았습니다. 그래서 KBO와 10개 구단에 저희의 서명을 전달했습니다.

    ◆ 홍종호> 그 10개 요구사항 중에 이건 꼭 나누고 싶다. 한번 얘기해 줄 수 있으세요?

    ◇ 서정빈> 그중에 한 가지가 2025년 시즌까지, 전 구단 연간 쓰레기 발생량 2022년 시즌 대비 50% 이상 감소라는 요구사항이 있었어요.

    ◆ 홍종호> 내년 시즌 끝날 때네요.

    ◇ 서정빈> 네. 야구를 보러 가면 알다시피 나올 때 쓰레기가 정말 많이 나와요. 야구라는 스포츠가 기후 악당이 되면 안 되잖아요. 그냥 자리에 두고 나오시는 분들도 많고, 갖고 나오기 너무 귀찮으니까 한 곳에 모아두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아니면 쓰레기를 갖고 나왔는데 쓰레기통이 너무나도 크기가 부족하다 보니까 그 옆에다가 그냥 두는 경우도 많아요. 그런 부분은 각 구단마다 관리를 해서 빨리 치우는 경우도 있지만 집에 갈 때 팬들이 한 번에 나오잖아요. 팬들이 빨리빨리 나오다 보니까 그 시간에는 손이 부족한 거죠. 구단에서 다회용을 사용하게끔 더 조치를 취해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홍종호> 쓰레기 많이 나온다고 했는데 어떤 것들이 얼마큼 많이 나오는지 상황을 더 설명해 주시면 좋겠어요.

    ◇ 서정빈> 예를 들면 쓰레기로 버릴 수 있는 게 플라스틱, 종이, 일반 쓰레기, 비닐, 캔. 5가지가 있다고 생각을 해보세요. 그러면 통이 5가지가 있을 텐데, 거기에 쌓여 있는 게 다 똑같아요. 캔이라고 해서 캔만 버려지는 게 아니고 일반 쓰레기라고 해서 일반 쓰레기만 버려지는 게 아니에요. 야구장 전체를 통틀어서 한 열 군데 넘게 쓰레기통이 있는데 전부 다 그래요. 한 번 버릴 때 치우는 양이 1억 톤 짜리 차량도 부족하다고 쓰레기 관리하시는 분께서 말씀해 주셨어요.


    ◇ 배수연> 제가 분리수거를 하고 싶어도 이미 쓰레기통이 다 섞여 있고 다 넘쳐 있고 이러다 보니까 할 수 없는 상황이 많고, 잠실 야구장 관계자분과 어떻게 얘기를 할 기회가 있어서 녹색연합이랑 함께 가서 얘기를 드렸는데 소방법상 쓰레기통을 더 늘릴 수가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통로 크기가 정해져 있는 것 같아요. 사람들이 대피하거나 할 때 통로 사이즈가 어느 정도 필요하다 보니까 쓰레기통을 더 늘릴 수 없고 지금이 최대로 늘린 상태라고 하시더라고요.

    ◆ 홍종호> 그래요. 아마 KBO에 일회용품 사용 분리수거를 포함해서 양을 줄이는 것에 대한 요구도 하신 것 같던데 KBO에서 답변이 있었습니까?

    ◇ 김소현> 저희가 서명받은 것을 전달했는데 10개 구단 중에서 답변을 주신 구단이 한 구단도 없었습니다.

    ◆ 홍종호> KBO는 물론이고?

    ◇ 김소현> 네 맞습니다.

    ◆ 홍종호> 여러 구장을 다니실 것 같은데 혹시 구장 중에서는 그래도 이 구장은 낫다는 곳이 있나요? 분리배출 시설이 잘돼 있다든지 아니면 구장 안에 관계자들이 배출해 주세요, 함부로 버리지 말아 주세요와 같은 방송을 한다든지.

    ◇ 서정빈> 잠실 야구장 같은 경우는 두산이랑 LG가 같이 사용하고 있는데요. 그곳은 경기 시작 전에 모니터 화면에 방송도 해 주시고요. 그리고 거기는 지금 다회용기 사업을 실시하고 있는 구장 중 하나여서 핑크 색깔 다회용기를 사용해서 맥주, 치킨과 떡볶이 모든 메뉴를 다 담아주십니다.

    ◆ 홍종호> 다 섭취하고 먹은 다음에 그러면 그 다회용기는 어떻게 다시 돌려줍니까?

    ◇ 서정빈> 쓰레기통처럼 회수하는 곳을 만들어 놓으셔서 거기다가 안 닦고 그냥 반납만 하시면 됩니다.

    ◆ 홍종호> 그건 잘 돼요? 그것도 안 하는 사람이 있어요?

    ◇ 김소현> 제가 찾아보니까 70%만 다회용기 반납함에 반납하고 30%는 반납이 제대로 안 됩니다. 보통은 이거를 분리수거해야 된다고 생각을 해서 다회용기인데도 분리수거함에 넣는 사람도 많고요. 그냥 자리에 두는 사람도 많다고 합니다.


    ◆ 홍종호> 다회용기하고 일회용기가 구별이 안 될 정도면 인식이 높다고 보기 힘드네요.

    ◇ 김소현> 저는 관객들에게도 환경 교육을 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 홍종호> 관객들한테 어떻게 할 수 있습니까?

    ◇ 배수연> 중간에 보통 전광판을 많이 보시니까, 다회용기를 어디다 버리는지와 같은 영상을 선수들하고 같이 찍는다면 팬분들이 그래도 집중해서 보실 확률이 높잖아요. 그렇게 같이 영상을 찍어서 중간중간 틀면 될 거 같아요.

    ◆ 홍종호> 그거는 구장 협조만 얻으면 할 수 있는 거 아니에요? 그거부터 빨리 실천해야 될 것 같네요. 또 기후 변화도 야구에 영향을 준다는 얘기가 많이 있습니다. 너무 더워서 야구 경기 보기 힘들다는 얘기 많이 있잖아요. 혹시 경험해 보셨나요?

    ◇ 배수연> 제가 9월 추석 전쯤에 인천 야구장을 갔었는데, 9월인데도 너무 더워가지고 거기 앉아서 보기도 힘들었고 선수들은 어쨌든 안에 들어가면 에어컨이 나오잖아요. 근데 관중들은 야구장 안에 에어컨이 나오는 곳이 없다 보니까 쉴 수 있는 곳도 없고 의무실에 에어컨이 나오긴 하는데 거기도 이미 사람이 꽉 차 있기도 해요. 그래서 9월인데도 더워서 야구보기 힘들어야 되나 하는 생각도 했고, 팬들이 쉴 수가 없다는 게 힘들었던 것 같아요.

    ◆ 홍종호> 9월인데 앉아서 보기가 힘들 정도로.

    ◇ 서정빈> 저는 전 롯데 팬이잖아요. 그래서 거주는 서울이지만 직관하러 부산에 많이 가는데요. 어제도 팬 페스티벌 갔다 왔습니다. (웃음) 8월 2일에 너무 더워서 경기 취소가 됐어요. 다음날도 역시 너무 더웠는데도 그날은 경기를 강행하더라고요. 근데 그 경기에서 저희 팀 주장 선수 포함 세 분 정도가 탈진을 호소했어요. 그래서 다음 날 경기에는 주전으로 못 나오기도 했습니다. 주전으로 뛰는 4번 타자인데 그다음 날에 경기를 안 뛰면 경기에 차질이 있잖아요.

    ◆ 홍종호> 다른 게 아니고 더위 때문에 탈진해서 그렇게 됐다. 너무 안타까웠겠네요.

    ◇ 서정빈> 그렇죠. 너무 화났죠.

    ◆ 홍종호> 누구한테 화가 났어요?

    ◇ 서정빈> 저희 롯데 감독도, LG 감독도 경기를 하면 안 된다고 말을 했거든요. KBO 측 입장에서는 경기가 너무 밀리면 안 되니까요. 장마가 또 와서 계속 밀리는데 작년에도 그렇게 해서 너무나도 늦게 가을 야구를 했어요.


    ◆ 홍종호> 1년에 정해져 있는 경기 수를 소화해야 되니까. 혹시 이런 식의 KBO의 경기 운영에 대해서 우리 활동가들은 물론일 것 같고 팬들께서도 강행하는 건 문제다, 이런 문제의식을 공유하시나요?

    ◇ 서정빈> 제 주변을 보면 크보플 활동을 안 하는 친구들도 너무나도 더운 날씨가 지속되거나 비가 너무나도 많이 오면 경기를 끝내야 된다, 경기를 하면 안 된다라는 말은 해요. 야구선수들은 1년에 144경기를 뛰어야 되는데 건강이 최우선이잖아요. 왜냐하면 행복 야구를 해야 되니까.

    ◆ 홍종호> 저희도 팬들 입장에서는 선수가 건강하고 잘 뛰는 걸 좋아하지, 힘들어하는 모습 보는 거 안 좋잖아요.

    ◇ 서정빈> 맞아요. 보통 사람들은 KBO가 운영하는 걸 모르니까 감독 탓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 홍종호> 우리 김소현 활동가께서는 더위와 관련된 에피소드 같은 거 있으세요?

    ◇ 김소현> 제가 부모님이랑 야구장을 가는 게 너무 소원이었어서 제주도에 있는 부모님을 모시고 8월에 잠실 야구 경기장을 갔는데요. 하필이면 그날 너무 폭염이 심해서 너무 미안하기도 하고 부모님과 같이 즐길 수 있는 야구가 되었으면 했는데 이제는 노인 세대들에게는 조금 어려운 스포츠가 된 것 같아요.

    ◆ 홍종호> 자리에 앉아 있기가 힘들 정도였군요.

    ◇ 김소현> 그때 앰블런스도 와서 1명이 실려 갔거든요. 나이가 있으신 관중이셨어요.

    ◆ 홍종호> 이거는 정말 거의 건강,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네요. 그래요. 하여튼 우리나라의 KBO만이 아니고 전 세계적인 문제예요. 올림픽 때도 이런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고 저는 미국 NFL 미식축구 광팬이거든요. 근데 거기서도 이런 연구 결과도 있어요. 앞으로 기후변화 때문에 경기장이 망가지고 태풍 이런 거 보면 돔 경기장 영향받고 이래서 손실이 110억 달러에 이를 수도 있다. 이런 연구 결과도 나왔어요. 야구는 어때요? 지금 주로 선수들의 건강, 관중들의 안전 문제를 포함해서 야구가 앞으로 지속 가능함을 표방하고 있는데요. 여러분들 하시는 모임에서 어떤 영향을 기후 때문에 받을 것이라고 보세요?


    ◇ 김소현> 유소년 야구단에 자녀가 있는 학부모님들이 저희 활동가로 새로 유입되시기도 했어요. 왜냐하면 자기 자식도 야구를 즐겼으면 하는데 폭염도 심하고 폭우도 심하니까 실력도 잘 안 나오는 거죠. 다음 세대가 계속 야구를 즐기기 위해서는 야구가 지속 가능하게 운영이 돼야 될 것 같은데요. 그렇지 않다 보니까 후대를 고민하는 활동가들도 많이 생겨나서 지금은 아주 활동층이 다양해졌습니다.

    ◆ 홍종호> 내 자식이 야구 선수의 꿈을 키우는데 이렇게 날씨가 덥고 갑자기 비가 많이 와서 만약에 피해를 본다면 야구를 시켜야 되나 이런 생각을 당연히 할 것 같은데요. 혹시 국내에서는 프로리그 하면 야구와 축구가 양대 산맥 아니겠어요? 물론  야구 팬분들은 야구가 훨씬 더 크다고 생각하실 것 같은데요. 축협 쪽에서도 축구가 더위에 상당히 노출되는 거 아니에요. 야구는 더그아웃이라도 있지 축구는 계속 밖에서 뛰어야 되는데 혹시 그쪽은 뭐 한다고 들은 얘기 없으세요?

    ◇ 김소현> Sports for Climate Action이라고 스포츠기후행동협약이 있거든요. MLB도 가입이 되어 있고 다양한 단체들이 가입이 되어 있는 국제 단체인데 한국에서는 최초로 K리그가 가입했습니다. 2021년에 K리그가 처음 가입했고 그 뒤에 2022년에 당구협회, 그리고 탁구협회까지 3개가 가입돼 있어요.

    ◆ 홍종호> 당구, 탁구는 다 실내경기인데도요.

    ◇ 김소현> 그래서 K리그는 선수들도 절대 일회용 물로 안 쓰고 개인 다회용 물컵 사용하고요. 온실가스 배출량도 계속 추적해서 보고서도 출간하고 있고요. 저희는 KBO도 가입을 하면 좋겠다고 바라고 있습니다.

    ◆ 홍종호> 한국에서는 야구가 관중석 수도 평균적으로 제일 많고 그런데 이런 면에서 늦은 편이네요. 제가 작년에 책을 썼는데 거기 들어간 내용 중에 미국의 메이저리그 연구 결과가 있어요. 섭씨 몇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점점 투수가 히트 바이 피치 볼, 몸에 맞는 공을 던지는 비율이 올라간다. 이런 경우도 있고 상대방이 도발할 경우는 더 이 경향이 강해진다. 이런 것도 있어서 앞으로 더위라는 것이 그 더위 자체로 선수들이 느끼는 안전상의 문제도 있지만, 운동하는 방식도 거칠어진다든지 이럴 수도 있어요. 결국은 그게 다 선수들의 안전과 관련되는 거잖아요. 그래서 그런 걸 염두에 두시고 활동을 하시면 좋지 않을까 싶네요. 지금 보니까 문제의식이 많이 있으신데요. 앞으로 계획 얘기를 해 주세요.

    ◇ 서정빈> 현재 잠실과 수원 KT 구장 그리고 SSG 구장까지 다회용기 시범 사업을 진행했었는데 다회용기 사업을 전국적으로 모든 구장이 사용해서 쓰레기를 줄이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고요. 내년부터 해나갈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 하고 저희는 그 목표로 활동해나갈 예정입니다.


    ◆ 홍종호> 그래요. 11월에 부산에서 개최하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 관련해서도 무슨 목소리를 내신다고요?

    ◇ 배수연> 저희가 활동을 하면서 저희만 활동한다고 다 이루어지는 건 아니라는 걸 많이 느꼈어요. 행진이나 이런 거에 많이 참여해서 저희 단체도 알리고요. 전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녹색연합처럼 큰 단체랑 하면 그래도 목소리가 커질 수 있으니까요. 작은 거라도 여러 군데 나가서 노력을 해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 홍종호> 맞아요. 다른 환경단체들은 다 기후나 환경 문제에 진심이기 때문에 연대해서 하면 훨씬 더 목소리가 커질 수 있을 것 같고요. 제 느낌에는 아까 2천 명 서명도 받으셨다고 하는데 팬들은 정말 말 그대로 팬이잖아요. 다른 거 없잖아요. 그냥 나는 이 팀이 무조건 좋아, 아니에요? 팬들하고도 소통을 많이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네요. 팬들을 끌어들이는 작업에 대해 목소리를 크게 내면 낼수록 KBO도 긴장할 테니까요.

    ◇ 김소현> 저희 야구팬들이 경쟁심이 엄청 세요. 하나하나에 경쟁의식 느끼고 우리 구단이 이런 것도 한다고 자부심도 느끼는데요. 다회용기 도입에서도 경쟁의식을 자극해서 각 팬들이 우리 구단이 경기는 졌지만 환경이라도 이겨보자면서 으쌰으쌰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홍종호> 오늘 유쾌하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앞으로 바라는 거 있으면 한마디씩 해주세요.

    ◇ 김소현> 저는 늘 얘기하는 게 RE100처럼 야구 KBO도 뭔가 이런 협의체가 있었으면 좋겠다. 예를 들면 애플도 RE100에 가입하면서 배터리도 RE100이 돼야 되고 부품 하나하나 다 RE100을 추구를 하잖아요. 재생에너지를 더 써야 된다. 그래서 KBO에서도 에너지도 태양광 패널로 RE100을 해보고 잔디도 지속 가능하게 관리를 해보고 그런 차원에서 협의체에 따른 정책 같은 게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합니다. 저희가 할 수 있는 거는 되게 사소한 거거든요. 그래도 목소리를 내고 있으니까 KBO에서도 저희의 목소리를 반영해서 더 주체적으로 협의를 이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 배수연> 제가 기후 얘기나 야구 얘기를 하다 보면 '돔구장 지으면 되는 거 아니냐' 이런 얘기를 주변에서 많이 들었어요. 근데 저는 야구가 야외 스포츠라서 즐기는 낭만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밝을 때 가서 노을도 보고 해지면서 후레시 켜고 응원도 하는 낭만도 있고요. 꼭 돔이 무조건 해결책이라고 생각을 안 했으면 좋겠는 게, 해외에서는 허리케인 때문에 돔이 부서지기도 하고요. 무조건 새 돔구장을 짓는 게 해결책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다른 방면에서 환경적으로 노력을 해서 저희가 좋아하는 야구를 더 오래 볼 수 있게 노력을 해줬으면 좋겠어요.

    ◆ 홍종호> 좋은 말씀이세요. 이번에 미국 플로리다 태풍 왔을 때 돔구장 망가졌잖아요.


    ◇ 서정빈> 저는 야구 선수라면 한 번쯤 받아보고 싶은 골든 글러브가 있잖아요. MLB 같은 경우는 그린글로브어워드 같은 걸 수상을 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 KBO도 MLB처럼 크진 않지만 야구 리그 중에서는 큰 편에 속하잖아요. 그러니까 글러브 같은 것도 준비해서 야구를 보면서 야구 선수들도 환경을 생각하고 있다. 환경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이렇게 보여주면 선수를 좋아하는 팬들도 그 선수를 보면서 환경 운동을 더 열심히 할 것 같아요.

    ◆ 홍종호> 선수 중에서 녹색과 기후의 진심인 선수가 나타나면 파급력이 어마어마할 거다 이런 생각이군요.

    ◇ 서정빈> 네. 선수가 될 수도 있고 아니면 팀이 될 수도 있고요.

    ◆ 홍종호> 서로 경쟁적으로 환경을 깨끗하게 하는 데 진심인 팀이다. 이런 걸 또 KBO가 짐작시켜 주고 아주 좋을 것 같은데요.

    ◇ 서정빈> TV에서 더그아웃을 잡다 보면은 일회용품이 너무나도 많이 잡히니까 그런 부분을 없애기 위해서 다회용 사용하고 있는 걸 보여주면, 내가 좋아하는 선수 다회용 쓰는데 나도 다회용 써야지라는 생각도 가질 수 있으니까요. 보여지는 ESG가 될 수도 있지만 ESG에 민감한 기업들이 야구를 하고 있으니까 그런 부분에서 신경을 써주면 그 기업에 대한 위상도 올라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홍종호> 그런 좋은 일을 자꾸만 전염시키는 거죠. 맞아요. 좋습니다. 듣고 보니까 여러분들 앞으로 아직은 작지만 그러나 많은 활동을 실질적으로 해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우리나라의 여름철 넘버 원 취미 생활이잖아요. 많은 사람들이 직접 가서 보기도 하고 그러니까 앞으로 기대하겠습니다. 지금까지 크보플 김소현, 배수연, 서정빈 활동가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세 분 고맙습니다.

    ◇ 김소현·배수연·서정빈>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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