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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 명반·명곡을 꼽을 때 빠지지 않는 이름, f(x)

편집자 주

1995년 2월 14일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SM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습니다. 'K팝 아이돌'의 원형이자 시초로 꼽히는 H.O.T.를 비롯해 많은 아티스트를 성공 반열에 올리며, 현재 K팝 시장의 기초와 기본을 일구는 데 기여한 SM엔터테인먼트의 30년을 CBS노컷뉴스가 돌아봅니다.

[기획] SM 30주년 ③ - 평론가가 꼽은 추천 앨범과 곡

2015년 10월 27일 발매된 f(x) 정규 4집 '포 월즈'. SM엔터테인먼트 제공2015년 10월 27일 발매된 f(x) 정규 4집 '포 월즈'. SM엔터테인먼트 제공
SM엔터테인먼트의 30주년을 맞아, CBS노컷뉴스는 음악평론가 10인에게 '한 사람이라도 더 들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 만큼 추천하고 싶은 앨범이나 곡'(최대 5장/곡)을 물었다.

그 결과 에스이에스(S.E.S.), 신화(SHINHWA), 플라이 투 더 스카이(Fly To The Sky), 보아, 소녀시대(Girls' Generation), 샤이니(SHINee), 에프엑스(f(x)), 레드벨벳(Red Velvet), 엔시티(NCT), 엔시티 127(NCT 127), 엔시티 드림(NCT DREAM), 에스파(aespa), 종현, 키, 설리, 아이린, 태용, 재현이 언급됐다.

가장 많이, 다양한 작품으로 추천받은 가수는 2009년 데뷔해 네 장의 정규앨범과 두 장의 미니앨범을 발표한 f(x)였다. 답변은 가나다순 및 발매 순으로 정리했다.

1. 김도헌

앨범

플라이 투 더 스카이 정규 3집 '시 오브 러브'(Sea Of Love·2002) : 유영진, 지국현 등 R&B 전성기를 이끌었던 SM의 음악 정체성 확장기의 상징작.

소녀시대 정규 3집 '더 보이즈'(The Boys·2011) :  세계 시장에 도전했던 국내 최정상 걸그룹의 전성기를 상징한다.

샤이니 정규 3집 리패키지 '더 미스컨셉션스 오브 어스'(The Misconceptions Of Us·2013) : 2010년대 SM의 음악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명작. 독특한 콘셉트, 실험적인 음악, 멤버들의 가창 및 퍼포먼스까지 정점을 찍었다.

f(x) 정규 3집 '레드 라이트'(Red Light·2014) : '핑크 테이프'(Pink Tape·2013)라는 명반 발표 이후 더욱 과감한 차별화 노선을 선언한 작품. 난해하고 독특하면서도 친근하고 순수한, 시대와 호흡했던 앨범이다.

NCT '레조넌스'(RESONANCE) 파트 1+2(2020) :역동적인 NCT 세계관의 활력과 새로운 가능성을 궁금하게 만든 프로젝트의 상징적 순간.

2. 김윤하

앨범

소녀시대 일본 정규 3집 '러브 & 피스'(Love & Peace·2013) : 그룹 기량이 정점에 달한 데뷔 5~6년 차 발표한 소녀시대 앨범은 전부 체크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이 시기 일본에서 발표한 정규앨범은 '소녀'보다 그들의 '시대'에 방점이 찍힌 작품들로 흔히 말하는 '거를 타선이 하나도 없는' 기분 좋은 댄스 팝의 향연 그 자체다.

샤이니 3번째 콘서트 앨범 '샤이니 월드 3 인 서울'(SHINee WORLD III in SEOUL·2014) : K팝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방법에 있어 의외로 퀄리티에 합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는 부문이 공연이라고 생각한다. 샤이니의 세 번째 단독 공연의 실황을 담은 이 2 CD 안에는 라이브와 퍼포먼스의 완성도는 물론 객석을 채운 팬들을 압도하는 한편 깊은 감정 교류도 놓쳐선 안 되는 K팝 라이브의 복합적인 과정 모두가 담겨 있다. 특히 인트로 '코드 투 샤이니 월드'(Code to SHINee WORLD)에서 '스포일러'(Spoiler)-'이블'(Evil)-'나이트메어'(Nightmare)로 이어지는 구간에서는 K팝 무대가 전하는 경이가 압축되어 있다.

노래

NCT 드림 '하늘을 나는 꿈'(Heavenly·2024) : K팝을 말하며 점차 멀어지는 대중과의 거리를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K팝 가수들이 정규앨범을 꾸준히 발표하고, 그 안에 이런 곡들이 존재하는 한 언젠가는 그 거리가 좁혀질 수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잘 만든 팝을 들으며 잠시 달콤한 벅차오름을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한다. 앨범에서 이어지는 '밤'(Night Poem)을 같이 들으면 더 좋다.

윗줄 왼쪽부터 S.E.S. '리치 아웃', 신화 '온리 원', 플라이 투 더 스카이 '시 오브 러브', 아랫줄 왼쪽부터 보아 '키스 마이 립스', 소녀시대 '러브 & 피스', 샤이니 '드림 걸 - 더 미스컨셉션 오브 유' 앨범 표지윗줄 왼쪽부터 S.E.S. '리치 아웃', 신화 '온리 원', 플라이 투 더 스카이 '시 오브 러브', 아랫줄 왼쪽부터 보아 '키스 마이 립스', 소녀시대 '러브 & 피스', 샤이니 '드림 걸 - 더 미스컨셉션 오브 유' 앨범 표지
3. 랜디 서

앨범

S.E.S 일본 정규 1집 '리치 아웃'(REACH OUT·1999) : 어릴 적 '이 멜로디컬하면서 청량한 뉴잭스윙이 너무 좋아, J팝은 다 그런가?' 하고 찾아보았다. 당시 일본 가요계에서 힙합과 뉴잭스윙 자체가 소수 장르였을뿐더러 S.E.S처럼 청량하게 소화하는 가수는 찾을 수 없었다. 뉴잭스윙이 다시 사랑받는 2025년 현재 역사적 사례처럼 소중하게 듣는 앨범.

신화 정규 4집 '헤이, 컴 온!'(HEY, COME ON!·2001) : SM은 신화를 통해 특히 90년대 후반 맥스 마틴 스타일의 팝을 한국적으로 번역하려는 시도를 여러 번 했다. 그 모든 노력을 집대성한 결과이자 신화의 "매혹적인 남성상" 정체성을 공고히 한 앨범이 4집 '헤이, 컴 온!'이라 본다. 앤디가 개인 사정으로 참여하지 못한 것만 빼면 완벽에 가까운 음반.

샤이니 정규 4집 '오드'(Odd·2015)와 f(x) 정규 4집 '포 월즈'(4 Walls·2015) : 2015년의 SM은 가히 '작두를 탔다'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90년대부터 한국적 가요에 유영진을 위시한 진한 알앤비(R&B) 영향을 접목한 SM 고유의 스타일이 어느 정도 경지에 이르자, 2010년대부터는 가요에서 잘 볼 수 없었던 마이너한 전자음악/댄스 장르들을 발굴하고 이를 가요, 그러니까 K팝에 본격적으로 이식하기 시작했다. 그 열매가 2015년 런던 노이즈(LDN Noise) 등과의 작업으로 나온 샤이니의 '뷰'(View), f(x)의 '포 월즈' 등이었다. 같은 해에 종현의 '베이스'(BASE), 레드벨벳의 '아이스크림 케이크'(Ice Cream Cake)와 '더 레드'(The Red), 엑소의 '엑소더스'(EXODUS), 보아의 '키스 마이 립스'(Kiss My Lips), 슈퍼주니어의 '데빌'(Devil) 등이 나왔다.

레드벨벳 정규 2집 리패키지 '더 퍼펙트 레드벨벳'(The Perfect Red Velvet·2018) : 상기한 알앤비 영향의 SM 스타일 K팝을 가장 우아하고 근사하게 소화한 곡들이 이 한 장에 다 들어있다. 지니어스 유튜브 채널에서 진행한 타이틀곡 '배드 보이'(Bad Boy)의 제작기 인터뷰에서 이때부터 달라진 K팝의 위상, 혹은 SM이 전 세계 작곡가에게 열어준 음악적 가능성의 장을 짐작해볼 수 있다. 알앤비 댄스와 하우스 등으로 타이트하게 흘러가다가 마지막 곡을 고전적인 SM 아이돌 앨범스럽게 발라드로 끝맺고 있는 점도 재미있다.

4. 마노

앨범

NCT 재현 첫 솔로 앨범 '제이'(J·2024) : 들으면서 내내 헛웃음이 났다. 너무 좋아서. 그리고 쓴웃음도 났다. 이렇게나 좋은 앨범이 제대로 주목받지 못했다는 것이 아쉬워서.



보아 '천사의 숨결'(Beat Of Angel·2003) : 10대 소녀의 활기와 천진함을 곡으로 빚는다면 딱 이렇지 않을까. 발매 당시부터 정말 오랫동안 사랑해 왔던 곡.

레드벨벳 '킹덤 컴'(Kingdom Come·2017) : 앨범 자체가 이미 경이로운 완성도를 갖추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단연 백미로 꼽히는 수록곡.  

샤이니 종현 '센티멘탈'(Sentimental·2018) : 그가 정말 많이 보고 싶어서 '센티멘탈' 해지는 순간이 종종 찾아오곤 한다. 여전히, 아직도.

5. 미묘

노래

소녀시대 '비주얼 드림'(POP! POP!·2011) : 지금 나올 만한 스타일의 곡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 들어도 신선하고 충격적인 맛은 여전하다. 그 당시, 그 소녀시대, 그 프로듀서들이 아니고서는 나올 수 없었을 노래들이 있고, 이 곡도 그중 하나다.

레드벨벳 '오토매틱'(Automatic·2015) : 프로모션도 있었던 곡이지만 이후 레드벨벳의 스케일을 생각하면 훨씬 큰 비중으로 다뤄도 좋겠다. '킹덤 컴' 등 이후의 가슴 철렁한 관능적 알앤비 흐름을 대표할 만한 곡.

설리 '고블린'(Goblin·2019) : 설리가 용기 있는 아티스트로 기억되었으면 한다.

윗줄 왼쪽부터 f(x) '레드 라이트', 레드벨벳 '더 퍼펙트 레드벨벳', NCT '레조넌스 파트 1', 아랫줄 왼쪽부터 NCT 127 '워크', NCT 드림 '헬로 퓨처', 에스파 '걸스' 앨범 표지윗줄 왼쪽부터 f(x) '레드 라이트', 레드벨벳 '더 퍼펙트 레드벨벳', NCT '레조넌스 파트 1', 아랫줄 왼쪽부터 NCT 127 '워크', NCT 드림 '헬로 퓨처', 에스파 '걸스' 앨범 표지
6. 박희아

앨범

샤이니 정규 3집 챕터 1 '드림 걸 - 더 미스컨셉션 오브 유'(Dream Girl - The Misconceptions Of You·2013) : SM과 샤이니의 역사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대중가요의 클리셰를 깬 놀라운 작품.

f(x) '포 월즈'(2015) : 모험적인 사운드와 퍼포먼스로 가요의 틀을 넘어선, 진한 색채감마저 느껴지는 개성 강한 트랙들의 집합.

레드벨벳 정규 2집 '퍼펙트 벨벳'(Perfect Velvet·2017) : SM이 만들어낸 가장 기이하고 아름다운 세계, 그리고 레드벨벳.

NCT 드림 정규 1집 리패키지 '헬로 퓨처'(Hello Future·2021) : 청량 콘셉트의 범람 속, 음악적으로나 메시지적으로나 가장 돋보였던 청춘찬가 모음집.

NCT 127 정규 6집 '워크'(Walk·2024) : 해가 갈수록 빛을 발할, 고급스럽고 세련된 트랙들로 채워진 매혹적인 앨범.

7. 서정민갑

앨범

f(x) 미니 2집 '일렉트릭 쇼크'(Electric Shock·2012), 정규 2집 '핑크 테이프'(2013), 정규 4집 '포 월즈'(2015)
샤이니 정규 3집 리패키지 '더 미스컨셉션스 오브 어스'(2013)
: SM에서 만든 음반 중 가장 좋아하는 음반들이다.

8. 정민재

앨범

f(x) 정규 3집 '레드 라이트'(2014) : 팀의 정체성을 확고히 한 '핑크 테이프'(2013)와 세련미의 극치 '포 월즈'(2015) 중간에 위치해 과소평가 되는 경우가 많지만, 간과하기엔 탁월한 앨범.

보아 정규 8집 '키스 마이 립스'(2015) : 앨범 단위의 완성도가 뛰어남은 물론, 싱어송라이터이자 프로듀서로서 전곡을 직접 만든 작품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샤이니 키 정규 2집 '가솔린'(Gasoline·2022) : 아티스트 스스로에게 잘 어울리는 감각적인 콘셉트와 트렌디한 음악으로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확립한 작품.

NCT 태용 미니 2집 '탭'(TAP·2024) : 보컬과 랩을 자유롭게 오가는 뛰어난 표현력, 힙합과 알앤비를 아우르는 송라이팅으로 잠재력을 증명했다.

레드벨벳 아이린 미니 1집 '라이크 어 플라워'(Like A Flower·2024) : 아티스트가 가진 고유의 보컬 톤을 다채로운 사운드에 담아낸 매력적인 K팝 앨범.

윗줄 왼쪽부터 샤이니 종현 '포에트|아티스트', 샤이니 키 '가솔린', 설리 '고블린', 아랫줄 왼쪽부터 레드벨벳 아이린 '라이크 어 플라워', NCT 태용 '탭', NCT 재현 '제이' 앨범 표지윗줄 왼쪽부터 샤이니 종현 '포에트|아티스트', 샤이니 키 '가솔린', 설리 '고블린', 아랫줄 왼쪽부터 레드벨벳 아이린 '라이크 어 플라워', NCT 태용 '탭', NCT 재현 '제이' 앨범 표지
9. 차우진

노래

샤이니 종현 '하루의 끝'(End of a day ·2015) : 들을수록 좋은 노래. 어떻게 해야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을까 숙제 같은 마음이 함께 남는다.

f(x) '첫 사랑니'(Rum Pum Pum Pum·2013) : 주술적인 사운드와 복잡한 가사가 정말 매력적이다.

레드벨벳 '사이코'(Psycho·2019) : SM의 A&R의 완성도를 새삼 확인할 수 있는 노래.

에스파 '도깨비불'(Illusion·2022) : K팝에 미니멀리즘이 어떻게 결합되는지 확인할 수 있음.

10. 황선업

앨범

신화 정규 3집 '온리 원'(Only One·2000) : 아직 전속 작곡가의 개념이 있던 시절, 작곡가(유영진)와 아티스트(신화)의 시너지가 가장 강하게 빛을 발한 앨범이었다는 인상이다.

플라이 투 더 스카이 정규 3집 '시 오브 러브'(2002) : SM에게 있어서 '팝 뮤직'이란 무엇인가'라고 물어볼 때 들려주고 싶은 작품이다. 보편적이면서도 완성도를 잃지 않은 수록곡이 시대와 상관없이 그 생명력을 오랜 기간 이어가고 있는 느낌을 준다.

노래

f(x) '좋아해도 되나요'(…Is It OK?·2011) :  기존의 그룹을 알고 있던 이들에게 '아, f(x)에게도 이런 청량하고도 설레는 감성이 있었어?'라는 인상을 가져다줄, 내게 '나만 아는 f(x)'와 같은 트랙이다.

샤이니 '히치하이킹'(Hitchhiking·2013) : 탄성을 가진 소리들이 사방으로 튀어 다니는 그 모습을 '귀'로 목격 가능한, 사운드가 가져다주는 쾌감이라는 측면에서 단연 첫 손가락에 꼽고 싶은 노래다.

NCT 드림 '파이어 알람'(Fire Alarm·2012) : 인트로에서 울려 퍼지는 유니즌 보컬, 그리고 이어지는 퍼커션 기반의 폭풍과 같은 전개가 혼을 쏙 빼놓은, 전체적인 구성과 사운드의 미감이 잘 어우러진, 목적에 부합하는 질주감이 아주 잘 표현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 모레(19일)는 'SM 30주년' 기획 4편으로 SM의 클래식 & 재즈 레이블 에스엠 클래식스(SM CLASSICS)의 문정재 대표로부터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함께한 전 세계 최초의 K팝 오케스트라 공연과 첫 정규앨범 '어크로스 더 뉴 월드'(Across The New World)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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