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지역 한 종합병원의 어이없는 진단 실수로 50대 남성이 장애 판정까지 받았지만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20일 충북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청주에 사는 이모(57)씨는 지난해 10월 중순경 자전거를 타다 넘어진 뒤 119구조대에 의해 지역의 한 종합병원으로 옮겨졌다.
7개의 등뼈가 한꺼번에 부러졌다는 진단을 받았고, 무려 70일 동안이나 계속된 입원 치료는 그야말로 고통 그 자체였다.
하지만 퇴원으로 끝날 것 같았던 고통은 뒤늦게 확인된 충격적인 사실과 함께 끝을 알 수 없게 됐다.
아무런 이상이 없다던 목과 손목의 통증이 계속됐던 이 씨가 다른 병원을 찾았다 애초 사고로 목뼈가 부러지고 손목 연골까지 파열됐다는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서다.
이 씨는 이후 통증 치료와 손목 수술 등으로 어쩌면 전혀 필요 없었던 넉 달이 넘는 입원치료를 더 받아야 했다.
게다가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았다면 생기지 않을 수 있었던 후유장애까지 얻었다.
이 씨는 계속된 통증 호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치료 없이 물리치료만 진행해 오히려 상태를 악화시켰다며 분을 삭이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엑스레이나 MRI를 판독하지 못해 부상을 진단하지 못한 것은 명백한 의료사고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씨는 "40차례가 넘게 목과 손목이 아프다고 호소했지만 병원 측은 그때마다 기다리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며 "당초 진료기록과 영상CD만으로도 확인 가능한 진단을 하지 못해 치료시기를 놓치면서 지금도 매일 마약성분의 진통제를 먹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씨는 병원 측이 먼저 요청해 손해보험사가 양측에 1,300여만 원의 합의금을 제시했지만 병원 측이 이후 태도를 바꿔 지급을 회피하고 있다며 최근 수사기관에 사건을 고소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대해 해당 병원의 한 관계자는 "보험회사로부터 합의금이 제시된 뒤 불과 나흘 만에 처리를 요구해 적정 금액이 산출됐는지 확인하는 내부 검토 등의 시간이 없었을 뿐"이라며 "지급을 회피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또 "진단과 치료의 적정성이나 의료사고 주장은 객관적 확인 절차가 필요하지만 막무가내 반발로 이런 절차가 멈춘 것 뿐"이라며 "현재는 법적대응 등 민원인의 처리에 따라 병원도 대응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