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테임즈 (사진=NC 다이노스)
NC 다이노스가 만약 에릭 테임즈의 음주운전 적발 사실을 알자마자 즉각 KBO에 보고했다면 어땠을까.
NC에 따르면 에릭 테임즈는 지난 24일 오후 어머니와 함께 창원시의 한 멕시칸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하면서 칵테일 두 잔을 마셨고 귀가하는 길에 음주운전 단속에 걸렸다. 혈중 알코올 농도가 면허 정지에 해당하는 0.056%가 나왔다.
NC는 29일에서야 테임즈의 음주운전 적발을 KBO에 보고했고 같을 날 미디어를 통해 이 사실을 공개했다.
NC는 그 사이 KBO리그 4경기를 치렀다. 24일과 29일 사이에 2경기가 열렸고 테임즈는 이 기간 결장했다. 테임즈는 29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 뛰었고 2차전 선발 라인업에도 이름을 올렸다. 2차전 도중 뒤늦게 사실을 알게 된 김경문 감독이 교체를 지시하면서 그제서야 그라운드 밖으로 나왔다.
KBO는 30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테임즈에 정규리그 잔여 8경기와 포스트시즌 1경기 출장 정지 징계 처분을 내렸다. 상벌위원회는 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 3호를 근거로 출장 정지 징계를 내렸고 더불어 500만원의 제재금을 부과했다.
야구 팬 사이에서는 음주운전 적발 치고는 징계가 가벼운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많다.
테임즈는 남아 있는 정규시즌 8경기에 모두 출장할 수 없지만, NC는 29일로 정규시즌 2위를 확정했다. 남아 있는 8경기에 출장하지 않는 것이 전체적인 팀 전력에는 크게 의미가 없다.
결국, 포스트시즌 1경기에 출장할 수 없는데, 테임즈로서는 "사실상 1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은 셈이나 다름없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과거 LG 트윈스 정성훈은 시즌 잔여경기 출장정지(13경기)와 유소년야구 봉사활동 120시간의 징계를 받았고 kt 위즈의 오정복은 15경기 출장정지와 유소년야구 봉사활동 120시간의 제재를 부과받았다.
KBO는 포스트시즌 1경기 출장 정지는 '강한 징계'라고 설명한다. 테임즈는 플레이오프 1차전에 뛰지 못한다. 정규리그 1경기와 포스트시즌 1경기는 무게감에서 큰 차이가 난다.
만약 NC의 사후 대처가 늦지 않았다면 사태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테임즈의 정규리그 출장정지 경기수는 최대 10경기로 늘어났을 것이다. 음주운전에 적발되자마자 구단이 먼저 자체 징계를 내리고 KBO가 상벌위원회를 통해 발빠르게 후속 대응을 했다면 처벌 과정은 보다 매끄러웠을 것이고 처벌의 무게도 더 크게 느껴졌을 것이다.
그래서 KBO는 NC 구단에게도 대처가 늦었다며 제재금 1천만원을 부과했다.
NC도 반성하고 있다. 사후 조치 및 관리 소홀에 대한 추가 징계로 배석현 단장에게 1개월 감봉 조치를 내렸다. 테임즈에 대해서는 KBO 징계와 별도로 50시간의 사회봉사와 5000달러(약 55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물론, 테임즈의 적발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가 정성훈과 오정복보다 낮았고 사고를 내지 않았다는 점을 참작했을 수 있다. 그러나 잠재적 가해 행위인 음주운전을 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우리 사회는 음주운전에 지나치게 관대하다는 느낌을 줄 때가 종종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