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러시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에서 대한민국 장현수가 자신의 핸드볼 파울로 실점하자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스웨덴과 멕시코에 연달아 패하며 2패를 당한 축구대표팀. 패배만큼 안타까운 것은 날 선 비난에 직면한 선수들이다. 특히 중앙 수비수 장현수를 향한 비난 강도는 거세다.
장현수는 멕시코와 치른 2차전에서 전반 23분 안드레스 과르다도의 크로스를 막기 위해 몸을 날리며 태클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공이 손에 맞았고 결국 페널티킥을 내줬다. 이어 후반 '치차리토'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의 득점 장면에서 태클이 성급했다는 지적까지 잇따랐다.
이 경기를 해설한 대표팀 선배들 역시 장현수의 태클을 문제 삼았다.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태클을 하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몸을 세우면서 크로스가 올라오는 방향만 막아야 했다"고 밝혔다.
안정환 MBC 해설위원은 "전반전도 그렇고 후반전 역시 태클을 할 타이밍이 아닌 상황에서 하고 있다"며 "태클은 무책임한 회피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멕시코전을 마치고 장현수는 자신의 실수를 자책하며 아쉬움과 미안함이 섞인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한국 축구 레전드들이 이같은 해석을 내놓자 팬들의 비난은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장현수를 대표팀에서 하차시켜야 한다는 청원까지 등장하며 강도가 더욱 높아졌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손흥민이 멕시코와 경기 이후 핸드볼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내준 장현수를 위로하는 모습. (사진=박종민 기자)
장현수에게 좋지 않게 흘러가는 상황. 동료들은 장현수를 걱정했다.
스웨덴전에서 장현수의 패스를 받다가 햄스트링 부상을 입은 박주호는 "내가 잡으려고 무리하다가 운이 안 좋게 다쳤다. (장)현수가 그런 비난을 받은 게 아쉽다"며 "현수가 잘하려고 노력했고, 준비도 잘했다. 보여지는 것만으로 판단되는 게 안타깝다"고 동료를 보듬었다.
비난에 흔들리고 있는 장현수. 신태용 감독은 독일전에도 장현수를 기용할 방침이다. 그리고 이에 앞서 정신력을 회복할 수 있게 힘을 쏟겠다는 구상이다.
신 감독은 "우리보다 실력이 부족하다면 컨디션에 따라 수비라인을 바꿀 수도 있겠지만 상대의 실력이 더 좋기 때문에 더 조직력을 갖고 대응해야 한다"면서 "함부로 건드릴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장현수가 흔들린 부분을 어떻게 잡아가야 할지 그란데 코치와 얘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팬들로부터 응원이 아닌 비난을 받는 장현수. 안정적인 경기력만이 비난을 응원으로 돌릴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