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집회 생방송을 진행하는 가로세로연구소 채널 운영자들. (사진=유튜브 캡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관련 현장마다 등장하는 보수 유튜버들이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고 있다.
지난 2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기자간담회가 열린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당직자와 국내 최대 보수 유튜브 채널 '신의한수' 관계자 사이 실랑이가 벌어졌다.
민주당 측이 '신의한수' 측에 퇴장을 요청했지만 이들은 나갈 수 없다고 거부했다.
'신의한수' 측이 "유선 상으로 어느 언론이든 매체이든 와서 촬영이 가능하다고 했는데 납득할 만한 이유를 대라"고 따지자 민주당 측은 "당초 등록한 언론사에 한해 이 자리에 함께 하기로 했다"고 답했다.
결국 '신의한수' 관계자들은 방호처 직원에 의해 퇴장당하면서 "대한민국은 언론의 자유가 없나.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느냐. 대한민국 만세"라고 외쳤다.
민주당 측은 이후 언론사들에 "지난 4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과정에서 '신의한수'가 문제를 일으켜 국회 차원에서 6개월 출입정지 조치를 받았다"며 퇴장 이유를 보충 설명하기도 했다.
대학가 역시 조 후보자 관련 집회마다 등장하는 이들 유튜버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표적인 보수 유튜브 채널인 '가로세로연구소' '까치방송' '김상진TV' 등은 이들 집회의 환영받지 못하는 단골 손님들이다.
벌써 두 차례 진행된 서울대학교와 고려대학교 촛불집회에서는 이를 막기 위해 집회 참여자들에 대한 학생증, 졸업증명서 등을 검사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유튜버들은 집회 장소 주변에서 방송을 이어나갔고, 서울대학교 집회에서는 자유 발언까지 가져 논란을 불렀다.
대학가가 외부 정치세력의 개입을 경계하는 이유는 하나다. 정치색으로 집회 진정성이 훼손되면 '선동세력'으로 취급돼 조 후보자 의혹을 규명하라는 요구까지도 힘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각 대학들은 집회 집행부들 구성부터 정치색 배제에 힘썼다.
그렇다면 보수 유튜버들이 이처럼 환영받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박근혜 정부 시절 종편 스타였던 이들이 유튜브로 진출한 경우가 대다수인데 편향·왜곡된 '가짜 뉴스'로 신뢰를 잃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택광 문화평론가는 "문재인 정부 출범 시기와 유튜브 트렌드가 맞물리면서 보수 유튜버들이 대거 생겨났다. 박근혜 정부 시절과 달리 자유롭게 방송에 출연하지 못하니 유튜브가 보수 진영의 대안 미디어로 떠오른거다. 과거 종편 스타들뿐만 아니라 정규 방송에서 수용이 불가능한 인물들도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과장과 사실 왜곡이 많고, 언론보다는 자신의 '견해'를 말하는 쪽에 가깝기 때문에 편향에 빠질 위험이 높다. 구독자들은 보고 나면 통쾌하다고 하지만, 그 콘텐츠들에서 균형적인 시선을 찾아보기는 어렵다"라고 진단했다.
특히 20대인 대학생들은 보수와 진보 가릴 것 없이 기성 정치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을 가지고 있다. 보수 유튜버들을 집단적으로 거부하는 현상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 평론가는 "외부인에 대한 적대감, 즉 기성 정치에 대한 불신이 있다. 기성 정치를 오염된 것이라고 생각하고 거기에 이용당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매체가 많아 정보가 금방 확산되니 이전 세대들에 비해 그런 오염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대학집단에 소속감이 강해 외부세력의 개입을 싫어하기도 한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