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 3월14일 이용수 할머니(가운데) 등이 총선 비례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지난 2012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총선 출마를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국회의원 당선인이 만류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아울러 당시 윤미향 대표를 비롯해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관계자들은 수요시위 직후 열린 이 할머니의 출마 기자회견에도 일제히 불참한 것으로 파악됐다.
28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이 할머니는 지난 2012년 3월14일 서울 중학동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후보자 신청서를 제출했다는 사실을 밝히며 총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앞서 엿새 전인 8일 민주통합당 대구시당 사무실에서 출마 사실을 공개한 데 이어 주 활동 무대였던 일본대사관 앞에서 정계 진출 의사를 재차 밝힌 것이다. 당시 정대협 대표였던 윤미향 현 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은 대구에서 회견이 열리기 전에 이뤄진 이 할머니와의 전화통화에서 "국회의원을 하지 않아도 (위안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하며 출마를 만류했다.
이 할머니는 서울 기자회견에서 "일본이 무릎꿇고 사과해야 한다"며 "국회의원이 되면 일제강점기 피해자들을 대표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안부 피해 당사자로서 수요시위가 20년째 이어진 일본대사관 앞을 기자회견 장소로 정해 문제 해결 의지를 강하게 천명하려 한 것이다.
그런데 정작 이 기자회견의 참가자는 시민단체 문화재제자리찾기와 대한변협, 일제피해자공제조합 관계자 등 10여명 밖에 되지 않았다. 출마 회견에 참여했던 복수의 관계자는 "윤 당선인과 다른 할머니들은 수요집회가 끝난 뒤 출마 회견에 함께 하지 않고 곧바로 자리를 떠났다"고 말했다.
좌측부터 이용수 할머니,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국회의원 당선인. (사진=이한형 기자/연합뉴스)
실제로 당시 언론에 보도된 제1013차 정기 수요시위 자료 사진을 보면 이 할머니를 비롯해 김복동(2019년 별세)·길원옥·이옥선 할머니 등 피해 할머니 여섯 분과 시민 등 적어도 수십명이 수요시위에 참석했다. 결국 이 할머니의 국회의원 출마를 반대했던 정대협 측이 출마 기자회견에도 일부러 불참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최근 정의기억연대(옛 정대협)와 관련해 후원금 유용 의혹 등을 받아온 윤 당선인은 지난 1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 나온 뒤 10일째 공식적인 자리를 피하며 잠적을 이어가고 있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5일 전국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는 윤미향 당선인이 사퇴해야 한다는 응답이 70.4%로 나오기도 했다. 윤 당선인은 최근 변호인을 선임하고 검찰 수사에 대한 대응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