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섭. (사진=대전 하나시티즌 제공)
대전 하나시티즌은 K리그2 강력한 우승 후보다.
시민구단에서 기업구단으로 재창단하면서 전력을 대폭 보강했다. K리그1 통산 162승(4위)의 황선홍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고, 골키퍼 김동준을 비롯해 이웅희, 이규로, 조재철 등 수준급 선수들을 영입했다. 또 브라질 출신 안드레는 5경기 6골을 터뜨리며 공격을 이끌고 있다.
개막 전까지는 딱히 언급되는 선수가 아니었지만, 5라운드를 치른 시점에서 눈에 띄는 이름이 하나 있다. 바로 박진섭(25)이다.
박진섭은 흔히 말하는 무명이다. 2017년 K리그가 아닌 내셔널리그 대전 코레일(현 한국철도)에서 시작해 K리그2 안산 그리너스를 거쳐 올해 대전 유니폼을 입었다. 개막 후 4경기에 출전해 2골을 넣었다. 대전 선수로는 안드레 다음으로 많은 골이다.
박진섭은 9일 구단을 통해 "이적 후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남다른 각오로 시즌을 준비했는데 생각보다 골이 일찍 터졌다"면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어 매우 기쁘다. 동료들을 많이 도와줘 좋은 결과가 있었다. 동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박진섭과 대전의 첫 인연은 2016년이었다. 좋은 인연은 아니었다. 당시 박진섭은 대전 입단을 위해 테스트에 참가하고 R리그(2군)도 뛰었지만, 입단에 실패했다. 황선홍 감독과는 대학 시절인 2015년 만나 사진을 찍은 인연이 있다.
돌고 돌아 대전에 입단했다.
박진섭은 "(대전 입단 실패 후) 팀을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김승희 감독님이 불러줘서 대전 코레일에 합류했다. 벼랑 끝이란 각오로 간절하게 뛰었다. 그 결과 1년 뒤 K리그 안산에서 프로에 데뷔했다"면서 "대전 코레일부터 대전 하나시티즌까지 대전과 인연이 깊다. 좋은 기운이 이어지는 것 같다"고 웃었다.
이어 "2015년 대학 시절 한 활동에서 황선홍 감독님에 사진 요청을 해 찍은 적이 있다"면서 "프로를 꿈꾸는 대학 선수에서 지금 사제지간으로 다시 만나 감회도 새롭고 영광이다. 더 많이 배워서 자랑스러운 제자이자, 후배 축구 선수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진섭은 안산에서 2년 동안 62경기를 뛰며 K리그에 정착했다. 지난해 36경기를 뛰는 등 꾸준함이 무기였다. 특히 대전 코레일 시절부터 유독 중요한 골을 많이 넣었고, 지난해에도 5골을 기록했다. 올해도 벌써 2골이다.
박진섭은 "황선홍 감독님도 공격적인 주문을 많이 하고, 적극적으로 임하라고 자신감을 불어 넣어준다. 2골은 내가 잘했다기보다 위치 선정이 좋았던 것 같다"면서 "중앙 미드필더로서 공격과 수비의 리더적인 역할을 많이 주문한다.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동료와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경기를 조율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렵게 프로에 데뷔했지만, K리그2에서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 이제 박진섭의 눈은 더 높은 곳으로 향했다. 안산을 떠나 대전으로 이적한 이유다.
박진섭은 "좋은 팀에서 뛰어난 선수들과 경쟁하며 한계를 시험해보고 싶었다. 승격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으로 성장하길 바란다"면서 "올 시즌 목표는 공격 포인트 10개다. 팬에게 좋은 선수로 기억되는 것은 당연하고, 무엇보다 동료에게 인정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 K리그에서 뛰는 동안, 또 은퇴한 후에도 정말 좋은 선수였다고 기억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