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223명 발생한 11일 오전 서울 양천구보건소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서 기다리고 있다. 황진환 기자국내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지 약 1년 6개월 만에 신규 확진자가 사상 처음으로 '2천 명'을 넘어선 가운데 정부는 여름휴가를 다녀온 인구로 인한 지역사회 'n차 전파'를 확산 원인 중 하나로 추정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손영래 사회전략반장은 11일 정례브리핑에서 "우선 현재로서는 이번 주에 확진자가 증가하는 주된 요인들을 휴가철로 감염들의 확산이 이뤄졌던 부분들이 다시 지역사회로 복귀하시면서 지역사회 내 2차·3차 전파가 일어나고 있는 국면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2223명으로 해외유입 사례(78명)를 제외한 국내 감염자만 2145명에 달한다. 특히 그간 1천 명을 밑돌며 다소 정체상태에 빠졌던 수도권 지역발생 환자는 1405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비수도권 지역도 740명의 환자가 추가되면서 4차 대유행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정부는 벌써 한 달을 넘긴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에도 확산세가 더 불어난 이유로 '델타형 변이바이러스의 유행'과 '거리두기 장기화로 인한 피로감'을 꼽았다. 현재 수도권은 거리두기 4단계 조치 시행 5주 차에 접어들었고, 비수도권은 일괄 3단계가 적용된 지 3주 차에 들어섰다.
손 반장은 "지난 세 차례 유행과 다르게 현재의 어떤 거리두기 조치나 방역조치들이 충분히 억제하는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들은 몇 가지 요인이 있다. 우선 첫째로 델타 변이가 우세종이 된 것"이라며 "델타 변이가 초기 감염력이 매우 크고, 전파력이 강한 특성이 있어서 전파되는 속도 자체가 기존의 비변이보다 훨씬 빠른 특성이 있다. 이에 따라 차단에 애로를 겪고 있는 게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번째로는 아무래도 거리두기가 장기화되고 있고 코로나19 유행 자체가 워낙 장기화되다 보니 국민들의 피로감이 상당히 커지고 있는 중"이라며 "이런 피로감 때문에 이동량 저감 효과가 예전처럼 그렇게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로 전파 차단에 어려움을 겪게 하는 요인들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손 반장은 "이런 부분들은 사실 전세계적으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해외에서도 델타 변이에 대한 대응력이 전반적으로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고 짚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 이한형 기자실제로 최근 하계 휴가로 인한 전국적 이동량이 늘어나면서, 거리두기 지침의 '약발'이 잘 먹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중수본 박향 방역총괄반장은 "지역사회의 '숨은 감염'이 많은 상황에서 이동과 만남은 감염이 확산될 수 있는 위험요인이 되고 있다"며 "지난주 전국의 이동량은 그 전주와는 유사한 상황이었지만 3차 유행이 감소했던 지난 1월과 비교하면 30% 이상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 4차 유행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만남과 약속, 여행과 이동을 자제해 감염의 위험을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부는 이날 확진수치가 현 유행의 '정점'인지는 쉽사리 판단할 수 없다고 봤다.
손 반장은 "이 부분은 현재로서는 좀 판단이 쉽지 않은 상황인지라 금주 추이를 좀 더 보면서 평가해봐야 될 것 같다"며 "지난주까지 수도권의 경우에는 완만하게 감소하는 추이를 한 2~3주 정도 보이고 있다가 지난 주말부터 시작해 다시 유행이 증가세로 전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 증가가 '7월 말, 8월 초'에 집중됐을 것으로 보이는 휴가철 이동의 후속 영향으로 인해 증가가 되면서 계속적으로 증가 추이를 유지하게 될 것인지, 혹은 다시 증가하지 않고 다른 변화를 보일 것인지는 금주 상황들을 지켜봐야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같은 맥락에서 "휴가를 다녀오신 분들, 특히 지역적으로 여러 이동을 하셨던 분들이 조금이라도 이상하시면 검사를 받아주시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도 당부했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 연합뉴스정부는 또다른 확산 분기점이 될 수 있는 '광복절 연휴'를 앞두고 최대한 이동과 만남을 자제해줄 것을 재차 요청했다.
박 반장은 "이번 주말에는 광복절 연휴가 예정되어 있고, 2학기 개학도 다가오고 있다. 연휴를 즐기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시겠지만 이동과 여행은 감염 확산의 확률을 높일 수 있다"며 "우리가 멈추지 않으면 코로나도 멈출 수 없다. 국민 여러분께서는 이번 광복절 연휴에 부디 이동과 여행을 자제하고 집에 머물러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호소했다.
이어 "오는 8월 말에는 우리 아이들의 2학기 등교가 예정되어 있다. 우리 아이들은 그동안 코로나로 인해 1년 반 동안 친구들도 만나지 못했고 비대면으로 수업을 들어왔다"며 "2학기 등교를 위한 어른들의 방역 협조가 정말 많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현재 진행 중인 50대 미만 연령층 예방접종 사전예약에도 적극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다.
박 반장은 "오늘 오후 8시부터는 18세부터 49세 국민 중 생년월일 끝자리가 '1'로 끝나는 분들의 접종 예약이 시작된다. 10부제 예약 첫날 예약 대상자 중 예약을 완료하신 인원은 약 60% 수준"이라며 "백신접종은 4차 유행을 극복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다. 정해진 순서에 따라 접종에 참여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