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광주 동구 광주지법 앞에서 전직 프로야구 선수 임창용 씨가 도박자금 관련 사기 혐의로 재판을 받은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해외 도박판에서 지인에게 빌린 돈을 갚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프로야구 선수 임창용이 검찰의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광주지법 형사11단독 김성준 부장판사는 11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임 씨에 대한 두번째 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임씨가 지난 2019년 필리핀에서 '바카라 도박'을 위해 지인에게 8천만 원 상당을 빌려 갚지 않은 것으로 보고 사기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재판에서 임씨 측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사실 내용을 모두 부인했다.
임 씨는 A씨로부터 현금이 아닌 도박화폐(칩)를 받았고 필리핀 페소를 환율로 책정했을 때 7천만 원 상당이었기에 국내 입국해 7천만 원을 송금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임 씨를 고소한 A씨는 빌려간 칩이 1억5천만 원에 해당한다며 나머지 8천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씨에 대한 다음 재판은 7월 18일 오후 2시 광주지법에서 열린다.
임 씨는 재판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A씨에게 받은 칩은 도박에 사용했지만 1억5천만 원이 아니라 7천만 원이었다"며 "국내 입국 후 A씨가 기자를 많이 안다면서 차용증을 요구해 차용증을 쓰기도 했다"며 재판을 통해 억울함을 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임 씨는 2022년 7월 상습도박 등의 혐의로 기소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300만 원, 2016년에는 마카오에서 4천만 원대 바카라 도박을 한 혐의로 벌금 1천만 원을 선고받았다.
1995년 해태 타이거즈에 입단해 2018년 기아 타이거즈에서 선수 생활을 마친 임 씨는 KB0리그 출범 40주년 레전드 40인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WBC 국가대표로 출전한 바 있는 베테랑 투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