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인덱스 사업부문 글로벌 총괄 헤드 에밀리 스펄링 수석부사장. 미래에셋자산운용 제공미국 나스닥 증권거래소가 AI(인공지능) 반도체 포트폴리오에 투자하는 'AI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ASOX)'를 9일 공개했다. 나스닥은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 발표 이후 30년 만에 반도체 관련 지수를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국내에서 발표했다.
나스닥 에밀리 스펄링 수석부사장은 이날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나스닥이 포시즌스호텔 서울에서 연 세미나에서 "30년 만에 새로운 반도체 투자 지수를 산출해 기대가 크고, 이를 한국에서 발표할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나스닥 아시아태평양 지부 인덱스 연구소장인 데이빗 초이는 "현재 AI가 과대평가 아닌지 투자가 합당한지 의심을 가질 수 있지만, 컴퓨팅과 인터넷, 모바일 이후 4차 혁명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체로 새로운 기술의 단기적 영향력은 과대평가하고, 장기적으로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AI도 비슷하다"면서 "AI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앞으로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클라우드 기반의 AI뿐만 아니라 디바이스 자체에서 구동하는 AI인 '온디바이스 AI'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자율주행차와 수술용 로봇 등은 네트워크 연결이 끊긴 상태에서도 AI가 정상 작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존 SOX로는 AI 반도체 시대의 혁신을 온전하게 반영할 수 없다고 보고, ASOX를 새롭게 구성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 이정환 본부장은 "ASOX는 레거시를 덜어냈다. '레거시 프리'"라며 "성장성 있는 산업만 남긴 것이 ASOX지수"라고 말했다. 레거시는 24나노 이상 성숙공정에서 생산하는 반도체를 뜻한다.
이 본부장은 "2019년 반도체 기업 중 시가총액 1위가 삼성전자로 2420억달러(약 324조원)였고 엔비디아는 6위였다"면서 "1~6위 시총은 1천~2천억달러로 옹기종기 모여있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2024년 엔비디아 시총은 2조 8천억달러(약 3753조원)이 됐고 삼성은 5위, 인텔은 시총이 3분의 1이 됐다. 5년 동안 상전벽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큰 변화가 있었다"며 "2022년 11월 챗GPT가 소개되면서 생성형 AI 시장이 열렸고, 어떤 반도체에 주력하는지에 따라 성패가 달라졌다"고 분석했다.
ASOX 포트폴리오. 장성주 기자즉, 나스닥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인텔 등 종합반도체(IDM) 회사가 AI 시대의 성장성을 누리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SOX와 달리 ASOX는 포트폴리오에 7나노 이하 공정에서 매출이 없거나 종합반도체 기업을 제외했다.
ASOX를 백테스팅(과거 데이터를 적용해 수익성을 평가)한 결과 최근 5년간 580%의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SOX와 나스닥은 각각 270%와 17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나스닥과 협력해 산출한 ASOX가 향후 글로벌 반도체 투자의 새로운 대표 지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