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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슬램'이 옳을까? '캘린더 그랜드슬램'이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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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랜드슬램'이 옳을까? '캘린더 그랜드슬램'이 맞을까?

    박인비 '그랜드슬램' 4연속 우승이냐 ,5연속 우승이냐 논란도

    타이거 우즈와 박인비(자료사진)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박인비가 '그랜드슬램'을 향해 순조로운 출발을 했다. 박인비는 1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에서 열린 올시즌 네번째 메이저 대회인 브리티시오픈 1라운드에서 선두에 3타 뒤진 3언더파 공동18위르 기록했다.

    그런데 박인비의 '그랜드슬램'을 두고 '캘린더 그랜드슬램'이라고 부르는 언론보도가 많다. 그동안은 한 해 모든 메이저 대회를 우승하는 걸 '그랜드슬램'이라고 불렀는데 박인비가 메이저 3연승을 차지하면서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국내 언론에서 갑자기 '캘린더 그랜드슬램'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지만 LPGA 홈페이지에서 Grand Slam으로 검색을 하면 그랜드슬램(Grand Slam)과 커리어 그랜드슬램(Career Grand Slam), 수퍼 커리어 그랜드슬램(Super Career Grand Slam)이란 용어는 나오지만 캘린더 그랜드슬램(Calendar Grand Slam)이란 용어는 나오지 않는다.

    LPGA 홈페이지에는 그랜드슬램(Winning all majors available in one season)은 한 시즌 동안 모든 메이저 대회를 차지할 경우를 말한다. 굳이 캘린더라는 말을 붙이지 않는 것이다.

    지금까지 LPGA에서 그랜드슬램을 차지한 선수는 2명이다.

    1950년 베이즈 자하라아스가 처음으로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메이저 대회가 U.S. Open과 Titleholders 그리고 Western Open 3개 대회였다. 1974년에는 산드라 헤이니가 그랜드슬램을 차지했다. 그러나 1974년에는 메이저 대회가 U.S. Women's Open과 LPGA Championship 두 대회 밖에 없었다. 메이저 대회가 2개 밖에 없었던 것은 10시즌(10년)이었다.

    LPGA 메이저 대회는 1979년부터 2000년까지는 Nabisco Championship과 McDonald's LPGA Championship, 그리고 U.S. Women's Open과 du Maurier Classic으로 4개 대회로 정착됐고, 2001년부터는 Weetabix Women's British Open이 du Maurier Classic을 대신해서 메이저 대회가 됐다. 여기에 2013년부터는 에비앙 챔피언십이 메이저로 승격되면서 LPGA 메이저 대회는 5개 늘어났다.

    커리어 그랜드슬램(Winning all designated majors in player's career)은 선수로 활동하는 동안 모든 메이저 대회에서 한 차례 이상 우승을 차지하는 걸 말한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선수는 지금까지 6명이다.

    LPGA 홈피 캡처

     

    1957년 루이스 석스, 1962년 미키 라이트, 1986년 팻 브래들리, 1999년 줄리 잉스터, 2001년 커리 웹, 2003년 아니카 소렌스탐 등 6명이다. 특히 커리 웹은 캐리어 그랜드슬램에 지금은 폐지된 메이저 대회 우승을 하나 더 기록해 LPGA는 이를 수퍼 커리어 그랜드슬램(Super Career Grand Slam)이라고 부른다.

    커리 웹은 1999년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인 뒤 모리에 클래식(du Maurier Classic)에 서 우승한 뒤 2000년에는 Nabisco Championship에서 우승한데 이어 2000년과 2001년 연속으로 U.S. Open에서 우승했다. 2001년에 McDonald's LPGA Championship에서 우승하면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LPGA 홈피 캡처

     

    이후 커리 웹은 2002년 뒤모리에 클래식 대신 메이저 대회로 승격한 Weetabix Women's British Open에서도 우승하면서 유일하게 4개 메이저 대회를 우승해 수퍼 커리어 그랜드슬슬램을 이뤘다.

    2012년까지 그랜드슬램은 4개 대회였지만 2013년부터 5개 대회로 늘어나면서 그랜드슬램이 되려면 4개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면 되는지 아니면 5개 대회를 석권해야 하는지를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LPGA 투어 선수들도 박인비가 브리티시 오픈에서 우승하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것이라고 얘기하는 쪽과 5개 대회를 모두 우승해야 그랜드슬램이 달성된다는 쪽으로 나뉜다.

    LPGA 홈페이지에서 정의하는 대로 그랜드슬램이 한 시즌 동안 모든 메이저 대회를 차지해야 하는 것이라면 박인비는 브리티시 오픈에 이어서 에비앙 챔피언십에서도 우승해야 한다.

    그렇지만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캘린더 그랜드슬램'라는 단어는 보이지 않는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는 '그랜드슬램'을 "원래 카드 놀이인 브리지 게임에서 나온 것인데, 13트릭을 모두 비드하고 딴 압승을 일컫는 말이다. 넓게 보면 야구나 골프, 테니스에서의 그랜드슬램도 같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캘린더 그랜드슬램의 말 뜻은 이해가 가지만 '커리어 그랜드슬램'과 비교하기 위해 그랜드 슬램에 캘린더라는 단어를 붙여 '캘린더 그랜드 슬램'이라고 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이 비록 한 시즌에 그랜드슬램을 모두 차지하지는 못했지만 선수생활을 하는 동안 모든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선수를 기리기 위한 것이므로 그랜드슬램에 수식어를 붙여서 격을 낮출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마이크 완 미 LPGA 커미셔너는 "만약 박인비가 4개 메이저대회를 모두 우승하면 그랜드슬램으로 인정한다"며 "5개 대회를 모두 우승한다면 '슈퍼슬램'이란 용어를 만들어야 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타이거 우즈는 지난 2000년 US오픈과 디오픈 챔피언십, PGA 챔피언십을 제패한데 이어 2001년 마스터스에서 연속으로 우승하면서 '타이거 슬램'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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