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
''''아빠, 이젠 저를 놓아줘요. 제가 없더라도 꼭 잘 살아야 해. 그리고 미안해요.''''
제대후 20일만에 말기 간암 판정을 받고 투병중이던 윤여주씨(23·전주시 인후동)가 18일 새벽 6시 30분께 전주 예수병원에서 끝내 숨졌다.
18일 오전 전주 예수병원 장례식장 2층에 마련된 윤씨의 빈소는 막내아들을 잃은 중년 부부의 눈물과 통곡소리로 가득 찼다. 그러나 영정 속 윤씨의 얼굴은 건강한 모습으로 생전과 같이 환하게 웃고 있었다.
고 윤여주씨 아버지인 윤재호씨는 아들의 영장 앞에서 얼굴을 감싸쥐고 울부짖었다. 윤씨의 어머니 박점순씨도 가족들을 부둥켜안고 윤씨 이름을 부르며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아버지 윤재호씨는 윤씨가 사망하기 직전인 이날 새벽 3시부터 숨을 쉬기 힘들어했다고 전했다.
''''나를 붙잡고 이젠 놓아달라고 애를 쓰더라구, 제발 놓아달라고, 이달안에 같이 가기로 했는데 먼저 가면 어떻해….''''
숨지기 이틀전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를 남긴 윤씨는 곧바로 혼수상태에 들어갔고, 끝내 운명을 달리했다.
이날 빈소에는 윤씨 가족들만 자리를 지키고 있는 상태이다. 군 당국 관계자들은 아직 빈소를 찾지 않고 있다.
아버지 윤씨는 ''''국가에 자식을 2년간 빌려줬는데 국가는 여주를 헌신짝 취급했다''''며 ''''죽은 여주와 이를 방치한 군 조직을 생각하면 피를 토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윤씨는 이어 ''''군 입대를 앞두고 있는 대한민국 청년들에게 이민이라도 가라고 권하고 싶다''''며 ''''내 아들 여주를 죽음에 이르게 한 군대라는 조직에 환멸을 느낀다''''며 분노를 표출했다.
가족들은 19일 오후 윤씨를 화장한 후 전주지역 납골당 승화원에 임시로 안치한뒤 임실 호국원에 안치해 줄 수 있도록 국방부에 요구하기로 했다.
한편 B형 간염 보균자로 3급 판정을 받고 지난 2002년 2월 군에 입대한 윤씨는 경기도 파주 육군 9사단에서 소총수로 근무하던 전역 후 20일만에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자택에서 투병중이었다. 윤씨는 군 입대 후 23차례에 걸쳐 자대병원을 오갔지만 별다른 의료 조처없이 만기제대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