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주지사협회와의 만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상대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고 발언한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이같은 발언은 16일자(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실린 래리 호건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의 기고문을 통해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7일 워싱턴DC에서 열린 공화당주지사협회와의 만찬자리에서 한 시간 가량 연설했다. 호건 주지사는 전미주지사협회장이다.
호건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을 상대하는 것을 정말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한국인들이 끔찍한 사람들이라고 했다"며 당시의 발언 내용을 소개했다.
호건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은 '왜 미국이 그동안 그들을 보호해왔는지 모른다. 그들은 우리에게 돈을 내지 않는다'고 불평했다"고 밝혔다.
만찬이 열렸던 시점은 방위비분담금 협정 체결이 지연되고 미국이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의 무급휴직 카드를 꺼내들며 한국을 압박하던 때였다.
래리 호건 미 메릴랜드 주지사.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만찬에는 호건 주지사의 한국인 아내 유미 호건 여사도 동석했는데, 호건 주지사는 "대통령이 모국에 모욕을 퍼붓는 동안 아내는 거기 앉아 있었고 나는 아내가 상처받고 속상한 것을 알아차렸다. 아내는 나가버리고 싶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아내는 예의 바르고 조용히 앉아 있었다"고 전했다.
만찬 다음날인 2월 8일에는 이수혁 주미대사가 관저에서 전미주지사협회를 위한 만찬을 주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만찬에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호건 주지사는 "문 대통령은 유미가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얘기하고 나서 나를 '한국 사위'라 칭했다. 우리에겐 큰 의미였고 몇 달이 지나 그의 따뜻함이 메릴랜드 주민에게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지 알게 됐다"고 소개했다.
4월 18일 한국으로부터 50만회 검사가 가능한 코로나19 진단도구를 공수한 일을 상기시키는 발언이다.
미 메릴랜드주가 한국에서 공수한 코로나19 진단키트. (사진=래리 호건 미 메릴랜드 주지사 트위터 캡처)
당시 미국은 진단도구를 구하기가 쉽지 않아 불안감이 팽배했던 시점이라 한국으로부터 50만회 분량의 검사가 가능한 진단도구를 메릴랜드주가 확보했다는 소식은 미 주요언론에서 비중있게 다뤄졌다.
호건 주지사의 기고문은 코로나19 확산 초기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다가 상황이 악화되자 주정부 차원에서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나왔던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을 비판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