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사진=연합뉴스)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의 핵심 관계자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지난 3월 언론의 관심을 '여권 로비' 의혹으로 돌리기 위해 여권 인사들과 촬영한 사진을 언론에 제보하도록 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검찰은 23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신혁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의 재판에서 증인신문을 통해 '검찰이 짜맞추기 수사를 했다'는 김 전 회장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날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한 수원여객 재무담당 이사(CFO) 김모씨는 "당시 김봉현씨가 여러가지 사건들이 보도되다 보니, 이 부분으로 초점을 돌려야 한다고 제게 연락이 왔다"며 "갖고 있는 자료들이 뭐가 있냐고 해서 사진을 보여줬더니 언론쪽과 닿으면 한 번 뿌려서 언론의 관심을 다른 쪽으로 돌리라고 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관련된 사진을 박모씨를 통해 언론에 제보했다고 말했다. 그는 "김봉현씨에게 들은 것은 간단하게 '이상호씨에게 돈 줬다고 흘려라, 제보해라'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회장이 지난 3월 도주 중에 자신의 측근을 통해 언론사에 '여권 인사 로비 의혹'과 관련된 사진을 제보하도록 했다는 의혹은 앞선 언론 보도로 불거진 바 있다.
최근 불거진 '짜맞추기 수사' 의혹을 의식한 듯, 검찰은 이날 법정에서 김씨에게 "검사가 이상호씨에게 불리하게 진술하라고 회유하거나 묵시적으로라도 회유하고 압박했냐"고 질의했다. 김씨는 "전혀 그런 적 없다"고 답했다.
검찰은 다음 공판 때 여권 인사 로비 의혹 관련 사진을 언론에 제보한 박씨를 증인으로 불러 신문할 예정이다.
검찰은 "김봉현씨 신빙성 문제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도망다닐 때, 임의로 신빙성이 있는 상태에서 로비 관련 진술을 했다는 (증인의) 진술이기 때문에 김봉현씨의 법정증언 탄핵을 위해 언론사에 제보한 박모씨를 증인신문하고자 한다"고 했다.
한편 김 전 회장은 "정신적, 심리적 스트레스가 극심하다"는 등의 이유로 이날 재판부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재판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재판부는 김 전 회장을 위한 별도의 증인신문 기일을 잡으면서 "다음 기일에는 구인장을 발부하고 증인신문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은 지난 16일 1차 '옥중 입장문'을 낸 데 이어 대검찰청 국정감사 하루 전인 21일 2차 입장문을 발표했다. 입장문을 통해 김 전 회장은 "검찰의 '짜맞추기 수사'가 있었으며 야권 및 검사 로비 의혹은 덮였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