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6% vs 0.3%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새로운물결' 김동연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35.3%에 이른다. 이런 지지율 격차 속에서도 두 후보의 토론이 성사된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양측은 지난 26일 코로나19 소상공인 손실보상, 부동산 등 경제 정책과 권력 구조 개혁 과제 등을 중심으로 양자 토론을 하기로 합의했다. 철저하게 정책 토론에 초점을 맞춘 모습이다. 양측은 현재 설 연휴 중이나 설 직후 토론을 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한다.
국회사진취재단하지만 두 후보의 워낙 큰 지지율 격차에 '왜'라는 의문이 따라 붙을 수밖에 없다. 가장 큰 경쟁자인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의 토론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후보가 지지율이 0.3%에 불과한 김 후보와의 토론을 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민주당 선대위 내에서는 이 후보가 지지율 정체라는 절박함 속에 정책 능력을 홍보하고, 비호감도를 누그러뜨리기 위한 자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이를 두고 '삼프로 TV'효과를 떠올리는 이들도 있다. 앞서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와의 인터뷰에서 이 후보는 정책 토론의 효과를 톡톡히 본 바 있다. "삼프로 TV가 나라를 구했다"는 댓글이 달릴 정도로 이 후보에게 호응이 좋았다. 여당은 삼프로 TV 링크를 돌리면서 홍보까지 할 정도였다. 정책 토론을 통해 이 후보의 정책 능력이 입증 됐다는 것이다. 지지율 정체기에 돌파구가 절실한 이 후보에게 '제2의 삼프로 TV'가 필요한 셈이다.
특히나 김동연 후보가 문재인 정부의 초대 경제부총리로서 여권의 경제통으로 꼽혔던 만큼, 경제 정책을 두고 진지한 논의를 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당내에서는 김 후보의 미미한 지지율 덕에 '삼프로 TV '만큼의 효과는 아니지만 이 후보의 정책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큰 차이에도 김 후보와 토론도 마다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다.
유튜브 '삼프로TV' 캡처비호감도를 개선할 마땅한 방법이 없는 것도 김 후보와의 토론을 선택한 이유다. 선대위 관계자들은 사석에서 박스권에 갇힌 지지율의 한 원인으로 높은 정권교체론과 함께 이 후보의 비호감도를 꼽는다. 쇄신 기조로 정권 교체론을 누그러뜨릴 수 있지만, 비호감도는 어쩔 도리가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40%대를 유지하는 문재인 대통령과의 지지율 차이는 '후보의 비호감 때문'이라고 분석하는 당내 시각이 있기도 하다.
한 선대위 관계자는 "후보 대 후보라기 보다는 정책 중심의 토론에 기꺼이 나서 실용주의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며 "경제 문제에 관해서는 폭넓게 논의하고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김 후보에게 종종 보내온 '러브콜'도 이번 토론 성사의 배경으로 꼽힌다. 지난해 4월 재보궐 선거 국면에서 당시 민주당 지도부가 김 후보를 유력한 후보군으로 영입하려 했지만 무산된 것이 대표적 예다. 김 후보가 여권 출신 인사로 분류되는 만큼 반감이 덜한 점이 이번 토론에 맥락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토론 이후 김 후보가 이 후보에게 지지 선언을 하며 힘을 보태 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기사에 인용된 지지율은 YTN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24~25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1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다. 자동응답 방식으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