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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확진 세계 최다' 정말 사실일까…시차효과와 K방역의 역설



보건/의료

    '신규확진 세계 최다' 정말 사실일까…시차효과와 K방역의 역설

    하루 17만으로 현재 '최상위'지만 '시차 효과' 고려해야
    오미크론 정점서 미국 137만, 프랑스 50만, 독일 40만
    확진세 예상보다 빨라져…K방역의 역설과 높은 인구밀도 영향
    100만명당 사망자 수는 한국 148명, 미국 2821명, 독일 1453명
    확진 규모보다 사망·중환자 감축이 오미크론 대응 '핵심'

    황진환 기자황진환 기자오미크론 대유행 속 전례 없는 확진자 수 증가에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는 반응들이 나온다. 국내 확진자가 세계 최상위라는 분석은 동시간대에 확진자 수를 놓고 보면 틀린 말은 아니다. 예상보다 국내 신규 확진자 증가세가 거센 것은 사실이고, 다음달 초·중반쯤 정점을 맞아 얼마나 많은 확진자가 나올지도 정확한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유행을 경험한 시기가 나라 별로 달라 단순 비교는 무리라는 지적이다.  입원 환자수, 누적 사망자 등 다른 지표는 한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안정적이다.


    감소세 접어든 미국·유럽…정점 향하는 한국과 '시간 차'


    황진환 기자황진환 기자우선 '현재' 기준 국내 하루 확진자 수가 세계에서 최상위권에 위치한 것은 맞다.

    국제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Our world in data)'에 따르면 23일 집계 기준 한국의 확진자 수는 17만6명으로 독일 22만 5525명에 이어 세계 2위다. 그 뒤로 러시아 13만 5885명, 브라질 13만 1385명, 터키 8만 6600명, 미국 8만 4793명, 일본 8만 302명, 프랑스 6만 6833명 순이다.

    100만명 당 확진자도 전날 기준 3314명(소수점 이하 반올림)으로 세계 8위다. 특히 인구가 1천만명 이상인 국가 중에서는 1등으로 독일 2688명, 러시아 931명, 브라질 614명, 미국 254명 등에 비해 높았다.

    하지만 이를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확진 규모가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하기는 무리가 있다.

    주요 비교 대상인 미국과 유럽 국가들 상당수는 오미크론 대유행의 정점을 경험하고 내려왔거나 내려 오는 중인 반면, 우리는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즉 언제 유행이 시작됐느냐'에 따른 '시차 효과'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로 미국은 지난달 10일 하루 확진자가 137만명으로 세계 최다를 기록했고, 독일은 이달 16일 40만 1828명에 달했다. 이밖에 오미크론을 먼저 경험한 국가들 중 프랑스는 지난달 25일 50만 2507명, 스페인은 지난달 3일 37만 2766명, 이탈리아는 지난달 18일 22만 8123명이었다.

    100만명 당 확진자로 봐도 각각 최다 기록 기준 스페인 7914명, 프랑스 7453명, 독일 4789명, 미국 4110명, 이탈리아 3779명으로 현재 역대 최다 수준인 우리나라보다 많았다.

    세계 순위와 별개로 최근 국내 확진 속도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빨라지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정점 시점끼리 비교했을때도 한국이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순위를 기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방역당국은 일주일 전인 18일만 해도 전문가 분석을 토대로 23일 13만명, 3월 2일 18만명 수준을 예상했지만 정작 23일 0시 기준 17만명을 거뜬하게 넘어섰다. 다음달 초~중순에는 적게는 25만명에서 많게는 50만명까지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자연면역 미국·유럽보다 적어…촘촘했던 K방역의 역설


    이한형 기자이한형 기자이처럼 국내에서 유독 오미크론 전파 속도가 빠른 원인으로는 자연면역을 획득한 인원이 적은 점이 꼽힌다. 'K방역의 역설'이라 불리는 현상으로 성공적인 방역정책으로 그간 확진자 급증을 막아왔는데 이것이 역으로 전파가 빠른 오미크론 확산 여지를 줬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이날까지 미국의 누적 확진자는 7819만 359명으로 전체 인구 대비 약 23% 수준이고 영국은 1878만 4423명을 기록해 약 27%를 차지했다. 여기에 코로나 검사를 받지 않고 지나갔을 환자들까지 감안하면 인구의 3분의 1에서 많게는 절반 가까이 자연면역을 형성했을 가능성이 있다.

    대조적으로 국내 누적 확진자는 오미크론 유행이 시작됐음에도 232만 9182명으로 우리나라 인구 5131만 7389명(행정안전부 2021년 12월 주민등록인구 현황) 대비 4.5%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와 함께, 전체 인구의 절반 정도가 수도권에 몰려있는 등 높은 인구밀도도 빠른 확산세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동량과 접촉량이 많아 오미크론이 더욱 빨리 번진다는 것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인구밀도가 너무 높아 누군가 한 번 감염이 되면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감염이 적은 상태고 백신접종률도 (다른 나라에 비해) 높아 방역을 굉장히 잘했기는 했지만 결국 어쩔 수 없이 겪게 되는 '방역의 역설'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불가피한 확진자 수 증가…사망·중환자 관리가 오미크론 대응 관건


    이한형 기자이한형 기자오미크론 고유의 특성에 현 우리나라의 상황까지 고려했을 때 오미크론 유행에 확진자가 늘어나는 것은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는 게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따라서 확진 규모 자체보다는 유행이 정점에 이르렀을 때 중환자와 사망자 수가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있는지 여부가 향후 오미크론 대응 방역체계의 성공 여부를 좌우할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중환자 수와 사망자 수는 오미크론을 먼저 겪은 나라들과 비교할 때 아직은 안정적인 편이다.

    22일 기준 100만명 당 우리나라의 입원 중인 중환자 수는 9.36명이다. 다른 나라를 보면 미국 31.4명(21일 기준), 이스라엘 31.3명, 독일 28.6명, 캐나다 18.9명, 일본 16.2명(16일 기준), 영국 4.6명 등이다.  

    인구 100만 명당 누적 사망자 수도 우리나라는 148명으로 미국 2821명, 영국 2360명, 독일 1453명, 이스라엘 1080명, 캐나다 949명과 비교하면 월등하게 적은 편이다. 일본도 177명으로 한국보다 조금 많은 편이다.

    그렇다고 안심하기는 어렵다. 24일 기준 위중증 환자는 581명으로 전날보다 69명 늘었다. 사망자도 지난 23일 99명으로 역대 4번째를 기록했고, 다음날도 82명으로 예전보다 수치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확진자 수 증가와 2~3주 시차를 두고 위중증 환자가 늘어나는 만큼 앞으로 증가세는 정점을 찍은 후에도 2~3주간 계속 될수 밖에 없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전파력은 높고 중증화율은 낮은 오미크론 특성에 따라, 방역대응의 핵심 목표를 고위험군 관리에 집중하는 것으로 체계 전환을 준비해왔다"며 "유행 정점을 대비하여 3차 접종, 병상 확충, 대응체계 개편 등 위중증·사망 최소화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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