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 중구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에서 문호승 위원장과 위원들이 가습기살균제와 세월호 조사 결과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가습기살균제와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을 위해 출범한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가 이달 10일 3년 6개월 만에 활동을 종료한다. 주요 과제였던 세월호 침몰 원인은 규명하지 못했다.
사참위는 활동 종료를 하루 앞둔 9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침몰원인에 대한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점도 저희 조사활동의 한계로 피해자와 국민께 송구하다"고 밝혔다.
사참위는 2018년 12월 11일 첫 조사개시 후 가습기살균제 참사와 세월호 사건을 포함한 직권 사건 52건과 피해자 신청사건 25건을 조사했다. 사참위는 양 참사의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피해자를 중심에 둔 피해지원, 법령 및 제도 개선을 담은 20개 주요 권고안을 마련했다.
문호승 사참위 위원장은 "지난 3년 6개월 동안 정확한 진상규명과 온전한 치유, 안전한 나라 건설이라는 국민이 부여한 책무를 다하기 위해 묵묵히 걸어왔다"며 "하지만 참사 피해자분들과 국민이 보시기에는 조사 내용이 부족하고 결과에 만족하지 못하실 것으로 짐작돼 대단히 송구하다"고 말했다.
세월호. 황진환 기자사참위는 지난 7일 전원위원회에서 '세월호의 외력 침몰 가능성에 대해 조사했으나 증명하지 못했다', '외력에 의한 침몰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는 위원회의 입장과 '외력에 의한 침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사참위 진상규명국의 입장을 함께 담기로 의결했다.
문 위원장은 이날 침몰 원인을 명확히 규정하지 못했다는 비판에 대해 "외력의 가능성도 있지만 여러 반론도 있어 다른 가능성을 배제할 정도에는 이르지 못했다. 외력 가능성을 조사했으나, 외력이 침몰 원인인지 확인되지 않았다는 게 합의된 내용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조사로 확보한 증거들을 보면 침몰 원인을 규정할 명확한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증거가 불충분하기에 무리해서 한 가지로 결론을 내리는 것 자체가 물의를 빚는다고 생각해 이 같은 결론을 내리게 됐다. 이 점에 대해선 한계가 있었고,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 △침몰 원인 △해경의 구조 실태 △정보기관의 피해자 사찰 △세월호특조위 활동에 대한 청와대 등 개입 여부 △현장 피해 지원 △피해자에 대한 명예훼손과 혐오 표현 △관련 안전 대책 등을 조사했다.
2018년 12월 활동을 시작한 사참위 위원 임기는 내일까지다. 연합뉴스
사참위는 이날 "세월호 참사와 피해자 사찰 등 그 이후 행위로 인한 국민 희생과 피해, 권리 침해에 대해 국가 책임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해야 한다"며 "가습기살균제 참사에 대해서도 정부 책임을 인정하고 정부와 기업이 포괄적으로 피해 배·보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양 참사 희생자에 대해 국가 차원의 추모사업을 실시하고 중대 재난을 독립적으로 조사할 수 있는 위원회를 설립하라고 권고했다. 또 재난피해자 알 권리 보장 및 정보제공·소통개선과 부처 간 안전 정보 소통 및 공유 활성화 체계 구축 등 방안도 권고안에 포함했다.
황진환 기자사참위는 가습기살균제 참사와 관련해 △최초 개발 경위 △기업의 제조과정 △정부의 안전성 검토와 안전관리 △피해질환 범위 확대 △피해지원 체계 △구제지연 및 피해자 사찰 등의 책임성 여부 및 안전대책을 조사했다.
이를 토대로 △가습기살균제 피해 관련 업무상과실치사상죄 공소시효 연장 △피해 입증책임 기업으로 전환 △조속한 피해판정 실시 △기업인권경영 제도화를 통한 기업 책임 강화 △국가 차원의 독성감시를 위한 국가중독센터 도입 △화학물질 관리 및 관련 정보 소통·제공 체계 구축 등이 권고안에 담겼다.
사참위 전원위원회 위원들의 임기는 10일까지다. 이후 사참위는 오는 9월10일까지 종합보고서를 작성해 국회와 대통령에게 보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