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3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국정브리핑에 참석해 동해 석유·가스 매장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윤 대통령 오른쪽은 국정브리핑에 배석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연합뉴스"140억 배럴 정도의 막대한 양이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심해 광구로는 금세기 최대 석유 개발 사업으로 평가받는 남미 가이아나 광구의 110억 배럴보다도 더 많은 탐사 자원량이다" (3일 윤석열 대통령 국정브리핑 중 일부)
"현재 가치로 따져보면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5배 수준이다."(3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정부가 발표한 석유 천역가스 140억 배럴의 기대 수익이 단순 계산법으로 과하게 부풀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탐사자원량 140억 배럴도 예상 최대치 값인데다 현재가치로 환산하기 위한 원유값 기준도 현실적이지 않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3일 첫 국정브리핑을 통해 "140억 배럴 정도의 막대한 양이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심해 광구로는 금세기 최대 석유 개발 사업으로 평가 받는 남미 가이아나 광구의 110억 배럴보다도 더 많은 탐사자원량"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밝힌 건 '탐사자원량'이다. 탐사자원량이란 탄성파 측정을 통해 이 정도 양의 석유나 가스가 묻혀있을 수 있는 지층 모양이 관찰됐다는 것이다. 이 구조 안에 석유와 천연가스가 담겨 있을 가능성이 있을 뿐이지, 내용물이 전부 유의미한 자원이 아닐 수도 있다는 얘기다.
경북대 지구시스템과학부 유인창 교수는 "그 안에 뭐가 담겨 있느냐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 물이 담겨 있으면 아무것도 아니고, 소용이 없게 되는 것이다. 시추를 해서 결과를 봐야 하는데, 만약 매장량이 확인된다고 하더라도 현재 기술로 매장량만큼 다 뽑아내는 건 또 다른 문제"라고 설명했다.
탐사자원량이 일종의 '용기'로 비유되는 유망 구조안의 추정량을 의미하고 탐사자원량 중 시추를 통해 확인된 가스 부존량을 발견잠재자원량이라고 한다. 발견잠재자원량 중에서도 개발·투자계획이 승인된 가스 자원량이 매장량이다. 매장량이 수익으로 기대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수치라고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이 140억 배럴의 규모를 강조하기 위해 내세운 '금세기 최대 석유개발 사업'으로 꼽히는 가이아나 유전 110억배럴과 단순 비교도 맞지 않다. 가이아 유전은 발견자원량(매장량+발견잠재자원량) 기준이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국정브리핑에서 동해 석유·가스 매장과 관련해 발표했다. 사진은 이날 브리핑에서 공개된 유망구조 도출지역이 표기된 이미지. 대통령실 제공
이와 관련 산업부 최남호 2차관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1대1로 비교는 할 수는 없다. 140억 배럴로 추정한 것은 '탐사자원량'이고. 가이아나는 '발견자원량'이다. 가이아나 같은 경우에는 구체적으로 탐사 시추공을 통해서 발견된 자원량이 110억 배럴이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산업부는 탐사자원량과 관련, '최소 35억 배럴에서 140억 배럴'의 범위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 중 최대치를 강조한 것이고, 산업부 장관도 최대치를 기준으로 삼성전자 시총의 5배라는 풀이를 했다고 볼 수 있다.
쉽게 설명하기 위해 비유한 삼성전자 시총을 두고도 오해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140억 배럴의 가치에 대해 원유와 가스를 구입하는 평균 가격으로 환산하면 1조 4천억달러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한 업계 관계자는 "140억 배럴에 단순히 유가 100달러를 곱해서 삼성전자 시총의 4-5배를 언급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서강대 화학과 이덕환 명예교수는 "최대가 140억 배럴인데 최소라고 제시한 35억배럴의 4배다. 4배 차이가 나는데도 140억배럴로 얘기해 기대를 부풀렸다고 본다"면서 "유가를 1배럴에 100달러로 계산한 것도 현실적이지 않다. 지금 두바이유도 8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