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AG 드림팀?' KBO는 5일 "2022년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는 대회 기간 리그 중단은 없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KBO 리그 정예들의 대표 선발도 어려울 전망이다. 사실상 올해 아시안게임 대표팀이 마지막 KBO 드림팀이 될 가능성이 높다.(사진=KBO)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거센 병역 혜택 논란을 일으킨 한국 야구 대표팀. 이에 화들짝 놀란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개선책을 내놨다.
일단 오는 2022년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는 KBO 리그를 중단하지 않겠다고 결정했다. 이는 자연스럽게 대표팀 선발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KBO는 5일 "아시안게임 야구를 준비하고 경기를 마칠 때까지 국민들이 보내주신 격려와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대표팀은 KBO 리그 최고 선수들로 꾸려졌지만 일부 선수들의 병역 기피 논란과 기대 이하의 경기력으로 비난을 받았다.
이어 KBO는 "KBO 리그 회원사들과 신속하게 이번 아시안게임 야구에 대한 국민적 정서를 깊게 논의하기 시작했다"면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와 협의를 거쳐 향후 한국 야구의 수준과 국제 경쟁력 강화는 물론 저변 확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덧붙였다.
그 첫 번째가 아시안게임 기간 리그 속행이다. KBO는 "2022년 9월 열리는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부터 KBO 리그 정규시즌을 중단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 KBO는 양현종(KIA), 김현수(LG). 박병호(넥센), 양의지(두산), 손아섭(롯데) 등 각 구단 핵심 선수들을 대표팀에 차출시켰다. 대표팀 전원이 KBO 리그 소속이었다. 때문에 KBO 리그도 3주 동안 중단됐다.
하지만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다른 국가들과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다. 우승 경쟁국인 일본과 대만은 전원 실업 선수거나 주축을 이뤘다. 대회 기간 프로 리그 중단은 없었다. 그런데 KBO 리그만 시즌을 중단하면서까지 최정예를 내보내 유난을 떤다는 지적이 나왔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대회 3연패를 달성한 야구대표팀 오지환이 3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이는 병역 혜택 논란과 맞물려 비난의 원인이 됐다. 금메달이 기정사실화한 상황에서 병역 혜택을 위해 군 미필 선수들을 대표로 선발했다는 것이다. 오지환(LG), 박해민(삼성) 등 28살 군 입대가 임박한 선수들이 사례로 꼽혔다. 논란이 커지면서 병역법 전면 개혁에 대한 움직임까지 일었다.
이에 KBO가 뒤늦게나마 대표팀과 리그 운영에 개선책을 들고 나온 것이다. 일단 항저우 대회에서 리그 중단은 없다는 발표만 내놨지만 의미는 상당하다. 현재처럼 리그 최정상급 선수의 대표팀 차출은 없을 전망이기 때문이다.
야구 대표팀은 프로 선수의 국제종합대회 출전이 허용된 1998년 방콕 대회부터 KBO 리그 선수들이 가세했다. 이후 2002년 부산, 2014년 인천에 이어 올해 대회까지 아시안게임 기간 리그가 중단됐다. 대표팀 차출에 따른 각 구단 전력의 불균형으로 순위 경쟁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방콕과 2006년 도하, 2010년 광저우 대회는 KBO 리그 종료 뒤에 아시안게임이 열렸다.
2022년 항저우 대회 기간 리그 중단이 없다는 것은 'KBO 드림팀'도 없다는 뜻이다. 일각에서 제기된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대표 선발 기준이 아시안게임에서도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23세 이하 유망주들로 대표팀을 구성하면 각 구단의 전력 누출이 크지 않기 때문에 리그 속행도 가능하다.
리그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아마추어 선수들의 발탁도 늘어날 수 있다. KBO는 "국가대표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와 긴밀히 협의하고 함께 선발 기준과 규정을 새롭게 제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올림픽은 예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020년 도코올림픽에는 개최국 일본이 프로 정예를 투입할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 프로야구도 대회 기간 리그를 중단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KBO 역시 드림팀을 꾸려 맞설 것이라 리그 중단은 불가피하다. KBO가 아시안게임에 한해서만 리그 중단은 없다고 발표한 것도 이 때문이다.